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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Jun 07. 2023

사이먼 앤 가펑클, <I Am A Rock>

감정 알아차림<2023.6.7>(with 사이먼 앤 가펑클)


겉만 딱딱해져 가는 내가 아닌,  

속이 단단해져 가는 내가 되기를 바라며,

동기 선생님들과 이 노래를 듣고 싶다.




I am a rock 나는 바위예요.

I am an island 나는 섬이에요.

I've built walls 나는 벽을 세웠어요.

A fortress deep and mighty 깊은 강력한 요새.

That none may penetrate 아무도 침투할 수 없어요.

I have no need for frinedship 나는 친구도 필요 없어요.

Friendship causes pain 친구는 고통일 뿐이죠.

It's laughter and it's loving I disdain. 웃음과 사랑, 경멸할 뿐이죠.

-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 <I Am A Rock> 중에서 -




얼마 전,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 안

전철을 같이 탄 동기 선생님이

이혼 변호사를 소개해 줄 수 있느냐고 내게 물었다.

8월 졸업하면 당분간

이혼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한다.

회사를 다니며 석사 졸업 하는 것도 참으로 힘들었는데

법정 소송이라는 또 다른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참으로 끝이 없었다.


그날 있던 수업 시간, 지난 학기 프로포절 미제출로

한 학기 늦춰졌던 동기 선생님의 연구 주제 발표가 있었다.

지난 학기 선행연구 자료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마침내 그 주제를 가지고 서론을 썼고, 발표를 했다.

그녀에게는 아들이 있는데 자주 아프다.

남편과는 사이가 좋지 않다.

아이는 오롯이 그녀의 몫이다.

친정 엄마도 시댁 어른도 하나같이

그녀의 공부를 반대한다.

참으로 끝이 없었다.


왜 이리들 하나같이 사는 것은 이 모양인지

서글픈 인생살이들이다.

그래서 도와가며 살라는 것인지.


참으로 끝이 없다.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고

그 끝에까지 가는 동안도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이 끝없는 여정을

혼자이기만 하기엔 너무나 버겁다.


혼자서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지만

가끔은 주변을 보며 같이 걸어가는 것도

우리네 인생이지 않을까.




어려움에 시달리며

이리저리 방황하며

'상처받지 않을 테야'

자물쇠로 마음을 닫았었다.


오랜 시간을 보내며

어려움을 극복했고,

그래서 성숙했다.

그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했다.

'나는 도움 따윈 필요 없어.

 나는 완벽히 혼자 해내고 말겠어.

 어떤 시련이 와도

 나 혼자 해냈다는 말을 들을 테야'

 생각하고 있었다.


최근 2~3년 동안,

마치 융단폭격을 맞는 듯

여러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혼자 완벽히 해내겠다는 생각은

무참히 좌절되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최근 2~3년이 아닌, 그 이전엔 어떠했나.

그 이전엔 내가 한 것들이 나 혼자 한 건가?

의구심이 들었다. 당연, 아니었다.


그간, '내가 했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결코, 나 혼자 한 것이 아닌데.

나의 주변을 보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나는 바위야. 어떤 시련이 와도,

 어떤 상처에도 나는 단단해질 거야'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겉만 딱딱해져 갔던 나를 돌아본다.


겉만 딱딱해져 가는 내가 아닌,  

속이 단단해져 가는 내가 되기를 바라며,

동기 선생님들과 이 노래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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