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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2
아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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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만월
Jan 14. 2025
아래로
아침에 깨어보니 맘이 안 보인다.
우리는 피곤했는지 10시가 다 되어서 일어났다.
30분 정도가 지나서 맘이 집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아이 이름을 불렀다.
맘은 아이에게 레고 상자를 주었다.
Happy birthday to you!
작은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켰다.
다른 가족들도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었다.
아이는 쑥스러워하면서 불을 껐다.
나는 영상으로 남겼다.
아이는 종일 레고를 만지작거리며 행복해했다.
시간이 늦어 해변은 가지 않기로 했다.
아이는 맘에게 나루토 춤을 보여 주었다.
맘은 영상을 찍어 폰에 담았다.
오늘 아침 아이는 어느 정도 쉬었는지
평소대로 8시 조금 안 되어 일어났다.
파리하카 산 전망대를 다녀왔다.
내려가는 길에 잠깐 쉬고 있는 아이. 호주에서 산 뱀 인형과 함께.
전망대까지 45분이라 적혀 있었으나
아이와 나는 1시간은 족히 더 걸린 것 같다.
경사가 시작되는 초입부터 아이는 힘들다고 했으나
거의 다 와서 내가 길을 잃자
아이는 같이 길을 찾아주었고
어느새 전망대까지 왔다.
전망대에서 전경을 뒤로하여 아이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아이는 더위에 힘든 표정으로
자기 앞에 펼쳐진 전망에 별 감흥이 없었다.
나는 파노라마 식으로 영상을 담았다.
아이는 내려가면서 노래를 지어 불렀다.
다시 살아났는지
평소 좋아하는 괴물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사실 올라갈 때 아이가
씨이터라는 괴물은 신장이 670미터라고 얘기하며
우리가 현재 700미터는 올라온 거 같다고 말하길래
얼씨구나 하고 우리가 괴물보다 높이 왔네 하며
괴물로 유인해 정상까지 갈 수 있었다.
산을 타고 오르내릴 때마다 만나는 현지인들에게
아이는 어느새 굿모닝, 하이, 헬로 등으로 인사를 곧잘 했다.
Good job!
아이는 정상까지 올라갔다 이렇게 내려올 거면
다리를 놓지 왜 안 놨냐는 요상한 노래를 지어 부르며
밑에까지 왔다.
"위에서 밑으로 내려가고 다시 위로 올라갈 거면
차라리 거기다가 다리를 만들면 되잖아."
아래 초입에 있는 놀이터에서
아이가 노는 동안
나는 맘에게 텍스트를 보냈다.
우리 도착했어요.
10분쯤 지나 맘은 왔다.
어땠느냐는 맘의 질문에
아이는 지옥이었어요 하고 내게 말했고
맘에게 전달해 주자 그녀는 크게 웃었다.
맘은 드라이브 쓰루로 아이가 원하는
버거킹 오렌지 환타 슬러쉬를 사주었다.
어떠냐고 맘이 아이에게 묻자
아이는 천국이라고 말했다.
집에 도착해 아이와 나는 샤워를 했다.
아이는 지금 티브이를 보고 있다.
아이는 오늘 아침 빠진 이를 맘에게 보여 주었다.
맘은 아이에게 두 요정 얘기를 해 주었다.
○○, 두 요정이 있는데,
빠진 이를 지금 베개 밑에 두면
오늘
밤에
한 요정이 그 이를 가져가고
다른 요정이 와서 베개 밑에 돈을 두고 간단다.
대신 베개 밑에 둔 이는 오늘 밤 절대 잃어버림 안 된다.
아이는 그 얘길 듣자마자 티브이를 보다 말고
잽싸게 자기 베개 아래 이를 두고 왔다.
나는
,
맘과 아이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아이가 자기 베개 아래 놓아 둔, 오늘 아침 빠진 아이의 왼쪽 윗니.
○○야, 이 사진이 나아 이 사진이 나아?
이 사진. 근데 사람들이 이인지 모를 것 같은데.
하얀 코딱진 줄 알겠어.
그래? 알겠어. 다시 크게 찍을게.
응.
아이는 주방 아일랜드 회전 식탁 의자에 앉아
레고 조립을 하며 흥얼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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