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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May 05. 2024

서기, 앉기, 눕기

2024. 5. 5. 청량리역 폴바셋에서; KTX 이음 881 9:45

"저는 여행 갈 때 제일 좋은 건 비행기 탈 때예요. 하늘에 떠 있는 게 너무 좋아요."

"땅에 발을 딛고 서 있지 않네."


10년 전 상담 선생님과 나눈 대화 중 일부이다. 

그리고, 오늘 2024년 5월 5일......


한때 두 발을 땅에 바로 딛지 못하고 둥둥 떠 있기를 바라고만 있던 때가 있었다. 어느덧 시간은 흘렀고, 현재는 매우 단단히 두 발로 땅을 딛고 서 있다. 하루의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간다. 하지만 나의 두 발은 곧다. 내가 서있는 곳 발아래, 내가 딛고 있는 땅은 다져지고 다져져서 다져졌다. 안정감을 느낄 수 없는 현실에서 내가 딛고 서 있는 지점에는 안정감이 존재한다. 구심점이란 게 이런 걸까? 하지만 가끔은 딛고 서 있지만은 않고 싶다. 앉고도 싶고 누워도 있고 싶다. 그리고 그 앞에 바다가 보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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