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o2o스타트업 고분분투기
자동차를 사기전 누구나 한번쯤 "한번 타보고 사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중고차라면 기본적으로 남이 타던 것이어서, 대부분 시승부터 하지만 신차는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중고차는 대부분 상태에 대한 판단을 통해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상태부터 점검하는 것이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 차를 시승했을 때 우리가 알고 있는 차의 이미지를 직접 승차했을 때의 승차감을 통해 몸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차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고객입장에서 스펙보다 승차감이 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아파트 분양 전 모델하우스에서 집을 경험해 보듯이 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이 전시장에서 시승부터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렇다면 자동차 구매 잠재 고객의 차에 대한 시승에 대한 욕구가 제대로 채워지고 있을까?
자동차는 부동산 이외의 자산 중 개인이 소비할 수 있는 가장 비싼 소비재이다. 그럼에도 쉽게 신차를 타보자고 고객이 먼저 말을 하기 어렵다. 차를 파는 영업딜러들 조차 처음부터 차의 스펙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내고, 구매의사를 확인한 후에만 최종적으로 계약직전에 차의 시승을 권유한다. 즉 시승은 구매단계에 가장 끝에 있는 셈이다.
“왜 신차라고 해서 차를 타보고 사지 않는 걸까?"라는 물음으로 시승하는 고객의 욕구가 "자동차 체험 시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가진 스타트업이 있다. 스타트 업 타보고의 모토는 이러한 고객의 욕구로부터 시작하여 고객의 차량시승의 요청을 차량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장과 연결해 주는 "차량 경험 중계 플랫폼"이다.
비지니스 슬로건 그대로 회사명도, 2017년 출시한 앱의 이름도 역시 "타보고"이다.
타보고(주) 김형석(52) 대표는 신한은행에서 국내 최초로 체크카드를 기획하여 출시한 장본인이다. 김대표는 2008년 신한카드를 퇴사하고 2017년까지 자동차 영업 딜러를 기반으로 한 차량용품 유통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자동차 애프터 마켓의 적지 않은 점유율을 자랑했다. 그가 운영시 협약된 5천명의 자동차 딜러들을 연계하여 초기 딜러와 시승 요구 고객을 연결해주는 컨셉으로 영업 딜러기반의 타보고를 16년 11월에 내부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이듬해 17년 4월 그의 친정인 신한금융그룹의 신한퓨처스랩으로부터 시드머니로 투자를 유치하고, 전국의 3,000여개 영업소 및 전시장과 5,000명(전체 약25,000명)의 영업 딜러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타보고 서비스를 준비하기에 이른다. 18년 들어서 5월 정부지원사업이 선정되고, 18년 12월 새롭게 타보고를 리뉴얼하여 3년에 걸쳐 지금의 타보고 2.0이 출시되었다.
타보고 2.0은 시승에서 카풀까지 “자동차에 대한 체험에 대한 용광로”가 될 것이라고 김대표는 말한다. 타보고 1.0이 투박스런 전시장 차량에 대한 정보제공에서 인공지능 차량 추천을 통한 전시장 정보제공과 함께 시승과 카풀까지 커버하는 자동차 체험 공유의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필자는 김대표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의 고민과 제품화 과정에 대한 이슈와 더불어 O2O비지니스를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넘어가야할 사업화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자 한다.
제일 먼저 사용자 입장에서 고객을 찾기 위해 소비자 워크샵을 진행했다. 전시장 소속의 딜러와 약 6개월이내의 신차 구매 예정자 각각 3명을 모집하여 타보고의 서비스를 설명하고, 다각적인 질문을 진행했다.
자동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대략적으로 차종선정-체험-구매-구매이후에 대해 심층적인 질문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타보고의 주고객과 그들이 원하는 기능과 확장 기능에 대해 정의하였다.
