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러니, 별일 아니다.

by 세만월

아이 학교 오전 일정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수사관님의 연락을 받았다.


카페에 자리를 잡고

수사관님에게 연락을 드렸다.


피고소인으로 신고를 받아

다음 주 진술하러 나오라는 내용이었다.


아이와의 시간을 좋은 것들로 채우려는

내 노력이 힘이 빠질 때가 있다.


오늘 오전,

엄마들과 곧 있는 학교 큰 행사 준비를 마치고

도서관을 나서는데

아이가 "엄마, 엄마" 하고 나를 불렀다.

아이는 마침 점심을 먹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었다.


"엄마 밥 먹으러 간다."

"나도 갈래. 지금. 같이 가."

"이따 학원에 있어. 그리로 갈게."


오전 내내 같이 일한 엄마들과

점심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오늘 오후에는 아이 학원 일정 끝나면

아이와 돈가스에 냉메밀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이달 아이는 수사관님을 보고 갔다고

방금 전 수사관님을 통해 알았다.

아이는 내게 말하지 않았다.

아이 아빠가 희망한 것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지만

속상하다.


아이야, 너는 어떤 마음이니?


조금 있다 아이와 맛있게 식사를 할 것이고

담주 선약해 놓은 일정을 보낼 것이고

그날 저녁에 별일 아니듯 진술하러 갈 것이다.


진술하러 가는 전날

아이와 같이 다니는 미술 학원에

과자랑 분식을 사가 다과파티를 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내 아이에게 형 누나들이고

내 아이는 그들을 잘 따른다.

그 친구들은 나를 좋아한다.

작가님이라고 불러 준다.

한 친구가 떡볶이를 사 와서 한 입씩 나눠주었다.

또 한 친구는 칸쵸를 사 와서 한 개씩 돌렸다.


어머, 나도 담주 맛있는 거 사 올게.


그러자 학원 선생님이 웃으시면서


이런 게 참 좋은 거 같아. 하신다.

그러니까요. 이렇게 아이가 미술도 하고

형 누나들하고 시간도 보낼 수 있고요.


아이와의 시간을 좋은 것들로 채우려는

내 노력이 순간 힘이 빠졌다.


하지만, 오늘만 아이를 신경 쓸 것이 아니고

또, 아이의 시간을 내가 채우겠다고 할 것이 아니고

아이도 나도 각자 주어진 인생을 사는 것이겠다.

그러니, 별일 아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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