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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ad for Travel

Stockholm에 더 깊숙이 들어가다...

안녕 스톡홀름 # 7

by Wendy An

어느덧 스톡홀름 Day 3 - 매 분 매 초 시간이 아까워 어쩔 줄 모르면서도 그와 동시에 시간아 흘러라, 나는 괜찮다, 라며 웬일로 나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여유까지 부리나 싶었던 스톡홀름 여행, 그 그리운 여정. 그래, 나에게 한 없이 관대해지고 마음껏 매 순간을 누리는 게 여행이지, 암만 그렇고말고. 꿈같고 달콤했던 호텔 엣헴(etc hem)에서의 2박 3일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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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나와 나를 맞이해주는 이 식물 친구들!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며 아침 인사를 건네주는 것만 같다. 여행지에선 모든 게 반갑고 정겹고 친구같고나. 상쾌함을 배가 시켜주는 green friends. Tack! 창밖으로 힐끗 보이는 하늘은 오늘도 맑아주겠다며 화창히 빛난다. 역시 Ta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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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조식은 서재 테이블에서 하기로 한다. 그리울거야, 이 곳. 이 공기. 이 느낌.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던 엣헴에서의 3일. 잘했고, 잘했다. 간질거리는 발언이라 삼가려 했던 멘트이건만, 가격을 생각하면 칭찬해주어야 마땅하다. 선 지르기 후 수습, 암, 이 게 인생이지....또르르르르르 ^^ It was worth it. The best hotel 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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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정성스레 차려진 조식. 향긋한 커피와 신선한 과일 & 요거트. 그리고 진심 맛있었던 브레드 & 버터. 애정하는 영화 Julie & Julia가 떠오른다. 주인공 Julie가 사랑하는 남편 Eric에게 헌사하 듯 건넸던 고백. 자주 떠오르는 장면이다. 맛있는 버터를 음미하니 역시나 떠오르는 군.

You are the butter to my bread,
and the breath to my life


언젠가 나도 사랑하는 그에게 (수줍게 문자로) 인용해서 마음을 전한 적이 있었다. 그를 만나기 전 꽤 오래 전부터 예약해두고 준비해두었던 여행이라 함께 할 수 없었던 아쉬움과 2주간 떨어져 있어야 하는 그리움에 행복했던만큼 힘들었던 이번 여행. 날마다 통화하며 그리움을 달랬던 그 때를 떠올리면서 그는 여전히 '못 할 짓'이라며 손사래 치지만 그 애절함에 더 깊어진 사랑이라 생각하니 한편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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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독서는 Acne 매거진으로. 몇 년전 잡지임에도 읽을 거리가 너무나 풍성하다. 아침부터 예술감 폭발하는 거 아닌가몰라,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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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 곡도 거의 없고 누군가 들을까 싶어 매우 수줍었지만 꼭 한 번은 연주해보고 싶었...아니 연주하는 흉내라도 내보고 싶었기에, 용기를 내어 두 손을 올려 쿵쾅쿵쾅 :) 어설픈 캐논을 연주하며 부끄럽기 그지 없었지만, 그와 동시에 감출 수 없었던 즐거움이 피식피식 새어 나왔다. 모르겠다. 나는 그저 여행자에 불과하니 나만 좋으면 되는 거 아니냐, 라며 두 번이나..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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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아웃 전에 동네 산책 더 열심히 하고파서 마음껏 거닐고 노닐었다. 이름모를 교회 그리고 여유로운 로컬사람과 멋진 개 한마리. 북유럽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애견 사랑의 성지인 듯하다. 예쁘고 멋진 아이들을 정말 많이도 만났는데, 이 또한 즐거운 경험이었다. 왜, 나보다 행복해보이는거지...?! 스톡홀름은 개도 강아지도 여유로워보인다. 내 눈에만 그리 보인걸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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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맑은 하늘, 선선한 바람, 따스한 햇살. 모두 고맙습니다! Thank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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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없이 정처 없이 산책하며 거닐다가 구글맵을 켜고 찾아온 베이커리 카페, Green Rabbit. 호텔 엣헴(etc hem)에서 선물해 준 book 'THE SEASONS AT ETT HEM'에 추천되어 있는 카페라 부러 찾아왔다. 커피와 빵이 정말 수준급! 아담하게 아기자기 넘나 예쁜 곳. 거의 꽉 차 있었지만 창문 곁 다행히 한 자리가 비어 있었다. 얼른 가서 착석하고 재빠르게 플랫화이트와 시나몬롤 주문! 분명 조식을 먹고 나왔는데.....또르르르르르

