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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보이 Mar 15. 2024

불친절한 리뷰어

프롤로그. 제품보다 사용자가 궁금해지는 리뷰.

1. 주부의 쇼핑


결혼 전 나는 부부가 마트에서 함께 장보는 걸 보면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결혼 후 지금도 나는 남편과 함께 마트에서 장 보는 걸 즐기지만, 사실 먹고 쓸 생필품을 사들인다는 건 언제나 그렇게 즐겁기만 한 일은 아니다. 때론 성가시기도 하고 골치도 아프다.  

휴지, 세제...  일단 휴지만 해도 두루마리 휴지, 각티슈, 물티슈, 키친타올 네 종류나 된다. 어디 이 뿐이랴. 세제도 세탁 세제, 주방 세제, 욕실 세제... 여기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각종 양념들에 욕실에서 사용하는 샤워용품들까지 하면, 집안의 살림을 도맡은 사람이 주기적으로 사들여야 하는 물건들은 셀 수도 없이 많다.  

이때 주로 쇼핑을 하는 주부(나)는 늘 두 가지가 골치다. 첫째는 이것들이 대부분 사람이 사는 데 없어선 안될 생필품들이기에 떨어지기 전에 채워놔야 한다는 거, 둘째는 그럼 어디서 어떻게 사야 가장 스마트한 소비가 될까 하는 건데...  

요즘은 온오프 라인 쇼핑 채널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어디는 뭐가 싸면 뭐가 비싸고, 어디는 쿠폰 적용에 심지어 무료배송까지 되지만 정작 내가 원하는 제품이 없고...

사실 쿠폰 할인도 되면서 내가 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는 채널은 없다고 보면 된다. 그걸 알면서도 매번 여기가 나을까 저기가 나을까, 장바구니에다 넣었다 뺐다, 그러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스스로가 한심해지기도 하고 피곤해지기도 하고...  안타깝지만 주기적으로 내가 반복해 하는 일이다.   

사실 시간이 없거나 돈이 충분하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이긴 하다. 그런데 나는 시간만 많은 알뜰주부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가장 스마트(?)한 소비가 될까에 실은 나의 시간을 가장 스마트하지 못하게 쓰고 있는데...



2. 두 번 세 번... 열 번을 사도, 같은 데 걸 구매하는 것들.


그래서 나는 어디(브랜드)걸 살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제품들이 좋다. 이런 경우 현재 어느 채널에서 사는 게 가장 저렴한지만 알면 되니까 말이다. (고민의 단계라 한 단계 준다)

가령 두유를 산다고 치자. 내가 반복해서 사는 건 OOOO에서 나오는 <OOOOOOO>인데, 나는 이미 여러 번의 두유 구매를 통해 가격, 성분, 맛에서 우리 부부가 가장 만족한 두유가 이거란 걸 알고있다. 그래서 집에서 먹는 두유가 떨어졌을 땐, 두 번 고민할 것도 없이 검색창에 "OOOOOOO"를 검색하고 이 제품의 최저가를 찾아내는데...

물론 이보다 성분이 좋고 고소한 두유도 있을 수 있다. 두유 유목민 시절 그렇다고 생각했던 두유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가성비와 접근성의 측면에서 나는 이 두유를 재구매 했고, 두 번 세 번... 앞으로 열 번을 사도 이 두유를 다시 구매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 생각해보면 이런 제품들이 심심찮게 많다. 무얼 살까 고민하지 않고 내가 반복해서 구매하는 것들. 앞으로도 구매할 것들. 먹는 거, 바르는 거, 닦는 거 종류도 다양하다. 장소로 치면 즐겨 찾는 단골 식당들 느낌이랄까. (가령 보쌈이 먹고 싶으면 여기, 케이크가 먹고 싶으면 여기 하는 식으로)  

그래서 앞으로 나는 이 공간을 활용해 그런 것들을 대해 하나 둘 이야기(소개 아님 주의)해볼까 한다.


이름하야, [이거 혹은 여기]

"이거"는 내가 충성하는 브랜드들. 정해놓고 주문하는 물건들. 두 번 세 번 ... 열 번 산 아이템들을 소개하고,

"여기"는 내가 자주가는 식당, 장소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3. 제품 정보 같은 건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불친절한 리뷰어가 될 예정이다.

알뜰주부랍시고 스마트한 쇼핑 운운했지만, 사실 나는 포인트를 줘도 제품 후기 같은 건 잘 못쓰는 사람이다.

사진은 박스를 뜯거나 먹기 바빠 못 찍고, 제품 정보는 손품을 팔아 찾아내야 하니 귀찮다. 그리고 솔직한 얘기로 맛집 리뷰어들이 음식이 나오면 먹지도 못하고 찍는 클로즈업샷, 항공샷, 인증샷들이 나는 별로다. 그 사이 식어버리는 음식들을 생각하면, 저것이 진정 음식을 즐기는 행위인지 의심스럽고 그 평가도 신뢰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까지는 안하려고 한다. 중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이나 전달하고픈 것들이 있으면 사진도 찍고 정보도 찾겠지만, 그보다 주력해 담고자 하는 건 나의 생각과 느낌. 나의 이야기이다.


4. 안내 말씀


그러니 속된 말로 GOAT 제품을 찾거나 제품의 정보가 궁금해서 리뷰를 찾아보시는 분들이라면, 가볍게 패스해주시길. 그렇지만 반대로 제 이야기에 혹해, 살 계획이 없거나 필요 없는 물건들을 살 수도 있으니 그 점은 각별한 주의와 양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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