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만월 Apr 19. 2023

음악과 인생; 두카(Dukkha)와 <Track 9>

감정 알아차림<2023.4.6>; 이소라 <Track 9>

<삶은 고苦가 아니다>라는 책이 보인다. 내 방 한 벽면에 서 있는 하얀 책장 맨 위칸에 빼곡히 꽂혀 있는 책들 위로 가로 뉘어 놓은 책이다.


'삶은 고苦이다'라고 읽혔다.

우리가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창 고민하고 있을 때 유튜브 영상으로 불교 채널을 보다가 'Dukkha'라는 개념을 보게 됐다.

그 영상에서는, 두카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환경 또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녹색창에 검색해 보니 "고(苦):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범인(凡人)의 고뇌, 번뇌"라고 적혀 있었다.


불경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순간의 화두와 너무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카톡 프사에 "Dukkha"라고 적어놓았다.

이것을 받아들여야 하루를 살아낼 수 있을 것만 같아서였다.

'뭔가 깨닫지 못해서 지금 내가 힘든 거구나!' 이렇게 생각해야 늦은 저녁 수업에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잠시 후 이소라의 음악을 찾아 들었다.

유튜브 영상으로 잠시 봤던,  그 순간 내가 이해했던 Dukkha가 이소라의 가사를 통해 이해가 더해졌다.

마음을 어루만졌다.

두카Dukkha에 대한 나의 이해가 잘못되었다면

너그러이 이해를 구한다


내가 이해한 두카를 가슴 깊이 스며들게  

이소라의 음악은 <Track 9>다.

https://kko.to/S9R4GkyJ-U

나를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

걷고 말하고 배우고 난 후로 난 좀 변했고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화나게 하고

당연한 고독 속에 살게 해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나는 알지도 못한 채 이렇게 태어났고

태어난 지도 모르게 그렇게 잊혀지겠지

존재하는 게 허무해 울어도 지나면 그뿐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강하게 하고

평범한 불행 속에 살게 해

이 하늘 거쳐 지나가는 날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나의 인생을 생각하니

서글프고 버겁기만 지금,

인생 앞에 무릎 꿇고 좌절하고 있는 지금,

그럼에도 앞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지금,

소위 '비전'이네, '사명'이네, 하며

내가 이름 붙여 의미 부여한 나의 삶에

이름은 내가 "멋대로" 붙여놓은 것이 아닌가!

"나대로" 갖다 붙인 이름이 아닌가!

나는 "나를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내가 짓지도 않은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말이다.


어쩌면 삶은 내가 이름 붙인, 내가 부여한 의미대로가 아닌, 평범한 불행 속에 나에게 주어진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은 문장이다.

작가의 이전글 "과감히 끌어안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