Green Rabbit

Tegnérgatan 17, 111 40 Stockholm, 스웨덴

https://goo.gl/maps/bMsFm3yTWy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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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맛있다. 한가로이 앉아 큐티(QT)도 하고 아침 일기도 쓰고 멍하니 생각에도 잠겨본다. 아, 이 여유. 주머니에 좀 넣어갈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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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 new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어우러진 공간. 작지만 존재감이 꽤 커보인다. 친숙하게 서로 인사를 건네는 이들이 많이도 오며가며 빵을 사가고 커피를 마시고 담소를 나눈다. 그들에겐 일상이겠지, 생각하니 또 부럽기 그지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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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을 듯이 한가로운 여유를 맘껏 즐기고 또 다른 핫한 동네 Östermalm(외스테르말름)으로 향했다. 스톡홀름을 걷는 게 좋다. 그래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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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하고 온 건 아니었는데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매력적인 스웨덴 브랜드 &other stories가 짜잔!하고 나타나버리는 바람에(으흐흐흐흐) 빨려들어가듯 발 길이 닿아 버렸다. 두 손 무겁게 나온 건 비밀...아니 안 비밀...택스 리펀 영수증도 빠짐없이 챙겼고! 스톡홀름에서의 유일했던 패션 쇼핑이었지만 꽤 알차고 만족스러워서 그리워 했던 브랜드인데 서울에 입성한단 소식을 들었다. 반갑기도 하고, 아니 반갑기도 하고, 후훗-

Biblioteksgatan 11

Biblioteksgatan 11, 111 46 Stockholm, 스웨덴

https://goo.gl/maps/UtGWNdSNZu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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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체크아웃을 마치고 아름답고 친절했던 호텔 엣헴(ett hem)의 스탭들과 정겨운 담소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엣헴에서 불러준 택시를 타고 호텔 이사 중! 멋진 백발(?), 금발(?)의 기사님도 친절하시고 영어도 잘하시고. 거리 구경 신나게 하며 편안히 이사를 마무리했다. 체크인하고 짐만 대충 던져두고 다시 거리로,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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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호텔이 있는 센트럴에서 지하철을 타고 Slussen(슬루센) 역으로 향했다. 귀한 인연이 된 어나더 스톡홀름 여행자 Jona언니와의 조우를 위해! 슬루센 역에서 부러 내려 지난 번과는 다른 경로로 Södermalm(쇠데르말름)으로 걸어가보았다. 지나던 중 빨간 벽돌 스타벅스가 너무 예뻐서 찰칵. 이 나라는 스타벅스도 예뻐 보이는고나. 나 이미 사랑에 빠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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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언덕 위 공원을 지나....... 약속장소 meatballs에 드디어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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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 반가운 이 곳! 계획 아니 다짐대로 드디어 미트볼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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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너무나도 멋진 Jonad언니. 여행 기간이 겹쳐 서울에서 만남을 기약하고선 정말 만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마음이 맞아 늦은 점심식사로 인사를 트고 부분 일정을 함께했다. 성격 좋은 언니 덕분에 함께 여유를 그리고 현기증 나게 감각적인 이 도시 스톡홀름을 더 즐길 수 있었다는!

