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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May 29. 2024

"(사랑해) 엄마"

사랑하자, 오늘도!

아이가 내 전화를 받으면

나지막하니

"엄마" 하고 부른다.

그 소리가 너무 좋다.

가슴이 꽉 찬다.

진지한 얘기를 꺼내려는 듯하다가

금세 설사 똥 돼지 괴물......

갖은 온갖 것들을 내뱉는다.

"엄마 (메롱)" 하고 끊는다.


얼마 전 새벽에 아이가 잠에서 깨 울었다.

"엄마, 엄마가 괴물로 변해서

 나를 잡아먹으려고 그랬어."

"어, 그랬어. 무서웠어? 괜찮아. 엄마 여깄어."


할머니는 말한다.

"네가 하도 엄마를 괴물, 돼지라고 그러니

 엄마가 괴물이 돼서 꿈에 나오지."


이날 새벽에도 "엄마" 하고 불렀다.


아이랑 같이 있는

아이가 '엄마'를 쉼 없이 부른다.

"엄마", "엄마", "엄마".


출근길 잠에 취해 피곤하면서도

어제저녁 아이가 수화기 너머로

"엄마" 하던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곧 전철에서 내리면 전화해야지.

나는 다짜고짜 아이 이름부터 부른다.

"○○".


전화하자 바로 "왜" 한다.

"나 학교 가."

무뚝뚝. 하지만

"사랑해, 엄마"로 들린다.


어느덧 회사 앞이다.

회사 앞 카페에 들어와

커피 한 잔 시키고

내게 기운을 넣는다.

사랑하자,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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