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st, Friday afternoon
햇살 따스하고, 곁에는 그가 있고, 주변은 호젓하고 한적하다. 금요일 오후의 풍경과 느낌이 이러했는가. 새삼스럽도다.
계속 울려대는 전화와 카톡만 빼면 완벽한데 역시 삶은 쉬이 완벽한 순간을 허락하지 않는구나.
줄곧 직장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보니 아무런 저항도 솔루션도 없이 스트레스에 지배를 받는 것 같아 잠시 숨을 고르고 그와 함께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스트레스는 누군가가 또는 환경이 주기만 하는 게 아니다. 내가 받는 것이기도 하다.
유쾌하진 않지만 일종의 상호작용이다. 방어와 공격이 교차돼야 하고 휴전도 필요한 전쟁같다.
그렇다면 어느 한 쪽은 패자여야 한다. 정신차리고 보니 패자가 나여서는 안되겠다는 것이다.
(마음) 그릇의 크기를 키울 수 있을까?
성질 나고, 스트레스 받기 마땅한 일일지라도 금세 웃어 넘겨 버리고(썩소여도 좋다) 나에게 득이 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냉철하게 선을 긋고 새마음을 장착하는 그런 프로가 되어볼까? 될 수 있을까?
퇴사 결심 후 남은 3개월이 3년 같이 느껴져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오늘 같이 평안한 평일 휴가를 수차례의 전화와 카톡으로 망쳐버린 상사를 한없이 탓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심술도 났지만, 어찌됐든 모든 것은 나에 대한 성찰로 끝나는 것이 나으리니. 그렇다면 남은 오늘 하루는 방해받지 않기로 선택해보자. Physically and mentally.
숨 고르기는 역시 자그마한 내 '우주'인 내 '서재'에서 해야 제 맛이다.
비엔나 여행중 공수한 블렌디드 아쌈티를 우려 내고, 손길과 마음길 탄 책을 몇몇 쌓아 본다.
고요히 열었던 오늘이었으니 고요히 닫아보련다.
끝이 없는 생각에 짓눌리지만 피할 길 없어 되려 파묻혀 본다.
가을밤은 왜이리도 치명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