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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나는 야한 비지니스가 좋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 마광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꼭 금이나 다이아몬드가 아니더라도

양철로 된 귀걸이, 반지, 팔찌를

주렁주렁 늘어뜨린 여자는 아름답다

화장을 많이 한 여자는 더욱더 아름답다

덕지덕지 바른 한 파운드의 분(粉) 아래서

순수한 얼굴은 보석처럼 빛난다


아무 것도 치장하지 않거나 화장기가 없는 여인은

훨씬 덜 순수해 보인다 거짓 같다


감추려 하는 표정이 없이 너무 적나라하게 자신에 넘쳐

나를 압도한다 뻔뻔스런 독재자처럼

적(敵)처럼 속물주의적 애국자처럼

화장한 여인의 얼굴에선 여인의 본능이 빛처럼 흐르고

더 호소적이다 모든 외로운 남성들에게

한층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가끔씩 눈물이 화장 위에 얼룩져 흐를 때

나는 더욱 감상적으로 슬퍼져서 여인이 사랑스럽다


현실적, 현실적으로 되어 나도 화장을 하고 싶다

분으로 덕지덕지 얼굴을 가리고 싶다

귀걸이, 목걸이, 팔찌라도 하여

내 몸을 주렁주렁 감싸 안고 싶다


현실적으로

진짜 현실적으로



어떤 비지니스가 이쁜 비지니스인가?

 

무릇 이쁜 비지니스란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다. 나는 매슬로우 형이 정의한 욕구의 위계설에 착안하여 인간의 욕망은 욕망- 욕구 - 요구사항의 3단계 위계설을 주장하곤 했다. 


즉 모두가 인정하는 요구사항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욕망은 가장 원초적이며 강력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이러한 원초적이며 강력한 상태로 잠재있는 욕망을 발견했을때 당혹스러우며, 혹은 죄의식을 느낀다. 


지난주에 발견한 랜덤채팅 앱(차마 앱의 이름은 말할 수 없다)은 한때 온라인에서 휩쓸고 간 불륜의 대명사인 애쉴리메디슨의 그것 "쉿"보다 저렴하고 저속하다. 욕망을 그대로 드러낸 날것의 언어를 접했을때 우리는 당혹스럽다. 


하이퍼 커넥트의 아자르가 앱비지니스계의 양아치들이 날고 긴다는 랜덤채팅 섹터에서 미인주에 해당되는 성과 역시 이쁘다라는 반증이 아닌가 


욕망은 정신작용의 부산물 중 가장 비중이 높아 늘 가라앉기 마련이다. 그러나 쌓이면 쌓일 수록 퇴적작용을 통해 단단하게 서로를 잇게 되어 단층화 되어간다. 


더러운 욕망이 작용하는 걸 결코 부끄럽지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반영한다. 에슬레저 옷이라는 몸매를 드러낸 옷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성공을 앞둔 후배를 보고 낯선이와의 시선과 접촉의 욕망이 흐르는 비지니스는 뻔뻔한 화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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