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결정했잖소.

당신은 거기 있잖소.

by 세만월

관짝 문을 열고 들어가 못을 박았다.

더는 나오지 말자, 다짐했다.

밖에서는 관짝을 두들여대고 있었다.

여보시오, 나오시오.

그러자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몰려든 것 같았다.

왜 몰려들까, 궁금했으나 그것도 잠시

아랑곳하지 않았다.

문을 어떻게 열었소?

못은 어떻게 박았소?

왜 들어갔소, 거기를?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내게 궁금한 것이 그것뿐이오?

그곳은 어떠하오?

별게 없소만.

그대들이 궁금해한다는 것 말고는

정작 이곳은 별게 없다오.

그럼 도로 나오시오.

왜 나가야 하오?

왜?

그렇소. 이유를 생각했으나 알아내지 못했소.

무엇을 말이오?

왜, 말이오.

왜, 란 건 질문이 아니오. 결정이오. 당신은 이미

결정한 것이오.

무엇을 결정했단 말이오?

당신은 거기 있잖소. 그럼 삽으로 흙을 뜨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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