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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직업상담소 Jan 02. 2021

55) 행복한 남자

2021년 소처럼 묵묵하게

20대 후반부터 새해를 맞이하는 나만의 습관은(습관이라기보다는 나만의 조촐한 의식같은 것이었다) 12월 31일 11시에 영화를 한편 보는 것이었다. 영화가 끝날 무렵 어느덧 새해를 맞이 하고 있었다. 벤허를 처음 몇년 그렇게 보았고, 레미제라블을 결혼하기전까지 새해의 통과의례처럼 치룬듯 하다.

결혼후 습관은 중단되었고,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최근에 그 통과의례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수많은 영화중 빌어거스트 감독의 최신작인 "행복한 남자 A.Fortunate.Man 2018"을 골랐다.

국내에 개봉하지 않아 영어로 포츄네이트 맨으로 영화를 보고 나서 행복한 남자가 아니라 행운아가 맞는 것 같다. 덴마크의 노벨상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라는데, 풍력과 해수 에너지를 통해 도시를 바꾸려고 했던 남자의 일생을 그린 영화다.

어느덧 자라 도시로 가서 자신의 큰 꿈을 실현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데, 그의 일생에 세명의 여자를 거치게 된다.

남자는 유명 기술대학에 입학통지서를 받게 된다.

첫번째는 레스토랑에서 접시닦는 알바하다 눈 맞은 순박한 처녀가 있었고, 두번째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쟁취한 부유한 유대교 여자가 있었다. 세번째 여인은 고향에서 어머니의 상을 치르는 도중에 만난 육감적인 시골처자이다.

고된 일이 끝난후 알바끼리 썸싱이 일어나는것은 글로벌한 문화현상이다.

아침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공하는 남자의 조건, 배신

둘중 누가 미녀인가

그렇지만 셋다 버리거나 안착하지 못하는 것으로 마지막에는 그의 외골수적인 성격으로 가족과 떨어진 독거노인으로 전락하여 쓸쓸한 말년을 보내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에 몰입되기는 오랜만인데, 남자는 어려서 부터 독선적인 신앙심을 가지고 있던 성직자인 아버지에게 반항하면서 유년기를 보냈다.

아버지의 강압적인 신앙과 독선에 의해서 반항과 증오로 가득찬 유년시절을 보내 그의 기본적인 성격은 아버지를 부정하면서 자라 가족내에서 소외되고, 독선적인 성격이 된듯하다. 이윽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에게 마지막 남긴 유언과 선물조차 그는 거부한다.

자신의 프로젝트가 현실화되기까지 앞만보며 부던히 노력하지만 결국에는 타협의 제안마저 뿌리치는 것으로 일생일대의 프로젝트를 망치게 된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 조차 떠나게 되면서 그의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 아버지를 부정하며 살아온 그 동안의 삶에 대해서 혼란이 오게된 것이다.

결국에는 그 타협하지 않는 태도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두번째 여인에게 헤어짐을 고하고, 결국 더한 나락으로 진상바닥을 경험한다. 이윽고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 상을 치르면서 눈돌아간 처녀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게 된다.

결혼한다고 해서 성격이 바뀌는 것이 아닌 것으로 결혼하고도 불굴의 비타협 정신은 그의 삶을 고되게 만든다. 이윽고 아들내미에게서도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증오하면서 닮게되고, 남자는 아버지가 되면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성격이 곧 운명이다

그는 끝내는 아버지의 무덤에 가서 화해를 고하게 된다.

그래도 이 남자를 행운아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중 두번째 여자인 살로몬 야코베라는 여인과의 사랑과 재회때문이라고 본다.

그녀는 부유하고 지적인 여성이었으나 열정적인 남자에게 사로잡혀 안정된 인생을 버리고,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맛보게 된다. 그녀는 그를 통해 세상에 대한 판단가치가 바뀌었고, 남자의 아버지가 유언으로 남긴 이타심과 사회의 가치에 대한 행동을 하게된 사람은 남자가 아니라 그녀였다.

여자는 자신의 재산을 가지고, 빈민을 위한 교육시설을 운영하고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았다. 남자는 쓸쓸히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자신의 프로젝트의 모든 소유권을 여자에게 넘겨주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