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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Oct 17. 2024

감히 무엇이관대

각자의 풀 한 포기만 한 인생

오늘 첫 회기를 시작하는 상담이 하나 있었다.

먼저 청소년 내담자 어머니와 얘기를 나눴다.


어머님 이야기를 한참을 듣고 있다가

잘 견디시네요, 한마디를 건넸다.


그러자 어머님은 참고 있던 눈물을 흘린다.

앞에 놓인 티슈에 손을 얹는다.


안 그래도 몇 달 전에 저도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번아웃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런 것도 몰랐어요.

눈물을 흘린다.

아고, 제 아이 시간인데 제가 다 쓰네요.

괜찮아요. 어머님 시간이기도 해요.


그렇게 어머님을 대기실로 보내고

청소년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을 보내며

그들의 고통을 경청하는 내가

감히 무엇이관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겸허히 묵묵히 담담히

나의 인생 그들의 인생

무엇 하나 비교할 수 없는

각자의 풀 한 포기씩만 가지고 가는 게 인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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