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오랜만에
서울집에서 하룻밤 잤다.
세 과목을 듣는데
마지막 수업 쉬는 시간에
폰을 켜보니
집전화가 와 있었다.
어, 집이면 ○○인데.
바로 집으로 전화했다.
누구세~요? (느끼한 톤으로)
아이가 바로 받았다.
응, ○○야. 전화했지?
응. 엄마, 할머니가 한자 하고 속셈 하고 티브이 보라는데
나 한자 하고 티브이 보고 속셈 하잖아.
아이가 자기 순서대로 하고 싶어 한다는 게 느껴졌다.
응, 너가 원래 하던 대로 해. 할머니께 말씀드리고.
아이는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듯이
응, 알겠어 하고는 바로 끊었다.
(귀여워.) 혼잣말하고는 수업을 들었다.
수업이 다 끝나고 지하철을 타기 직전
아이에게 전화했다.
내일 갈 때 뭐 사갈까?
어제 말한 테이프랑 또 있어?
음, 뿌셔뿌셔 네 개. 맛은 상관없어.
그래. 내일 봐. 잘 자고.
근데 왜 이리 뚱해 보일까?
혼났어.
할머니한테 혼났구나.
아니, 책 읽는다고.
아. 엄마가 잘못 들었네.
엄마는 나한테 맨날 말 잘 들으라고 하면서
내 말 잘 안 들었네.
아. 바깥소리 때문에 잘 못 들었어. 미안해.
다음엔 집중해서 들을게.
알겠어, 그럼 나 책 읽는다.
응. 낼 봐.
(정확하네.)
오늘 아침 8시쯤 집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응, ○○야.
전화를 받았다.
엄마, 나 오늘 스케줄 뭐지?
피아노, 태권도.
응. 엄마, 오늘 몇 시에 오지?
3시 반에 도착해.
그래?
왜, 엄마가 학원 앞으로 갈까?
태권도 차 타고 집으로 바로 오든지.
응. 그럴게.
(그냥 전화한 거 같은데. 아이 전화가 반갑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