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어디든 무조건 받아주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간절한 희망과도 같았던 자리가 어느새 도망치고 싶은 자리로 변하기도 하지요. 그곳에 계속 있으면 정신이 이상해지거나 몸이 망가져서 죽을 것 같다고, 결국 그래서 나왔다는 친구들이 제 주변에도 많습니다. 저 역시도 조급함의 물살에 떠밀리듯 들어갔던 자리에서 마음이 피폐해지고 신경성 복통까지 얻어서 도망치듯 나오게 된 경험이 있어요.
하루 8시간, 일주일 40시간 이상 보내야 하는 곳이라면 적어도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는 좋은 조건만 보고 혹하지 않고, 공백기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어디든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면접관이 나를 촘촘히 살피듯이 나도 일상을 살아갈 만한 곳인지 살펴보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당장 경제적으로 고픈 분들에게는 조금 배부른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만큼이나 소중한 것이 나이기에 ‘행복한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곳에 서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전해봅니다.
어디에도 천국은 없지만 지옥만큼은 피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