미트볼과 환상 짝궁인 애플 사이다를 안마시면 너무 서운하지, 싶어 주문. 달콤시원한 게 맛 좋다. 미트볼과 잘 어우러져 순식간에 한 병 클리어,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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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브레드 식감 매우 맘에 듦. 역시, 주인공은 넘나 고소하고 부드러운 깊은 맛의 '버터'. 정말 사랑해요 스톡홀름 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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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짜잔! 탱글탱글 푸짐하기도 한 미트볼과 링곤베리잼 그리고 사르르 녹아내릴 정도의 식감에 반해버린 으깬 감자까지! 국민 요리의 위엄에 two thumbs up! 맛있어서 또 갔던 기억이 있다. 아, 그리워, 침 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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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실내 인테리어. 묘하게 흘러나오는 라운지 음악 그리고 이 곳의 공기에 더 더 더 스며들어 즐기고 싶었다. 탐나는 아이템이 참 많았던 곳.


걸어 내려가면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한, 빈티지한 가구와 포스터 그리고 재미진 요소들이 핫 피플들과 어우러진 카페 Strings로 향해 커피 한 잔의 여유도 함께 즐겼다. 들어서면 웃음부터 나는 곳. 다른 곳과는 다르게 활기가 두 배 세 배 넘치는 곳. 노트북을 펼쳐두고 일하는 이들과 나홀로 독서하는 이들 그리고 우리들처럼 수다 타임을 즐기는 이들로 섞여 있지만 일반적으로 카페에서 느끼는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독특하지만 매우 편안했던 곳. 핫 플레이스는 다 이유와 스토리가 있는 법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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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맛도 좋았다.
손 잡이 없는 컵에 뜨거운 커피 주는 북유럽, 나만 뜨겁게 느끼는거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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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고 구경하고 재미난 물건들로 가득했던 인테리어 소품 편집샵 칵테일 한참을 구경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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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꽃들로 기분이 한껏 좋아지는 플라워샵과 또 하나의 핫 플레이스 ilcaffee. 커피맛도 맛이라지만 멋진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곳. 우리도 그 반열에 다음날 꼭 끼기로 또 다짐 & 계획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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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는 결정에 배려를 해 준 Jona 언니 덕분에 내 바람대로 PA & Co. 이 곳 역시 호텔 엣헴(ett hem)의 추천 리스트에 있던 곳이다. 이탈리안 푸드를 베이스로 하는 듯하지만 꽤 여러 메뉴가 준비돼 있다. Cozy한 곳이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듯. 엣헴 추천 리스트 역시 단연 최고!!


https://goo.gl/maps/ZboS26gyeZ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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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화이트 와인으로...^^ 맛있었던 생선과 닭요리. 다양한 연령층들이 한데 모여 자리를 꽉 채우고 있었다. 하마터면 식사 못할 뻔.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저물어 가는 스톡홀름의 또 다른 느낌을 즐기며 식사와 담소를 했다. 옆 테이블, 뒷 테이블 사람들과도 짧지만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로컬들의 일상에 숟가락 하나 얹어본 듯해서 뿌듯함이 깃든 즐거움에 마음은 또 들썩들썩거리고... 많은 배우들과 작가들이 단골인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작가들이 단골인 곳을 찾은 게 왜이리도 신이 나던지. 파리에 두 번째 갔을 때 헤밍웨이의 흔적과 발자취를 따라 다니며 가슴 충만하게 행복했던 순간이 문득 떠올랐다. 이 곳에 드나드는 작가들은 어떤 이들일까, 궁금함은 나만의 상상으로 해결해보기로 한다.



Acne를 지나며 Jona 언니 인생샷 중 하나를 무심코 선사하게 되었는데, 이 날 내 스타일이 Pärlans(펠란스) 느낌과 어울린다며 설정샷을 연출해 준 언니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수줍음을 감출 길이 없어 고개를 돌리고만 못난이 ^^; 그치만 추억은 여전히 방울방울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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