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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 육아주말

갓생살이 워킹맘 육아일기

by 해향

주말이 왔다. 본격 육아가 시작이다.

평일에 내 새끼를 봐주시는 어린이집한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새 학기 들어서 오랜만에 등원을 하니 애기는 또 적응해야 하는지 며칠을 너무 힘들게 했다. 정말 1cm도 내 몸에서 안 떨어지려고 해 그 바쁜 출근준비 아침에 나는 또 배가 아픈데… 결국 나는 아기를 안고 화장실에 갔다. 놀랍게도 그렇게 품 안에 있는 꼬맹이는 신생아도 18개월도 아니다…


화장실에서 나와서는 더 떼부림이 심해져 결국 달래다가 나는 또 허벅지를 물렸다. 이제 아픈 거보다 멍자국 보다가 왜 못 피하냐는 남편의 말에 늘 더 멍이 든다.



요즘 일찍 주무셨는데 꼭 새벽에 깨어서 2-3시간씩 약간 칭얼거림과 놀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하시는데 맞벌이 부부에게 수면부족의 생지옥이다. 주말이라 간만에 좀 자볼까 했는데 7시에 기상해 주셨다.



하루가 정말 정말 길더라. 세끼 밥을 진상하고 간식과 놀잇감 및 외출동선과 목적지를 정해야 하고 그 와중에 컨디션도 체크 및 집안일은 다 어찌하누.


그 와중에 또 시댁에 영상통화도 해야 하고 다음 주 출근업무도 미리 좀 봐야 하는데. 다들 이렇게 갓생을 살고 있는 게 맞습니까.


다행히 낮잠은 좀 많이 자주어서 거의 한 4-5년 만에 미용실에서 파마를 했다. 임신기간엔 파마약에 혹시 안 좋을까 봐… 그 이후 육아휴직 기간엔 딱히 출근할 일이 없으니 자르기만… 복직 후엔 정말 시간이 없어서!!


미용실 직원들이 놀란다. 이렇게 몇 년 동안 파마를 안 한 머리상태는 거의 처음 본다나.


하지만 그런 것과 상관 없이 내 머리스타일링 비용은 25만원…^^ 고물가 시대라 그런가 아니면 예전부터 이 정도 가격이었는데 새삼 다시 느껴지는 건가.


역시나 돈만큼 만족스럽진 않다.

25만원짜리 아줌마 가발을 사서 쓰고 온 느낌이다.


매번 타켓으로 가져가는 사진 속 예쁜 여자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머리를 갖게 된다. 세상은 마음대로 되는 게 별로 많지 않다.


오는 길엔 헐레벌떡 또 아이병원을 예약하고 진료를 봤다. 아니 왜 37.7도인가??? 하아…또 마음이 바쁘다. 열김기면? 코로나면? 내 출근은? 아기는 누가보지?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여유는 없다. 다만, 말이 조금 는 아이가 병원대기실에서부터 눈치를 채고 끄~~읕!을 외치는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그 병원을 하도 가서 모든 간호사 선생님들이 아이를 알고 반기며 예뻐해 주신다. 주말에 진료를 해주시는 것만도 너무 감사한테 예뻐해 주시니 너무 고맙다.


지친 얼굴의 의사 선생님은 드물게도 의사가운을 벗고 다른 곳으로 가시면 꽤나 한 미모 하실 것 같은 젊은 남자분이시다. 검사 중 늘 발악을 하는 우리 아이에게ㅐ 미안해를 빠르게 13번 정도 읊조리신다. 심하지 않을 것 같으니 약 다 먹고 증상 없으면 안 와도 된다고 하신다. 매우 진심이신 것 같다. (저도 그만 가고 싶습니다.)



너무 다행히 집에 오니 37.4이다…얘랑 나랑은 무슨 변온동물도 아니고 잠시 순간의 컨디션과 환경에 따라 0.5도는 그냥이지 확확 바뀌는 것 같다. 사실 병원에서 초긴장+초더운 상태인 나는 37.9도가 나왔었다. 누가 인간은 정온동물이라고 했던가.



자고 싶지 않아 하는 아이를 재우고 아이는 침대에서 말 그대로 나를 타 넘고 타 넘고 산을 탄다. 그리고 분리불안이 약간은 있는지 나의 사지로 자신의 온몸을 빼곡히 감싸 안길 원한다. 허리가 아파 다리사이에 항상 쿠션을 끼고 있는 나인데 그 쿠션을 항상 치우고 자신의 다리를 넣으라는 귀여운 꼬맹이다.


내일은 제발 평온하게 등원하고 출근해 보자.

하루살이 일과는 다시 시작된다. 오늘의 일기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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