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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재탐색

네비에이션이 고장났다면

내비게이션(Navigation)을 사용하다 보면 처음의 경로에서 잘못 가거나 가다가 그 길이 끊어진다면 자동적으로 내비가 재 탐색을 통해 길 안내를 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그 길을 우회하여 가든지 목적지를 변경하든지 둘 중의 하나의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즉 진로에 대한 재탐색의 기간이 필요하다. 먼저 목적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확실하다면 우회해서라도 가야 한다. 이에 따라 당시 상황에 맞는 다양한 대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퇴사를 하게 되면 개인에게 주어지는 대안은 단순하게 재취업과 창업이다. 그러나 다른 길도 얼마든지 많다. 새로운 길을 내기 위해서는 피상적으로 떠오르는 대안에서 선택하는 것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다양한 대안 도출이 필요하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은 목적지에 대한 질문이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맞는가 우리가 직장이나 일을 통해 가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까? 긴 글을 읽기 좋게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쉼표가 있어야 하듯이 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적절한 질문이 있어야 한다. 어떤 길을 갈 때 모두 한 번쯤은 길을 잃어버릴 수 있다. 모든 것은 과정에 포함되며, 지금의 상태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먼저 근본적인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은 관점을 바꾸기 위해서이다. 내가 일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내가 일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일과 업을 구분하는 이 개념은 중요하다. 정답은 아니지만 두 단어의 스스로의 재 정의를 통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일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해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행위와 활동’으로 정의한다.


일은 사람이 살아가는 필요조건이자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다. 성격에서는 태초에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은 에덴에서 추방되어 평행 일해야 하는 숙명을 가지게 되었다. 동물을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이 권리이자 의무로 여겨지고, 삶의 방편으로서 본격적인 일에 대한 인식은 자본주의와 산업혁명 이후부터라고 보인다.


소명감을 가지는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마도 행복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사람들은 일을 통해 가장 기초적인 경제적 욕구에서부터 자아실현까지 모두 다 다르다. 본질 적 기준에서는 가장 높은 기준에 맞추는 것보다 가장 낮은 경제적 욕구에서 생각하는 것이 일의 본질에 가깝다고 본다. 그 이상의 기준은 결국 개인차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듯하다.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일의 주체가 자신일 때 해당되는 것으로 일은 “나로 비롯한 가치 구현과 그에 따른 보상”이 핵심이다. 개인차를 언급했듯이 이 일에 대해 본인이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의해 삶의 만족도가 달라진다.


결국 일의 가치는 일에 대한 본인의 가치판단에 달려있다.


혼동하는 것이 일의 가치와 그 일에 대한 자신의 가치판단은 엄격하게 다른 것이다. 일과 일에 대한 가치판단의 사칙연산으로 현재의 위치 값이 나온다. 현재 일에 대한 자신의 평가는 두 개의 하나의 상수와 하나의 변수가 상호작용한 것인데, 단순하게 하나의 값만을 가지고 계산한 것에 불과하다.


빈 노트에 일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과 일을 하는 이유를 간략하게 적어보자. 다음날에도 다시 한번 보자. 매일 보고 다시 고치고, 고쳐본다. 제대로 떠오를 때가 오게 된다. 적어보면 안다. 같이 나누어 보면 더 명확해진다.

이유가 분명해지면 목적도 분명해진다.


알 수도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실현되지 않을 일에 대한 불안한 상상은 현재가 힘들다. 미래에 대한 생각은 긍정적이어야 남는 게 있다. 긍정적이지 않다면 최선의 수는 현재의 일을 즐기는 것이 삶에 대한 예의다.



이력서와 경력관리


차분하게 앉아서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배우고 경험한 모든 것의 목록을 작성해본다면 당신은 자신이 매우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브렌든 버처드, 메신저가 돼라. - 86p


퇴사는 이사와 비슷하다. 한 곳에 오래 머물렀다.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기 위해 짐을 싼다.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은 짐을 정리하고 나면 그 옆에 먼지가 수북하다. 수북한 먼지를 털어내고, 이동을 위해서는 이동하기 좋게 다시 분류하여 잘 포장하여야 한다.


