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의 대화
글래스고 숙소에 도착한 다음 날 아이와 조식을 했다.
아이와 많은 얘기를 했다.
오늘 만나러 가는 홈스테이맘의 언니 얘기를 해주었다.
맘은 언제 만났고 언니는 어떻게 만났고
맘 집이랑 언니 집은 원래는 어떻게 생겼고
앞으로 호찌민시티, 방콕, 나고야, 상하이에서 만날
친구들하고는 어떻게 알게 됐는지를 얘기해 주었다.
○○야, 언니 만나면 인사해야 해.
어떻게?
헬로, 마이 네임 이즈 ○○.
너무 긴데.
그럼 그냥 헬로, 아이 엠 ○○라고 하면 돼.
엄마가 영어를 쓰는 게 징그러워.
왜 징그러울까?
무슨 느낌이라고 설명을 못 하겠어.
엄마, 나 어제 배고파서 계란프라이 스무 개 먹는 꿈 꿨어.
응, 지금 많이 먹어.
여기 있는 계란프라이, 소시지 다 먹을 거야.
○○는 한국 가면 바로 제일 먼저 뭐 하고 싶어?
고깃집* 가고 싶어.
*어머니 친구, 아이가 이모라 부르는 분이 운영하는 고깃집이다. 아마도 한국 음식이 그리운 것 같다.
엄마는 한국 가면 바로 다이어트할 거야.
아이는 크게 웃는다.
엄마는 여기 음식이 너무 맛있어.
빵에 버터 발라 먹는 것도 좋고,
엄만 빵이 너무 좋아, 밥보다.
엄마, 나는 한국 가면 몸무게 재볼 거야. 살 얼마나 빠졌나.
엄마는 한국 가면 할머니한테 혼날 거 같아. 애는 살 빠져 오고 엄마는 살쪄 왔다고.
아이는 크게 웃는다.
아이는 한식, 밥- person이라서 비행기에서 주는 음식도 다 먹지 않았다. 좋아하는 건 숙소 조식인데, 계란프라이, 소시지, 연어, 오이였다. 토스트 빵에 버터를 살짝 발라서 먹은 건 오늘 아침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오렌지 주스.
그러니까 ○○는 한국 가자마자 고깃집 가면 엄마는 못 먹게 말려야 해.
아이는 또 크게 웃는다.
○○야, 마저 접시에 있는 거 먹어.
다 못 먹겠어.
왜?
얘기를 너무 많이 해서 얘기만 하고 싶어.
아. 그래?
우리 여기 있는 동안 계속 아침 먹을 거니깐 먹을 만큼만 내일부턴 담아 와.
알겠어.
그리고 머무는 룸까지 계단을 이용해 걸어갔다.
얼른 준비를 하고 언니 집에 가기 위해
퀸즈스트리트에 있는 글래스고 중앙역으로 갔다.
걱정했는데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갈 수 있었고
그들은 참 친절했다. 왕복티켓을 끊었다.
지금 헬렌즈버그 중앙역으로 가고 있다.
마침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See you soon 하고 말하자
Yes, it's very soon 하며 웃는다.
오늘 아침 아이와의 대화만큼이나
언니와의 시간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