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미사와 성가(암흑에 헤메는 한 마리 양)
1) 무거운 십자가 지고 가신 골고타 언덕을 생각하며
우리가 지은 죄 뉘우치니 주여 용서하옵소서.
2) 십자가 달리신 주 예수여 그 인내 우리도 닮게 하사
고통이 우리를 덮쳐올 때 주님을 따르게 하소서.
3) 고통에 짓눌린 주님 얼굴 하늘이 놀라며 땅이 울고
그 언덕 어둠이 짙어올 때 구원의 주님 떠나시네.
4) 죄인을 부르러 오신 주여 십자가 그 은혜 내리시어
영원한 생명을 주셨으니 감사와 찬미받으소서.
1) 사랑의 주여 주님을 모시기에 부당하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영혼이 조찰케 되리이다.
성체 성혈로 우리게 오시어 영원한 생명 주는 신비한 사랑
새 생명 주신 은혜 감사하리다.
2) 이 성체 안에 숨어 계신 예수여 연약한 죄인 엎디어
경배하리 떡과 술의 형상에 주 계심을 믿음으로만
깨닫게 되오니. 굳건한 신앙 내게 내려주시어
영원히 주님 안에 살게 하소서.
3) 이 큰 은총 일치 이루는 기쁨 세상 끝날에 주님을 뵙게
되리 인류 구원 위하여 죽기까지 다 쏟아 주신 지극한 사랑에
무딘 이 마음 감동되어 비오니 성부여 나의 봉헌받아주소서.
1) 주여 임하소서 내 마음에 암흑에 헤매는 한 마리 양을
태양과 같으신 사랑의 빛으로 오소서 오 주여 찾아오소서.
2) 내 피요 살이요 생명이요 내 사랑 전체여 나의 예수여
당신의 사랑에 영원히 살리다 오 내 주 천주여 받아주소서.
3) 내 나아가리다 주 대전에 성혈로 씻으사 받아주소서.
거룩한 몸이여 구원의 성체여 영원한 생명을 내게 주소서.
재의 수요일, 미사를 드렸다.
성가를 부르면 항상 눈물이 난다.
어떤 이는 눈물도 은사라며 많이 울라 한다.
참기 힘든 성가는 마지막 151번, 주여 임하소서이다.
'암흑에 헤매는 한 마리 양을'은 내 쥐약이다.
얼마 전 찾은 달오름극장은 좋은 기억만이 있는 곳은 아니다.
복잡 오묘한 심정들이 다 오는 곳이어서
사실 국립극장은 어느 순간 안 가는 곳이었다.
어제저녁 교육 분석 시간,
그곳은 참 허망한 곳인 것 같아요. 제게는.
미사 드리고, 연극 보고, 그날 어떤 것들이 접촉되었던 것 같아?
돌고 돌아 연극 한 편, 연극 한 편 돌고돌아.. 제목이기도 했어요.
인생이란 게 돌고 도는, 뭔가 허망하다.. 그런 심정이었던 것 같아요.
암흑에 헤매는 한 마리 양이었던 것 같다.
그즈음부터.. 그래서 그런가.
달오름극장에서 우리들만의 축제가 끝났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나를 어쩌지 못했다.
무릎 시리다는 어른들 말씀이 내게는 심장으로 왔다.
심장에 구멍이 난 듯 찬바람이 너무 시렸다.
그때마다 국립극장에 가서 공연을 보곤 했다.
그러나 구멍을 메우지 못했던 것 같다.
허망함 그 자체였다.
몇 년을 돌고 돌다 그곳에 가는 것을 멈추었다.
오랜 세월 흘러
아버지 입관식을 마주한 듯 그곳에 있었다.
지금은 마음 흘러가는 대로 느끼고 OO이 마음대로 해.
OO이가 모든 곳곳에서 아버지와 접촉이 되는 것 같아.
아마 시간이 필요할 거야.
네.
이제 곧 아이도 오지?
네. 이번 주 일요일에 와요.
아이 오면, 또 다른 시간들을 보내.
네.
국립극장도, 집 앞 산책로도
이제 곧 오는 봄도
아이와 같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오름극장에 갔던 날
미사 드리기 전에 성물방에 들렀을 때
'자녀를 위해 드리는 어머니의 기도'를 샀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다시 시작하자,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아버지가 언제 젤 생각나?
음.. 첫 출근하고 퇴근하는데,
아빠, 힘들었다, 하고 제가 혼잣말하더라고요.
기차에서 엄청 운 것 같아요.
할 만하냐? 하면서 절 보면서 웃어주시거든요.
저 조그만 게 언제 커서 일을 다니냐 하는 것도 같고,
기특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신기해하는 것도 같고..
여러 감정이 있겠지만, 기특한 마음이 크셨을 거야.
네. 그랬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할 만하냐?' 묻고는
더는 말은 하지 않으셨어요. 그게 너무 생각나요.
아버지 인품이 그 말속에 다 들어있는 것 같네.
네. 거기에 조언하거나 자기 걱정을 막 쏟아내거나
잔소리하거나 하시는 분이 아니셨어요.
그냥 그 말만 하셨어요.
아버지가 제가 연기하는 걸 보셨으면 참 좋아하셨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OO이가 박사 되는 것도 다 보셨잖아. 뿌듯해하셨을 거야.
상담일 하는 것도 보시고.
네.
내 아이도 자기에게 중요한 순간에 아빠가 없다고 생각하면
아쉬워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이에게 중요한 순간은 아이 아빠에게도 말해줘야겠구나,
하고요.
아이에게는 아빠잖아요. 아이에게 중요한 순간을
제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까지 하게 했구나.
네.
신정, 구정, 설을 두 번 보낼 수 있는 것 같아 좋은 것 같아.
나를 두 번이나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아서.
아, 그러네요,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