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OO아, 괜찮아.
괜찮다 괜찮다 별일아니다 별일아니다 지나간다 지나간다
by
세만월
Oct 18. 2024
하루 일과를 잘 마무리하련다, 하고 글을 쓴 게 무색하게
경찰청에서 전화가 왔다.
남편의 고소 건으로 서에 나와야 한다며.
맞다, 아직 끝난 게 아니었지?
다음 주로 날짜를 잡았다.
어머니, 아버지께는 별도 연락을 드린다고 했다.
미사 드릴 때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 하고,
고백기도를 한다.
한 번씩 잊을
만하면 오는 전화에
가슴이 덜컹하고 주저앉는다.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미 심장이 파다닥거린다.
이 시간 일이라도 하고 있는 사무실이었다면
금세 무엇으로 잊었을 텐데..
오늘은 몇 달 만에 가진 여유로운 시간이라
마음이 고요해지질 않는다.
괜찮다 괜찮다
별일아니다 별일아니다
다음 주 이날은 오전에 심리검사 세 건의 슈퍼비전을 받는다.
그러고 경찰서로 가면 된다.
꽉 찬 하루가 될 것 같다.
하루 연차를 쓰고
늦은 오후 서에서 나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자.
그때 잠시 여유도 부려보자.
괜찮아 OO아. 괜찮아.
오늘 하루는 마무리가 되어 간다.
놀랐지? 심란하지?
그럴 만하지
그럴 만하지
놀란 가슴 잘 쓰다듬고
하려던 청소를 하자.
괜찮아 괜찮아
별일아니야 별일아니야
놀랐지 심란하지
그럴 만하지 그럴
만하지
괜찮아 괜찮아
별일아니야 별일아니야
'서류'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형식적으로 하는 것일 뿐이야
생각했던
그 종이 한 장에
그
와
나의
부부로서의
관계 종식을 알리기까지는
그를 만난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구나.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
괜찮다 괜찮다 별일아니다 별일아니다
괜찮다 괜찮다 별일아니다 별일아니다
주문을 왼다. 기도를 한다. 마음을 달랜다.
괜찮다 괜찮다 별일아니다 별일아니다
괜찮다 괜찮다 별일아니다 별일아니다
지나간다 지나간다 다 지나간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다 지나간다
다 지나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다 지나간다
눈물이 난다
.
힘들어서 그런건지
눈물이 난다
.
차라리 우니깐
마음이 가라앉는다.
괜찮다 괜찮다
별일아니다 별일아니다
2,30초 울고 났을까
.
순간 흘린 눈물로 마음이 가라앉는다
.
괜찮다 괜찮다
별일아니다 별일아니다
지나간다 지나간다
괜찮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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