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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보이 Apr 05. 2024

블랙핑크 제니는 잘알못 입니다만...

5년 째 사용중인 화장품 - 헤라, 블랙쿠션

글쓰기에 앞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 리뷰는 메이컵 제품을 종류별로 다 구비하고 있고, 매일 화장을 하며, 최신 화장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 나에게 있어 화장품이란?


먼저 이 이야기를 하려면 나의 피부 변천사부터 집어봐야 한다.

지금은 비록 아침에 눈 뜬 남편이 내 얼굴을 마주하면 하는 첫 마디가 "어우 눈 부셔. 누가 얼굴에 깨 엎질렀어?" 할 정도로 얼굴에 기미와 점이 많은 아줌마지만, 태어나 한동안은 나도 애기 피부... 였겠지. 암.

그러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남들보다 왕성한 호르몬 탓에 헤어는 개기름, 얼굴은 여드름으로 고생 아닌 고생을 좀 했고, 2,30대엔 그 여파로 남은 여드름 자국을 없애느라 피부과를 잠시 다니기도 했다. 내가 피부만 깨끗해지면, 맞선 시장에서 경쟁력이 좀 높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엄마가 당시 거금을 들여 피부과 쿠폰을 끊어주기도 했는데...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면서 피부 좋단 얘기는 거의 들어본 적 없는 사람. (아 참참. 20대 중반, 소개팅으로 만났던 웬 남자가 나를 꼬실 작정으로, 나에게 피부가 좋고 눈이 예쁘단 소리를 한 적이 있긴 했다. 당시 나는 쌍커플 수술을 한지 채 6개월이 안됐던 사람. 이 사실로 미뤄보아 그 말들은 반어...???) 뭐 그랬거나 말거나 다 지난 얘기이고,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럴 경우 잘 풀리면 관리에 무진장 신경을 쓰는 사람이 되는 거고, 못 풀리면 포기하고 사는 사람이 되는 건데, 나의 경우는 안타깝게도 후자다.

나는 관리란 건 원래 피부가 좋은 사람들이 그 좋은 걸 계속 유지하기 위해 하는 거라고만 생각했지, 피부가 나쁜 사람이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거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처구니 없지만, 고등학교 땐 좋아하는 선생님의 수업 시간이면 그 전에 꼭 화장실에 가 기름진 얼굴을 물로 닦았는데, 거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그 물기를 화장실 휴지로 닦았다. (세수나 말지)

그런가하면 대학 입학 후. 그 시절 유행했던 광고 카피 중에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있었건만, 잘 할 줄도 모르는 화장을 요래조래 하고 밤새 술을 먹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던 나는 메이컵도 지우지 않고 술에 취해 잠든 밤이 셀 수도 없이 많다.

그러는 사이 피부는 점점 더 안 좋아졌고, 메이컵으로도 커버가 잘 안되는 피부는 점점 더 화장할 맛도 안나게 변해갔는데...

그 결과 나는 어느 순간 거의 메이컵이란 걸 안하는 사람이 됐다. 그리고 그러다보니 이제는 구매하는 화장품이라곤 세안 후 바르는 스킨 케어 제품이 다다. 이 마저도 잠시 화장품 회사에 다녔던 동생 말만 철썩 같이 믿고, (동생 말인즉, 스킨이고 로션이고 에센스고 결국 제형의 차이일 뿐 성분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그러니 각자 피부 타입에 맞는 한 가지만 쓰면 된다고) 하나로 퉁치는 올인원 타입 제품을 주로 쓰는데...


2. 가장 화려했던 시절.


이런 나도 제법 두툼한 메이컵 파우치를 들고 다니던 시절이 잠깐, 아주 잠깐 있었다. 남편을 만나 연애를 할 무렵인데, 그 시절엔 나도 화장을 하고 스커트를 입고 심지어 구두도 신고 다녔던 걸로 기억된다. (기억 속에만 있는 나^^) 남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안 사던 메이컵 제품들도 사고, 영화 분장팀 친구에게 메이컵 기술도 배워보곤 했는데...

사랑에 빠진 여자를 알아보는 법? 어렵지 않다. 메이컵 파우치를 보면 안다.

그 전엔 자고 오는 일이 아니면 웬만한 덴 파우치조차 들고 다니지 않던 내가, 그리고 파우치라고 해봐야 어디서 받은 물티슈나 생리대 정도 넣어다니던 내가, 메이컵 제품은 물론 자고 올 때를 대비해 스킨, 로션에 샤워용품까지 담아 들고 다니던 그때. 그때가 내 파우치의 초절정 고도비만 시절이었지 싶다.   

그 덕에 남편은 점점 더 나에게 빠져들었고 얼굴도 예쁜 내가 성격까지 좋아 결국 우리는 결혼에 이른... 줄 알았지만, 사실은 영 딴 판. 이건 순전히 나만의 착각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양가 인사를 막 시작할 무렵, 남편은 난데없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른들 뵐 때나 어디 인사갈 때 말야, 헤어 메이컵을 샵에 가서 좀 받아보면 어때? 지금도 좋아. 좋은데... 좀 더 좋아보이면 좋잖아."

그때는 나 역시 결혼을 탈 없이 성사시키고 싶은 마음에 다른 생각따윈 하지 않고 "좋아 콜!"  인사 자리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두 세 시간쯤 먼저 나가 샵에서 헤어 메이컵을 받고 약속 장소에 가곤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때 남친, 지금 남편이 그렇게 말한 건 다시말해 나의 메이컵이 영 아니옳시다 꽝이였다는 건데...

