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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May 06. 2024

하소연(1부터 6까지)

김동률의 <동행>을 들으며

<하소연> 1부터 6까지의 나날들은

매일같이 이어진다.


대학원 동기를 어렵게 만났다.

나의 스케줄 표를 보더니

"만나줘서 영광이네요"라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나도 우스갯소리를 더한다.

"나, 아이돌 스케줄이야."


몇 달 전 용문 집에 놀러 온 후배 동기는

토요일 퇴근해서 서울역으로 뛰어 기차를 타고

양평에서 전철을 타고 용문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집에 갔다가

다음 날 새벽 전철을 타고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직장을 다니는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다 난다며 위로를 한다.




김동률의 <동행>을 들으며

기차를 타고 용문을 향하던 어느 날

눈물샘이 터졌다.

종종 그런다. 생리 전날이었을까.

감정기복은 느닷없이 찾아온다.


사연 있는 여자마냥 보이기 싫어

최대한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고

흐르는 눈물이 귓구멍으로 들어가지 않게

손수건을 살며시 귀와 턱 쪽으로 괴어놓고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에 빠져 그렇게 50분을 울다 보면

그래도 살 만하다.

그렇게 찾아오는 쉼은 더욱 귀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별게 동행이냐.

이런 게 동행이지.

이런 순간도.



https://kko.to/B3weoqQxgY

넌 울고 있었고 난 무력했지

슬픔을 보듬기엔 내가 너무 작아서

그런 널 바라보면 내가 수 있던

함께 울어주기

이걸로 너는 충분하다고

애써 참 고맙다고 내게 말해주지만

억지로 괜찮은 척 웃음 짓는 널 위해

난 뭘 할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진 세상의 짐을

대신 짊어질 없을지는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나눌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꼭 잡은 두 손이 나의 어깨가

안의 아픔을 덜어내진 못해도

침묵이 부끄러워 부르는 노래로

잠시 너를 쉬게 할 수 있다면


너의 슬픔이 잊혀지는 게

지켜만 보기에는 내가 너무 아파서

혼자서 씩씩한 척 견디려는 널 위해

난 뭘 할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진 세상의 벽이

가늠이 안 될 만큼 아득하게 높아도

둘이서 함께라면 오를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내일은 조금 더 나을 거라고

나 역시 자신 있게 말해줄 순 없어도

우리가 함께하는 오늘이 또 모이면

언젠가는 넘어설 수 있을까


네 앞에 놓여진 세상의 길이

끝없이 뒤엉켜진 미로일지 몰라도

둘이서 함께라면 닿을 수가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언젠가 무엇이 우릴 멈추게 하고

가던 길 되돌아서 헤매이게 하여도

묵묵히 함께 하는 마음이 다 모이면

언젠가는 다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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