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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Aug 16. 2022

'거만함'이 '겸손'으로, 그리고 '진정 소통'으로

감정 알아차림

요즘 교육분석 시간, 나의 주 이슈는 우울감이다.


올라오지 않는 우울감에 땅으로 꺼져 가고 있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들은 어떻게든 하고 있다. 묵묵히.

그리고 매주 돌아오는 교육분석 시간에 묵묵히 버텨온 감정을 꺼내놓고 또 한 주를 보낸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쉼'이란 것 없이 달려만 온 나에게, 지침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당근은 주지 않은 채 계속 채찍질만 내리꽂음을 당하는 상태랄까. 회사에, 이혼에, 공부에, 육아에, 집 문제에,.......


하지만, 내가 겪는 문제들을 '감사'로 돌려 생각해 보자고 하신다.


"이혼 중에 있으면서, 자기 집이 없는 사람도 많고, 아이를 돌봐줄 사람 없이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 치료센터에 주중 1회 근무할 수 있게 해 주는 회사도 거의 없고 말이야. 어머니가 특히나 아이를 잘 보살펴 주고 계시고, 또 OO에게는 아버지가 둘이나 있잖아. 두 분 다 아이를 예뻐해 주시고. OO이가 안정감을 가질 수 있게 양쪽 집에서 모두 공간을 마련해 주고 계시고. 감사한 일이야."


그렇게 생각하니, 감사한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감사는 나의 어려운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어디까지나 나의 필요로 소환당했다.

내가 살기 위해 반드시 소환해야 할 감사인가.


그리 생각하니 진정 감사는 아니란 생각이 든다.

'진정 감사'가 아니라면 내 삶을 여유롭게 살아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겸손'이 더해져야 '진정 감사'가 충만해질 터인데.

나는 나의 표현을 앞세워 나란 사람에 대한 거만함을 들먹거린다.

이 또한 겸손과는 정반대의 길이다.

나누는 것에 가리어진 '거만함'이, '겸손'으로 변화되어, '진정 소통' 하는 순간을 맘끽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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