나도 안다. 나는 피부가 그다지 좋지 않아 화장을 하면 얼굴이 둥둥 떠 보이고, 손재주가 없어 나름 그린다고 그린 아이라인도 삐뚤빼뚤,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눈밑으로 번져 매번 푸바오가 되곤 했다. 그러니 남편이 어른들을 뵙는 자리에 좀 더 좋은 인상을 주고자 그런 제안을 한 것도 이해가 안되는 바는 아닌데.

이해는 돼도 섭섭한 건 어쩔 수 없잖아?! 좀 더 꼬아서 생각하면, '아니 그렇게 내가 부끄러우면, 결혼은 왜 하재?'까지 가버리지만, 다행히 그렇게까지 마음 상할 일은 없어서, 우리는 무사히 결혼을 하게 됐다.

그리고 그 덕에 나는 특별한 날에나 간다는 고급 메이컵 샵을 주에 한 번 꼴로 드나들면서, 나도 제대로 꾸미면 예뻐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그 후 나름 터듬한 기술로 결혼 직후 몇 년은 가끔 아이라인도 그리고 볼터치도 하면서 신혼 아내의 느낌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건만,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3. 도로 내가 쓰는 블랙쿠션.


그리고 지금 나는 도보권 이동엔 일체 화장을 하지 않는다. 남편과 단둘이 하는 외출엔 자외선 차단제 정도만 바르고, 남편 이외의 사람을 만날 땐 베이스를 바르고 눈썹을 메꾸고 입술을 살짝 물 들여 주는 정도로만 메이컵을 한다. 메이컵을 거의 안하다 보니, 도리어 지금은 피부 노화가 좀 더디 오는 건 아닌가 하는 착각도 가끔 하는데...

아무튼 메이컵의 목적이 화사, 화려, 고급, 세련... 과는 거리가 멀고, 단지 부스스 하거나 아파 보이지 않기 위해 정갈하면서 생기 있어 보이는 메이컵을 추구하는 나!   

예전에 즐겨보던 패션 잡지를 보면, <연예인 누구누구 파우치 공개>, <그녀의 가방 속이 궁금하다> 같은 챕터들이 있곤 했다. 그것처럼 다음은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나의 파우치 대~공개!!!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의 나의 파우치.

    

아무 때나 아무 생각 없이 바르기 좋은 베이스 템으로 쿠션 제품이 하나 있고, 눈썹을 메꾸는 용도로 펜슬이 하나, 가끔 돌려 바르는 립스틱과 립글로즈가 각각 하나씩 들어 있다. 그리고 샘플로 받은 핸드크림. -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 정도면 나는 외출도 하고 심지어 장거리 여행도 간다.

그러고보니 오늘 소개할 쿠션 제품도 5년 이상 썼지만, 저기 보이는 아이 펜슬도 그 이상 쓴 것 같다. 이니스프리의 저 아이펜슬은 2,3천원쯤 할 때부터 사용해서, 5천원쯤 되는 지금까지도 계속 써 오고 있는 제품. 자주 사용하지 않다 보니, 부러지거나 하지 않는 이상 1년은 넉근히 쓴다. 컬러 넘버 같은 건 잘 모르겠고, 땡땡땡 에스페레소? 에스프레소 하나만 기억해두고, 떨어지면 사러 가는데...  

그런데 오늘 할 이야기는 사실 펜슬보다, 쿠션! 메이컵 제품을 그다지 구매하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5년을 꾸준히 구매하고 있는 제품, 헤라의 블랙쿠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블랙핑크 제니가 광고를 해 더 유명한 제품이기도 하지만, 나는 순전히 제품에 만족해 그 전부터 꾸준히 이걸 써오고 있다.

일단 나의 경우를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나는 지복합성 피부 타입에 앞서 얘기한 것처럼 꾸안꾸(?)를 추구하는 사람.


-굳이 색조를 하지 않아도, 깨끗한 맨얼굴(처럼)보이면 오케이.

-날로 칙칙해지는 피부톤을 밝게 정리해주면 굳굳.       

-잡티는 전부 커버되지 않더라도 자연스런 느낌이면 땡큐.

-24H까진 바라지도 않고 반나절만 버텨주면 낫배드.


라고 생각하고 제품을 찾았는데...

결국 돌고 돌아 정착한 베스트템은 바로 이 제품!

사실 이보다 비싸고 좋은 화장품은 수없이 많다. 그런데 가격대비 나의 요구 조건에 딱 들어맞는 제품은 결국 돌고 돌아 이 제품였다는 거.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도 써보고 유행하는 로드샵 제품도 다 써 봤지만, 유명 브랜드 제품은 비싸서 가성비가 떨어졌고, 로드샵 제품은 왠지 모르게 가심비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결과 나는 5년 이상, 이 제품을 반복해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데...


혹 나와 비슷한 타입의 비슷한 목적으로 베이스 제품을 찾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대놓고 추천!!!

구매팁을 하나 주자면, 각종 쿠폰이자 적립금을 사용해 공식홈페이지에서 사는 것도 방법이지만 한 번씩 해외여행이 예정돼 있다면 인터넷 면세점을 통해 저렴하게 구매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블랙쿠션 리뷰라곤 했지만, 제품에 관한 정보나 분석보다 나의 사담이 더 길었던 불친절한 리뷰는 이상 끝!


(휴. 리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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