퇴사를 준비하거나 결정했다면 제일 먼저 꺼내 들어야 하는 것은 아마도 이력서 일 것이다.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잘 정리된 자신의 경력 명세서이다. 경력은 대부분 수행했던 업무성과로 이뤄진다. 현 직장에서 수행했던 업무를 다시 한번 뒤돌아 보아야 한다.


직장에서의 경력은 이력서를 작성화하면서 명세화 되고, 자산화 된다. 재무분석 전문가처럼 기업의 인사담당이나 경력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이력서를 보고 그 사람의 일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이력서는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을 듯하다. 직장을 나와 창업을 하기로 하면서 “난 이제 이력서 따위는 쓰지 않을 거야”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평가당할 일은 하지 않겠다”라고 하더라도, 자신을 보는 거울로서 이력서는 필요한 문서이다. 어떤 위치에 올라가던 자신을 고용하거나 자신의 업무능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데 있어서 이력서는 불멸의 문서이다.


자신의 이력서만 봐도 자신이 보인다.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이력서’라는 조금은 형식화된 문서를 쓰기 전에 자신이 이 직장에서 얻은 것과 주었던 것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금 여유가 있다면 얻은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주었던 것을 소중히 해야 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대부분 이직을 해야 하는 경우에만 이력서를 다시 보는 것이 아니다.

이력서는 개인의 일로서 얻어진 자산(資産)의 목록이다. 다른 직장에서 왜 그렇게 경력자를 원하는 가는 그 자산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에 신입을 꺼려하는 것은 그들을 교육시키는 데 있어 비용을 쓰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써야 하는가는 별개의 문제로 직장을 떠나던 안 떠나던 주기적으로 자신의 이력서를 고쳐 쓸 필요가 있다.



주요 경력에서 핵심역량 찾기


경력 재설계의 시작은 바로 이력서를 새롭게 쓰는 것이다. 자신의 이력서를 찬찬히 읽어내려가면서 그 일에 대해서 어떠했는지 뒤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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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회고 곡선


본인 스스로의 평가를 통해 자신이 어떤 것을 통해 에너지와 흥미를 얻는지, 어떤 일을 잘하는지에 대해서 남들보다 자기 자신을 더 잘 알아야 한다. “아. 이때 정말 내가 즐거웠지, 이때는 좋지 않았어”


기업의 역량을 파악하는 데 있어 개인의 역량도 이처럼 분석해본다. 각 경력 지점마다 상황, 강점, 행동, 결과에 대해서 작성하고, 각 경력 지점에서 자신의 몰입 경험을 되살려 보자.


직장에서는 피고용인으로서는 자기 자신을 잘 몰라도 평가만 잘 받으면 된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당신은 스스로 본인을 평가해야 한다. 시행착오 없는 경력 전환을 위해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SWOT 분석


영국의 군사전략가인 Lidell Hart는 전쟁에서 성공의 기본원리는 '자신의 강점과 적의 약점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라고 한다.


SWOT 분석은 사업계획 중 환경 분석에서 자사 역량 분석에서 빈번히 쓰이는 분석 툴이다. 경영전략 측면에서 SWOT 분석은 기업 전략 수립에서 자사 분석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툴이다. 기업의 강점, 약점에 대비하여 시장환경에서의 기회와 위기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정의한다. 자사의 강점과 약점을 구분하고 시장의 기회와 위험 등을 교차하여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검증된 툴이다.


개인 측면에서 진로 전략에 적용한다면 직무능력을 흥미와 재능을 정의한 후 자신의 장/단점과 그에 따른 자신의 기회와 위협에 대비하여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자신의 강점, 약점, 기회, 위협요인을 분석할 때 아래와 표에 있는 질문을 통해서 그 내용을 작성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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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장/단점을 듣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혼자서 자신만의 논리에 빠져서 잘못된 분석의 오류를 방지한다.


외부환경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적 사고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시장의 기회와 위협은 관련 전문 리포트, 신문기사, 전문지를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가급적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자. 외부의 정보를 객관화하고 이를 자신과 개발하고자 하는 자신의 경력과 연결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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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을 기반으로 기회를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자신의 강점(S)과 기회(O)를 잘 연결시킨다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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