좀더 논리적으로 고객에 대해서 정리하기 위해 "고객 퍼소나(Persona)"라는 개념을 차용하여 타보고의 고객에 대해 어떠한 대표성을 가진 사람이고, 차 구매에 대한 준거가치, 그리고 갈등사항과 요구사항을 정의하였다. 타보고는 일반적인 요구사항을 표면화하는 것보다는 사용자가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말하지 못하는 욕망(Unspoken wants)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자동차 시승을 원하는 잠재 신차 구매예정자는 대체적으로 시승을 원하나 시승을 통해 영업행위를 하는 자동차 딜러에 대한 불신감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딜러가 아닌 전시장차원에서 대응체계를 수립했다.
추가 영업행위에 대한 부담도 딜러보다는 전시장 단위가 훨씬 덜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어떠한 고객은 돈을 얼마를 내도 자동차 체험이 영업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지불의사를 표시했다. 이 고객은 전시장이 아닌 개인대 개인으로도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달해주었다. 일단 전시장 검색(B2C) 기본기능을 1.0에 태우고, 추천과 C2C(고객간 거래) 기능은 타보고 2.0에 반영하기로 했다.
타보고의 제품개발 목표는 설정한 목표시장인 자동차 사용자 체험을 거쳐 신차 시장을 온라인에서 탐색가능하게 하는 사용자의 신차 시승욕구를 1차적으로는 채워주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방향으로 소비자의 요구사항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이를 린스타트업(Lean Startup) 방법론에서는 시장제품 궁합(Market-Product Fit)제품이라고 정의된 것을 차용하여, 개발자 위주의 팀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닌 고객의 니즈와 요구사항이 얼마나 적절한 지점에서 합의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제품개발 전략으로 설정하였다.
제일 먼저 사용자의 요구사항 파악을 위해 소비자 워크샵을 진행했다. 자동차는 고관여 제품으로 구매결정에 신중하며, 자신의 조건에 적합한 차를 구매하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제품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어려워하는 시승 경험의 장벽을 낮추고, 모바일을 통해 부담없이 자신에 맞는 차종을 경험할 수 있게 "차는 타보고 사는 겁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신차 구매의 단계를 취향 파악-가격대 브랜드 선택-자동차 체험이라는 세가지 단계로 단순화했다. 이를 사용자의 주된 프로세스로 설정하고 이를 만족시키려고 노력했다. 자동차 회사의 시승 프로그램은 모두 제각기 브랜드 마다 있지만 워낙 자동차 자체가 고가의 제품이라 사용자의 시승 타이밍이나 조건에 맞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대량의 사용자 조건을 받아서 해당 전시장과의 연결까지도 고려했었다.
복잡하고, 어려운 자동차를 쉽고, 편하게 그리고 경제적으로 구입할 수 있게 지원하는 궁극적으로 소비자 중심의 자동차 구매시장을 1차 목표시장으로 설정하였다. 이에 제품의 개발 방향은 사용자 제공가치와 제공방안 그리고 재사용을 위한 재미요소를 장치로 인공지능에 의한 안면인식을 통해 소비자의 얼굴형태에 대해 브랜드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얼굴인식을 통한 차량추천은 1차적으로 사용자의 안면인식으로 인한 재미요소로 재사용을 유도하고, 구글 크롤링을 통한 관련 브랜드의 키워드 검색을 학습데이터로 전환하여 머신러닝을 통해 추천의 만족도를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하였다.
온라인은 사용자의 행위를 동선을 관찰할 수 있다. 타보고의 메인에서 문답형식의 사용자 정보수집(차량에 대한 선호)를 통해 추천과 커뮤니티를 선택하는 비율을 대략적으로 3:7로 나누어질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그리고 두개의 주된 서비스 사용에서 다시 각각으로 이동하는 전환율을 측정하여 C2C의 모수에서 B2C로 넘어가는 전환율을 마케팅 지표로 설장하였다. 이는 커뮤니티를 선호할 것이며, 이를 통해 실제 전시장의 시승으로 유도한다는 비즈니스 목표에 의한 것이었다.
