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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기술과 도박

"블록체인은 건축기술이고, 그 블록체인으로 마을회관을 지으려 했는데, 짓고 보니 판을 깔고 도박을 하고 있더라.

도박을 규제하려 하니 건축기술을 탄압한다고 항의하는 것과 같다." -  2018.1.18 JTBC 백분토론 중 유시민 작가

유튜브를 보다 4년 전 유시민을 소환하여 현재의 비트코인 폭락에 대해

인터뷰하는 뉴스 영상을 접했습니다.

저도 당시 방송을 흥미롭게 본 적이 있는데, 17년 말 투자 열풍에서 규제로

논란의 흐름을 바꾼 것이 1월 18일 자 JTBC 뉴스룸의 암호화폐에 대한 토론이었습니다.

규제 찬성과 규제 반대 측으로 2명의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했었죠.


규제 편에 있는 유시민 작가는 경제학을 전공한 분답게 

당시의 코인 투기 열풍을 화폐의 기능에 못 미치는 미숙한(실험치고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점에서)

화폐를 가지고 가장한 투전판으로 정의했습니다.


현재의 유시민 작가는 블록체인의 기술적인 가치와 문제의 발단인

거래소의 코인 투자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유시민 작가의 의견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어 보입니다.

물론 그의 신념에 의해서 그는 코인 투자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규제 반대 패널로 나온 측에서는 발전하는 기술을 현시점에 제대로 평가하기는 힘들고

"현재 시점에서 평가하지 말아 달라. 인터넷도 우리 생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처음부터 완벽한 것이 어디 있냐?"라고 응수합니다.

이런 면에서 신산업의 전문용어가 있던 규제 반대 측의 주장이

조금 어설퍼 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결론적으로, 4년 전 토론의 중심은 비트코인이 화폐냐 아니냐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했던 규제 찬성 측의 유시민 작가의 주장이 더욱더 설득력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방송이 끝난 후부터 가격적으로 18년 1월에서 그해 말 11월까지

비트코인은 80퍼센트 이상 추가 하락하게 됩니다.

유시민 작가의 말처럼 사기임이 판명되는 순간이 온 겁니다.


그 뒤로 코인 시장은 망했을까요?


그 뒤로 89프로나 가격이 하락하고, 투전판인 거래소는 폐쇄되지 않았고,

코인 시장도 이어져 오다가 2020년부터 상승을 이어져 오게 됩니다.

급기야 작년 2021년 비트코인이 6천만 원을 넘어가면서 화폐의 다음 단계,

이 암호화폐가 자리 잡고 새로운 화폐로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로

확신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다시 2천만 원대로 하락하면서

망했다는 말이 다시 나오게 됩니다.


기술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핵심은 블록체인의 기술적 난이도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정보통신을 조금이라도 접해보았다면 중앙화와 분산화라는 개념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혁신이라는 점에서도 기존의 시스템을 블록체인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데 있어

자원의 호용 성과 생산성 면에서는 분산 화보다 사실 중앙화가 더 가깝습니다.


분산화로 인해 심지어 기존의 방식보다 불편하기까지 합니다.

왜 굳이 그래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시원찮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거래소 시스템은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기반이 아닙니다.

보안 이슈도 다른 시스템과 다를 게 없습니다.

국내는 개인 지갑을 통해 거래소를 이용할 수도 없습니다.

제도권 내의 금융기관처럼 아무런 컨트롤 타워도 없는 상태에서

세력에 의한 장난질, 가치에 대한 근거 없는 급격한 변동성은

분명 4년 전의 유시민 작가의 토론을 소환하여

현재의 비트코인 시세를 대변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젊은 층의 투자방식과 게임과 같은 사용자 경험 등은

확실히 시장 메이커인 금융권들의 새로운 시장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기성세대에게 맞지 않고, 불편하다고 해서 옳지 않은 것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꼭 옳은 것만이 혁신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새로운 세대들이 열광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옳던 그르던 시간의 흐름은 그들에게로 흘러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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