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생일초
저녁을 마치고 벤치에 앉아 맘과 대화를 나눴다.
아이들은 거실에서 그들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놀고 있었고
인도 아이의 엄마는 내일 먹을 달을 만들고 있었다.
맘과 나는 며칠 뒤 나와 아이가 만나러 가는
맘의 친언니와 영상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헬렌스버그에 살고 있다.
그녀를 헬렌스버그 센트럴역에서 만나
시내 구경을 같이 하고 점심을 하고
아주 유명한 아이스크림 집을 들렀다가
그녀의 집에 가서 차를 마시기로 했다.
그날은 한국의 설날이다.
헬렌스버그에서 맘의 친언니와 가족의 정을 나누게 되었다.
맘, 믿을 수가 없어요. 내가 그녀를 보러 헬렌스버그를 간다니요. 그것도 내 아이와 함께요.
맞아. 심지어 너는 여기에 이렇게 벤치에 앉아 나와 얘기를 나누고 있어. 너의 아들을 데리고 와서는 말이야. 믿을 수가 없어.
자, 그럼 커피를 마셔볼까? 네 것까지 내가 타올게.
몇 분이 지났을까. 맘을 따라 나도 주방으로 들어왔다.
오 마이 갓!
생일초 두 개가 작은 초코 브라우니에 꽂아 있었다.
맘과 인도 친구, 그의 엄마, 그리고 내 아이가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기 직전이었다.
나는 조금만 기다려 달라 하고 바로 영상을 남겼다.
오늘 점심 카운트다운에 들렀을 때 맘이 큰 생일 케이크를 집어 들어 나는 필요 없다며 못 사게 했었다. 언제 샀냐 물어보니 내가 다른 걸 보고 있을 때 샀다고 했다.
점심을 먹고 난 뒤 대모님에게 안부 톡을 드렸고 친정아버지와는 전화통화를, 친정엄마와 새아버지와는 영상통화를 했다. 맘을 소개해 드렸다. 아이도 행복해 보였는지 두 분은 마음을 놓는 것 같았다. 두 분은 맘에게 감사인사를 전했고 다음에 꼭 방문하고 싶다는 인사를 전했다. 맘은 두 분에게 말했다.
Just get a ticket and come!
오늘 아침 맘에게 생일선물을 받았다.
여행용 기본 화장품 세트였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팀탐 과자 두 개. 데블 같은 과자.
대모님에게 어떤 선물이 좋겠는지 맘에게 물었다.
스코틀랜드의 친지가 매주 성당을 다니니 거기에서 언니가 미리 봐두었다가 나를 만나면 전달하는 게 좋겠다고 내게 제안했다. 영상통화로 우리는 다시 한번 내용을 확인했다. 그녀도 나에게 부탁했다. 상하이에 가게 되면 ○○*에게 스코틀랜드 키링을 대신 전해줄 수 있겠느냐고.
Of course. Why not?
*상하이에서 만날 두 친구 중 한 명으로 맘의 언니 집에서
홈스테이를 했던 중국 친구이다.
그즈음 대모님이 마음 따뜻해지는 영상을 보내주었다.
좋은 글귀와 함께.
그즈음 동기 한 명이 생일 축하 커피 쿠폰을 보내주었다.
축하 메시지와 함께.
나눔은 나눌수록 그 가치를 더하는 것 같다.
나눌 수 있음 자체에 감사했다.
내 아이와 이런 시간을 나눔에 감사했다.
Everybody around me!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