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한 할머니가 살았다.
그 할머니는 이웃 주민들이 잘 몰랐다.
외출을 하지 않으셨고,
외출을 해도
앞마당에 나와 꽃을 가꾸는 것이 전부였고,
장날에 갈 때는
이른 시간 조용히 다녀오셨다.
어느 날, 그 집에 초인종이 울렸다.
처음 듣는 초인종 소리였다.
할머니는 자기 집에 누가 왔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밖에서 큰 차가 경적을 울렸다고 생각했다.
집 앞 바로 도로가 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또 한 번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누가 이렇게 빵빵거리나.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대문 앞에 서 있었다.
어, 저기에 있네.
비가 내린다.
날은 흐리지만
카페 안이 따뜻해서일까.
겨울 눈이 오고 난 푸근한 날씬 것 같은
오전이다.
이 큰 카페는 조용하다.
나와
저 멀리 손님 한 분뿐이다.
대문 앞에 서 있는..
누구인가, 무엇인가.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누구인가, 무엇인가.
아무도 누른 적 없는 초인종.
여태 고장 나 있지 않았다.
초인종을 누른 것인가.
초인종 소리를 들은 것인가.
초인종 소리를 본 것인가.
초인종 소리로 믿은 것인가.
대문 앞에 있는 것인가.
대문 앞에 있다고 본 것인가.
대문 앞에 있다고 믿은 것인가.
초인종 소리는 들어본 적 있는가.
초인종을 알고는 있었는가.
이쯤 되면 대문 앞에 서 있는..
누구인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