사용자의 다양한 차종에 대한 부담없는 시승경험에 연결하는 마케팅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방안으로 해당 차종에 대한 전시장 방문예약을 1차 마케팅 지표로 설정했다.
소극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주 100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지만 애초에 설정한 방문예약의 마케팅지표는 크게 변화가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용자 인식을 바꾸는 데 있었다. 충분한 마케팅 재원을 퍼붓지 않았다. 또한 공급자인 전시장도, 소비자인 사용자들도 차량 선정의 탐색과정에서 시승을 일반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는 전시장과 사용자들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중심에는 구매의사가 중심에 있었다.
기본적으로 탐색하고, 구매의사가 생기고, 비교하고 그리고나서 시승하는 절차를 거쳐 구매하는게 일반적인 프로세스로서 차는 "차는 타보고 사는 겁니다"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따라서 시승이라는 차동차 경험으로 인해 사용자가 구매조건에 대한 기준을 세울수 있을것이라는 합리적인 명분을 얼마나 양쪽에 전달할것이냐가 관건이 되었다.
이는 사용자에게는 영업행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전시장에서는 시승으로 인한 비용발생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상호 대치되는 미션이 생긴것이다.
3주간의 배너를 통한 구글의 온라인 광고를 진행했지만 기대한 수치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이쯤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둘다 그 비용을 한쪽은 기회비용, 한쪽은 영업비용으로 서로 교환하게 되면 쉽지만 자동차 영업시장이 그렇게 손쉬운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공급 쪽의 전시장이 딜러기반의 영업구조에 대해 아직까지도 만족(?)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었다. 몇몇 전시장과 딜러들을 접촉한 결과 구매의사를 가진 고객을 소개 시켜 준다면 얼마든 돈을 내겠다고 하지만 타보고를 통해 그러한 고객을 플랫폼에서 구별해서 전달하려면 결국에는 선행적인 마케팅을 대신 해주는 방법이외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실제 1.0에서 적용했던 전시장 검색 기반의 기능들은 호응을 받고 있었으나 핵심 지표로 잡았던 방문예약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전시장으로 전화가 가거나 시승문의는 꾸준히 있었다. 이러한 트래픽은 캐치할 수는 있어도 수익모델을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 비지니스 백엔드(고객 요청에 따른 시승연결) 프로세스는 플랫폼이 개입해서 진행할 수 없었다. 이를 위해 통합 콜센터 같은 방안도 고려해 보았지만, 추구하는 O2O 온라인 비지니스 모델이 아닌 고전적인 수익모델의 한계가 있었다. 사용자에게 직접적으로 과금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 출시 이후 지속했던 방향에 심각한 비즈니스 가설의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고, 소비자 워크샵에서 나온 2.0의 고도화 방안으로 새롭게 플랫폼을 정비하기로 했다. 여기서 깨달은 전제는 O2O플랫폼에서 연결, 조정 등의 역할을 플랫폼 측에서 수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초기 O2O플랫폼에서는 사용자와 공급자가 N:N의 경우 서로에게 단순 정보제공과 플랫폼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면 아주 작은 부분에서 채널만 열어주는 선에서 플랫폼의 기능을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O2O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 수정으로 차량 추천과 C2C기반 커뮤니티 앱으로 "자동차 체험 공유"라는 컨셉으로 2.0 버전의 개발로 방향을 수정했다.
타보고는 연내에 2.0을 런칭하기로 하고, 기존 앱을 새로운 앱으로 업그레이드 목표를 설정했다. 먼저 사용자는 인공지능을 통해 추천된 차량과 연계된 전시장정보를 제공하고, P2P로 차를 소유한 사람과 일반인들이 차량경험을 원한다면 커뮤니티를 통해 차량경험 공유를 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기존의 전시장 검색은 추천과 커뮤니티라는 관점에서 플랫폼의 연결기능은 제한하였다. 초기에는 플랫폼에서 해야 할 부담을 줄이고, 플랫폼의 1차적인 채널역할에 한정하기로 했다.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차를 추천받고, 시승을 하고자 한다면 나의 주위에 있는 전시장에서 해당 차종과 브랜드에 대한 시승을 전시장에 직접 거래를 유도했다. 또한 차에 대한 선택에 대해 시승부터 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전시장이 아닌 일반인으로부터 차량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다.
