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친아버지의 입원 II

by 세만월

엊그제 아침 아이 친구들과 엄마들과

체험학습을 하고 바로 서울 친아버지 집에 갔다.


저녁에는 아버지랑 같이 아이의 축일 파티를 했다.

천주교인이 아닌 아버지께는

축일을 설명해 드렸다.


아버지는 케이크를 드시고 자리에 드셨다.

할아버지 옆에서

아이는 케이크와 함께 빼빼로를 먹었다.

아이와 나는 ASMR을 찍으며 놀았다.


할아버지 주무시니까 우리 요기 불은 끄자.

응.


주방 불만 켜두고 한동안 킥킥 거리며

ASMR을 찍다가

우리도 방에 들어가 잤다.


다음 날 아침 아이와 나는 할아버지와 인사를 하고

또 올게요 하고 청량리로 갔다.


오늘 아침 이냐시오 성당에서 기도를 했다.

기도를 마치고

이냐시오 성당에 오늘 미사가 없는 걸 알고

부랴부랴 예수회센터 12시 미사를 드렸다.

성체조배실에 잠시 앉았다 가려는데

무음으로 해두었던 핸드폰을 보니

요양보호사님 전화와

○○병원 응급실 번호가 찍혀 있었다.


요양보호사 님 덕분에

아버지를 119로 응급실까지 모실 수 있었다.

나는 서둘러 병원에 갔고

요양보호사 님과 교대했다.

병실이 모자라 한두 시간 대기하다가

입원 수속을 밟을 수 있었고

입실했다.


어머니에게 상황을 알리고 아이를 부탁드렸다.

대모님께 말씀드리고

남동생에게 알렸다.

몇몇 지인들에게도 기도를 부탁드렸다.


여러 검사를 하려다

차마 하지 못한 검사들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오늘 중에 꼭 먹어야 하는 약은

콧줄을 끼워 넣었다.


잠시 앉아 있는데

대모님에게 톡이 왔다.


내일 더 분주할 테니

잠 잘 자둬요.

우리 대녀가 너무 안쓰러워

마음이 아픕니다.

무난하게 순하게 넘어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아이가 잠들기 직전 영상통화를 했다.

할아버지는 지금 주무셔.

엄마는 건강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응. 엄마, 낼 스케줄.

피아노 영어 태권도.

응.

낼 아침에 또 전화할게. 걱정하지 말고 잘 자.


어제 아침까지 괜찮았던 할아버지가 쓰러지셨다니

아이는 약간 놀란 것 같았다.

어머니께 아이 잘 달래주세요 하고 톡을 드렸다.


어머니에게 톡이 왔다.

우리가 잘 서 있자.


교육분석 선생님에게 톡이 왔다.

마음 잘 챙기고 중심 잡고.


네.


잠잠해 있으려

묵주를 들었다.

속으로 성모송을 외웠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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