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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운 Mar 08. 2022

해피바이러스를 주입하라

[음악 #2.] 추억의 주크박스

국민학교 세대라면 기억할 ‘탐구생활' 그리고 그 축에 'EBS'.

방학(!)임에도 우리는 정교하게 방송 시간에 맞춰 절도 있게 하루를 시작했다.

지금 와 생각하면 그 시대의 어린이들은 군말없이 참 성실했던 거 같다.  

매일 생방에 맞춰 문제를 풀고, 답을 쓰다 여백이 모자라면 종이를 덧대는 공도 들였다.

곤충 채집과 식물 채집도 있어 안팎으로 분주했다. 참 열심히 살았지 싶다(크흑).

전국의 국민학생들이 동시간대 같은 주파수에 집중하는 풍경을 누군가 찍었더라면 지금 봐도 진풍경이겠지.

"너 어제 그 드라마 봤어?" 하듯 “너 어제 탐구생활 들었어?” 하는 대화 공식도...




나 역시 아침이면 엄마와 식탁에 나란히 앉아 탐구생활을 펴놓고 방송을 들었다.

생방 탓일까? 수업이 끝나면 해방감에 야호!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는 소파로 직행했다.

그날도 방송이 끝나고 어김없이 소파에 드러눕는데 DJ의 멘트가 들렸다.

"보↗니 엠이 부릅니다. 해피-쏘옹~"

해피송 뮤비의 배경은 교실이다. 스모그와 함께 무대가 열리며 교실 안 아이들 틈에서 보니엠이 등장한다

크하- 제목부터 행복송이라니...

생각할 틈 없이 와락 안기는 디스코 비트와 멜로디에 해피바이러스를 맞은 듯 내 마음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강렬한 첫 만남에 반해버렸다.

세상 행복한 어린이가 되어 춤을 췄다.

뮤비에서는 혹성탈출을 연상케 하는 아저씨의 등장과 함께 책을 던져버린 아이들이 음악에 맞춰 흥겹게 노래하며 춤춘다

주옥같은 가사도 마음을 관통했다.

마치 노래로 연신 하이파이브하는 기분 같았다.

행복에 춤과 노래는 빠질 수 없쥐

해피송은 아이들의 해맑은 목소리와 익살스러운 웃음소리가 포인트인데, 모든 아이들의 목소리가 하나같이 매력적이지만 나의 으뜸은 마지막에 '하’도 ‘헤’도 아닌 바람 빠지는 ‘헤에 헤에헤헤...' 에 가까운 남자아이의 웃음소리다. 수줍은 듯하나 영락없이 장난기가 배어있다.  

Come on boys, we need to dance,
we have got a good chance.                    
Lay your problems on the floor,
clap your hands and sing once more.
Everybody let's go to the "king"  
We can dance there,
dance and eat an ice-cream.
Everybody dancing all night long
Try to do it, sing a happy song.

It's time to dance, it's time to sing,
sing a happy song, a happy song.


그래, 삶에 노래와 춤이 없다면 솔직히 아, 그건 좀 많이 곤란하다. 생각하기도 싫다.

그리고 그날의 어린이가 만난 행복송은 어른이 된 지금도 힘이 되어주고 있다.

이벤트를 기획하거나 교육, 워크숍을 진행할 때도 주제곡처럼 언제나 시작과 끝은 ‘Happy Song'이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지만 행복했던 기억은 안고 돌아갔음 하는 마음에서다.


촌스러운 듯 촌스럽지 않은 이 노래를 많은 사람들이 듣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적당량의 흥만 있다면 해피송이 알아서 다 해줄 것이다. 머리, 팔, 다리 어디든 좋다. 안 되면 체면 따윈 버리고, 그냥 하늘을 찔러라.

Boney M. 형 누님들도 그걸 바랄 것이다.

격렬히 나도 바라는 바이다.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로 우울하신가요?
이 세상 어린이와 어른이들을 위해 Boney M. 이 부릅니다. Happy Song~♪
Happy Song by Boney M (출처: Antonio Esteban Rubio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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