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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Aug 23. 2022

내담자에게 빌리 조엘의 <비엔나>를 들려줄 수 있었을까

감정 알아차림<2022.8.23>-상담자의 독

오늘 내담자를 처음 마주했다. 접수면접이었다.

그분에게 빌리 조엘의 <비엔나>를 들려줄 수 있었을까.


감사란 것이, 무엇을 보고서야 나오는 감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빌리 조엘의 <비엔나>를 오늘 처음 만난 내담자에게 들려준다면 위로가 되었을까.

내가 써 내려간 '인생 속 나의 본질'이란 제목의 글을

그분에게 보여 준다면 위로가 되었을까.

이 질문에 나의 답변은 노No다.


오히려 부러워할까. 여유가 있다고.

쓸 여유. 음악 들을 여유. 나를 볼 여유.


감사합니다, 겸손하겠습니다

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간

그건 감사와 겸손이 아닌, 그것들에 앞선

오만과 자만과 우월감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삶에 경거망동 않고 일희일비 않고 묵묵히

살아가는 것만이 그 자체로 감사와 겸손일지 모르겠다.

우리 각자가 주어진 인생을 마주하는 저마다의 모양으로.



나의 글이 작고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눈가에 살며시 흘러내린 눈물도 상담자에겐 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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