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기 전에, 팀 페리스 따라 하기
모든 것은 투쟁에서 시작된다, 라는 모토(?)를 토대로 Survival 139days를 시작한지 어제부로 보름째다. 열다섯번이라는 어설픈 끄적임이 무언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쯤 숨 고르기 차원으로 쉬어가볼까 한다. 글을 쉬려는 것은 아니고, 그간의 여정을 간단히 정리해본 후 나름의 소감도 밝혀보고, 평가도 해보고, 뭐 이것저것 확인해보려는 거다.
팀 페리스 따라하기를 하루 쉰다고 생각하니 마음에 여유가 생긴건지 어쩐건지. 집에 있는 재료를 긁어모아 뚝딱 토마토 파스타를 해먹었다. Yummy! 토마토 퓨레와 베이컨과 방울 토마토 그리고 마늘이 있다면(곁들일 레드 와인도 있다면) no problem!!
이전 글에서 언급했었다시피 지난 9월에 여행잡지 에이비로드 Reader's Diary에 기고한 베를린 커피 순례기가 당첨되었고, 감사하게도(신나고 즐겁고 기쁘게도) 11월호에 실리게 되었다.
글쎄... 특별한 경험이라고 할만 한 게 아닐지 모르겠으나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땐 신나기만 했다. 오랜만에 마치 어린아이처럼 어깨를 들썩들썩 몸을 둠칫둠칫 거리며 좋아했다. 기념으로 갖고 싶었고, 오늘 드디어 11월호를 사버렸다. 내 글은 물론이고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정독할 예정이다.
제법 오래 유지되는 슬럼프(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 어둡고도 침울한 순간들) 때문에 이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 여정 전에도 그리고 중에도 가장 큰 고뇌와 고민의 결론이자 우선순위는 '이직'이었다. 떠난지 거의 2년이지만 전회사 대표님, 즉 ex-boss와는 가끔 함께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왔었다. 결국, home sweet home으로 컴백을 결정하게 됐고, 이런저런 것들을 의논하기 위해 ex-boss와 만났다. 계속해서 예측할 수 없는 이슈나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고, 우리는 풀어나가야 할 것들이 산적해 있는 유쾌하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되기도 했지만 마음 한 켠이 이리도 편한 건 과연 돌아갈 '홈'이 있기 때문인걸까. 되려 헤어져있으면서 서로의 진가(?)를 더 알게된 듯한 ex-boss와 나와의 그 어떤 '관계'. 전우애같기도 하고 (정말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지만) 가족같기도 한 이 오묘한 관계는 과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까. Anyways, 삼성동 'view'나 보자시며 파크하얏트 24층 로비 카페로 부르셨다. 날이 좋아 전망이나 바라보며 대화좀 나누려했건만 온통 심각한 얘기를 꺼내놓으시니 테이블 한 번, ex-boss 얼굴 한 번 쳐다보다 한 시간이 끝난 듯했지만 다즐링 밀크티는 꽤 맛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곧 다시 한 번 (지난한 여정을 함께하기 위해) 조우하게 될 것이다.
Survival 139days를 보름간 하는 동안 물론 (겨우내) 일도 하고, (가끔) 고민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책도 읽었다. 읽은 책에 대하여는 몇몇에 대하여라도 끄적이겠노라고 결심했었건만 지키지 못했다. Totally failed. 잠시 한줄평 흉내라도 내보고 넘어가볼까. 다음의 여정 동안엔 다시 제대로 시도해보겠노라고 결심해본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산문. 단어와 문장에서는 (선택이) 냉철하고, 행간에서는 (의미가) 한없이 따스한 글
쓰기의 감각
지난한 글쓰기의 여정에 대해 이토록 유쾌하면서도 솔직하고 프로다울 수는 없을 것 같은 회고록이자 안내서
여행자의 책
누군가 왜 여행하냐고(또는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폴 서루의 글모음을 본 후 나만의 답을 찾으면 될 듯
김영하 산문 말하다
이 세상에 외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책. 방황하는 우리들에게 인문학적 어른이 되도록 안내해주는 책
곁에 남아 있는 사람
임경선을 처음 읽었다. 생활밀착형 소설같은, 이랄까. 기대가 너무 (대체 왜?) 컸던 것일까. 기억이 거의 없다.
헤밍웨이 X 백민석
헤밍웨이와 그의 작품에 대한 전천후 이해를 도와주는 친절한 책. 여행서 같은 인문서. 신나게 읽었다.
장사특강
Straight forward and honest book. 실제적이고, 직설적이고, 스마트하다. 장사를 하려면 필독하라.
내일이면 다시 16번째의 여정을 시작할 것이다. 결심했던 것 중 지키고 있는 것은 오직 하루에 한 번 이 여정을 밟아간다는 것 뿐. 여전히 모든 게 엉망이다. 독일어 공부는 딱 한 번 밖에 못했고(매 주 금요일에 하기로 했던), 홈요가는 지난주는 주 5일 했지만 이번주 월~목은 전멸했다. 아니, 자멸일까. 서평은 위에서 고백한대로 위의 한줄평이 처음이고, 일정표 짜는 건 간헐적이다. 나는 여전히 나를 과대평가했고(대체 왜...), 환경도 상황도 변화된 게 없을뿐만 아니라 내 마인드와 태도 또한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 이렇게 '분투'하고 있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리라 믿어보고싶다. 내일이면 또 내일의 태양이 뜨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