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뉴질랜드에서 돌아와
깊은 우울감에 빠져 지내다
자해를 한 적이 있다.
커터칼로 손목을 그었는데
빨간 피를 보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껴 좋았다.
팔목에 그 두 줄 선이 하얗게 티가 난다.
그때는 이 나이를 먹어서까지
그 두 줄 자국이 안 없어질 줄 몰랐다.
현재는 내가 살아있음을 절실히 안다.
커터칼도 필요 없다.
팔목에 두 줄 선은 신경 안 쓰고 산 지도 오래다.
내가 살아있음을 눈으로 확인할 것이 필요했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의 나는 나의 생을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