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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운 Sep 19. 2022

친밀하고도 느슨한

[문장 우리기] #11. 당신을 초대합니다 BY 존 리비

'커뮤니티'의 기본은 '친밀한 관계''느슨한 연대'다.

세계 5대 블루존의 하나인 '사르데냐'의 가장 큰 예측 변수는 '관계'였다.

이 친밀한 관계는 '사회통합지수'로 나타나는데, 하루 동안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접촉을 하는지에 대한 지표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과도 관련 있다.  

이렇듯 타인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능력으로 각자의 관심분야에 파급력을 가진 이들과 공감하고 관계를 발전시켜가는 것이 우리 인간의 커뮤니티다.


사람들과 교류하려면
그들이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알 필요가 있다


<당신을 초대합니다>의 저자 존 리비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소속감과 연대감을 주는 커뮤니티의 시작'관심사'에 둔다.  

내가 원하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결국 사람을 모으고 결속을 다지는 힘이라는 것이다. 이 공동체의 효과는 '초대'를 통한 관계 형성, 결속 아래 생성되는 신뢰, 공동체 구성원 간의 응원과 함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성과(이익)로 가지를 뻗어간다.

나의 것이 우리의 것이 되면서 힘의 합도 불어나는 구조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방증과 함께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알찬 실용서인 <당신을 초대합니다>는 굴지의 크고 작은 사례를 통해 이론과 실습을 아낌없이 풀어낸다.   

저자 존 리비 역시 탄탄한 체험 설계로 '인플루언서 디너'를 세팅해 성공으로 이끈 장본인으로 이후 '인플루언서 포 굿'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사회 주요 이슈를 부각시키고, 커뮤니티 지원을 통해 문제에 대한 선한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이처럼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그들 사이에 깊고 유의미한 연대를 창출하는 기저에는 '영향력의 방정식'이 있다.

우리의 삶은 우리 주변인들에 의해 결정되기 마련인데, 그들의 행동과 습관에 신뢰와 공동체 의식이 존재할 때 우리가 중시하는 일을 이룰 수 있다는 가설이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전형적 사례 역시 방정식에 대입이 되었다.

취향 따라 초대받고 모이는 '남의집' 프로젝트, 느슨한 연대의 표방으로 사람을 연결하는 '낯선 콘퍼런스', 서로의 경험을 리뷰하고 공유해 인사이트를 나누는 '리뷰빙자리뷰', 지금은 서비스를 종료했으나 함께 변화하기를 모토로 진행했던 '카카오 프로젝트 100' 등이다.

공통의 관심사로 초대를 통해 사람을 모으고 활동하며 서로를 연결시켜주었고, 작심삼일의 결심을 실행으로 이끌었다.


"우리 사람의 질을 결정짓는 근본 요소는 우리와 가까이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나누는 대화다. P30
우리의 삶은 절친한 친구 56명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속한 전체 공동체의 산물이기도 한 것이다. P36
성공을 위한 가장 보편적인 전략은 당신의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과 유의미한 인맥을 형성하는 것이다.   P38
결국은 도와달라는 신호가 신뢰보다 먼저인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을 기꺼이 신뢰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는 곧 누군가와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신호를 보내야만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P86


재미있는 것은 관심사와 마찬가지로 결국 공통점이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확률을 높인다는 점이다.

본인을 상기시키는 것에 더 끌리고 마음이 가는 현상인 '암묵적 자기 중심주의'로 유사점이 많은 이들끼리 더 끌리거나, 도난사건으로 입에 자주 오르내리며 유명세를 타게 된 모나리자 그림처럼 무언가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그것을 더 좋아하고 신뢰하며 편안하게 느끼도록 프로그램된 '단순 노출 효과'가 같은 맥락이다.


공동체 의식은 자생하는 것이지
외부에서 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유대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뿐이다.
공동체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지 서로 연락을 취하고 모일 수 있는 방법이다.     


공동체의 참여는 결국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것인 셈이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맥밀런과 데이비드 차비스의 말을 빌리면, 공동체 의식을 만드는 씨앗 중 하나인 ‘소속감’은 구성원들이 가지는 소속의 감정,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그리고 전체 집단에 중요한 존재라는 느낌, 함께하려는 노력을 통해 구성원들의 필요가 충족되리라는 공동의 신념이다.

1시간의 대화 즉 소통을 통해 신입 구성원 개개인에게 자신이 소중한 존재이며, 그곳(회사라는 공동체)에서 자신이 성장하고 기여할 수 있다는 신호를 받을 때 이직률 낮게 나타난다는 분석과도 통한다.

그렇기에 직원들에게 기업의 목표가 무엇인지, 기업의 문화가 어떻게 그들을 목적지로 데려가 줄지를 사전에 알려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로열티에 가까운 강력한 멤버십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책 후반부에는 커뮤니티 유형(사업기반 커뮤니티, 대의 기반 커뮤니티, 기업문화, 소셜 커뮤니티)에 따른 접근방법을 안내하는데, 각 분야 별 맞춤 사례가 등장한다.

그중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례에서  양방향 엔터테인먼트 체험의 최고로 꼽힌 '애스트로노미컬(Astronomical)'.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과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간의 제휴로 이뤄진 온라인 공연이다. 2천7백만 명의 참여로 3일간 진행된 이벤트에서 216억 상당의 수익을 얻었는데, 트래비스의 월드 투어 수익의 12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BTS 역시 지난해 포트나이트에서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최초 공개해 화제를 불러온 바 있다.

코로나로 인해 높아진 메타버스의 위력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비중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Travis Scott and Fortnite Present: Astronomical (Full Event Video) (출처: Travis Scott Youtube)




생각해보면, '브런치'라는 플랫폼 역시 '글'을 매개로 따로 또 같이 모인 사람들의 커뮤니티 아닐까.

글을 읽고 쓰기에 공통의 관심과 애정을 가진 공동체, 그러나 만난 적은 없는 느슨한 연대이자 그럼에도 함께 관심을 두고 격려하며 결속을 다져가는 친밀한 관계.

방문하던 브런치의 글이 오랫동안 뜸할 때면, 오지랖이라 한들 작가분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염려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브런치 안에서 꾸준히 만나는 글들과 작가분들에게 이심전심의 온기와 설렘을 가져보는 저녁이다.


★ 오늘의 추천 BGM

내가 사랑하는 Hula곡으로 '바다의 산들바람(Puamana)'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경쾌하고 포근한 노래

Pua mana (출처: cashmeout916  cashmeout916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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