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이면

이내 사라질 잠깐의 찰나

by 김서르


" 으앙~ 왜 화장실 문 닫고 와~ 왜 쟌이 놔두고 갔어~ 엄마 진짜 미워~으앙~~"


칡흑같은 새벽, 혼자 화장실 갔다가 다시 방에 들어서는데 왜 화장실 문을 닫고 오냐며 막무가내로 울어대는 너. 사실 네가 왜 우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다만, 서둘러 널 진정시킬 생각에


" 그랬구나,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다시는 화장실 문 닫지 않을께. 다음부턴 그러지 않을께. 엄마가 미안해~ 쟌이 엄마랑 다시 자자~"


하며 온 갖 투정 다 받아주었지. 한 참을 그렇게 울던 너는 이내 지쳐 잠들었어. 잠 든 네 얼굴을 보며 왜 갑자기 그랬을까, 혹 오늘 낮에 엄마한테 화난 일이 있었었나?하고 생각도 해보았지. 방금 내가 네게 보인 낮은 자세가 혹여 버릇을 내게 될까 잠시 걱정스럽기도 했어.


근데 있잖아, 쟌아. 엄마는 오늘 새벽 울고불고 했던 그 때, 너의 마음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그냥 지금 나를 달래주세요, 안아주세요> 하는 것 같았어.



10여년이 지난 후, 너의 사춘기와 엄마의 갱년기가 충돌 하게 될 날이 반드시 오게 될꺼야. 그런 날이 오면 오늘 새벽처럼 그냥 안아주고 달래주는 엄마와 아들이 되자.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일과 이해하기 싫은 일들이 수두룩해지더라도 오늘처럼 그냥 꼭 안아주자. 이 깜깜한 새벽처럼 아침 햇살이면 이내 사라질 잠깐의 찰나 때문에 우리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때도 마가 오늘처럼 쟌이를 꼭 안아줄께. 너는 엄마품에서 빠져나가지 말고 안겨서 울어줬으면 해.

4살의 어느날이던 오늘 새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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