차에 대한 다른 사람과 차량공유가 아닌 차량경험공유라는 새로운 시장이 있다라는 전제하에 커뮤니티 기반의 채널을 개발했다. 앱 슬로건도 기존의 "차는 타보고 사는 겁니다"에서 "색다른 동승(同乘)"이라는 동승이라는 의미가 주는 시승과 카풀을 포함하는 다양한 차량체험공유 시장을 포괄하였다.
원래 타보고의 제품 전략은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딱 맞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실제로 O2O기반의 비지니스는 고객과 시장의 조건들을 플랫폼이 연결, 조정 등의 조정(Control)의 역할하기에는 스타트업으로서는 한계가 있었다.
제품과 시장 궁합 제품은 1차적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사용자 요구사항을 제품에 반영하는데 유효하지만, 수익모델을 접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스타트업이 시장 공급자들을 묶어서 조정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면 이러한 조정이라는 역할이 플랫폼의 초기의 주된기능으로서는 무리라고 본다.
이러한 조정의 역할때문에라도 플랫폼의 확장성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기존 공급사들의 기존 질서들을 재 구성할 만한 힘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것보다 그들의 말하지 않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수요를 초과하는 그 무엇이 없기 때문이다.
타보고는 개발, 마케팅으로 구성된 핵심멤버와 함께 조그마한 사각형 정육면체를 가지고 프로젝트 수행시의 목표와 단계 그리고 관리 범위를 정의하고. 이를 "사업관리 큐브"라고 불렀다.
매주마다 일정표를 가지고, 입체적으로 프로젝트의 목표, 단계, 범위에 대해 3면을 핵심적으로 이슈를 관리하였다. 이를 통해 추진로드맵을 각 파트별로 핵심적인 과업과 목표를 설정해놓고, 주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초기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마케터를 영입했고, 관리의 범위를 제품개발과 고객개발 그리고 마케팅이라는 3가지 분야의 업무로 단순화하여 핵심이슈를 관리해 나갔다.
많은 O2O기반의 비지니스는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해결하고자 한다. 그러나 O2O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공급자의 구조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반대로 사용자 입장에서도 자신이 조금만 수고를 더하면 해결할 수 있기에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매력적으로 다가 오지 않는다.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이란 거의 없다.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요가 부족하지 공급은 초과 공급이기에 수요를 가진 사용자가 조금만 수고를 더하면 대부분 해결될 일을 O2O 플랫폼이 제공해준다면 원하는 목표시장은 형성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필요한 것은 오히려 요구사항보다는 그들의 말하지 않는 욕망에 집중하여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방향이 옳다고 본다.
주위에 새로운 타보고 2.0의 컨셉을 말하면 대부분 긍정적이나 가끔 몇몇 분들은 부정적인 리스크를 이야기 하곤 한다. 스타트업은 어차피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이다. 어떠한 플랫폼도 리스크 없는 플랫폼은 없으며, 명쾌한 요구사항의 해결보다는 시승과 고객이 경험하지 못했던 “차량체험공유”의 모바일 포털로서의 목표로 그 리스크를 기회로 전환시켜야 한다.
특히나 국내에서 O2O는 기존 질서가 확립된 시장에서 온라인을 통한 틈새를 찾는 작업이다. 대부분 사용자의 작은 불편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없다면 사용자는 기존의 방식대로 할 것이다. O2O가 연결해야 할 것은 기존의 서비스가 아니라 단순한 연결이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자의 소비와 연결의 욕망을 일으키는 트리거(Trigger)가 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