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는 나의 우매함
별일 아니다 별일 아니다 별일이다 별일이다
이번엔 폭행 건으로 고소를 당했다.
8월 초 퇴근 후 신분증을 지참하고 방문하기로 했다.
나는 그런 적 없어 별일 아니다 별일 아니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별일이다 별일이다 하고 있다.
곧 끝난다 곧 끝난다. 아니, 곧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판결 1심은 이달 잡혔다.)
나는 함부로 연을 맺었다.
그 누가 알 수 있었겠나 한다지만
나는 나에게 신중하지 않았고
나는 나를 돌보지 않았기에
내가 함부로 연을 맺은 것은 지난 시간 나였다.
별일 아니다 별일 아니다 되뇌다가도
별일이다 별일이다 착잡해지는 건
지난 시간 나의 우매함 때문이다.
이번 일이 해결되어 지나가도
겁나는 건 여전할 것 같은 나의 우매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