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스톡홀름 # 13
지칠 줄을 몰랐던 스톡홀름 놀이! 에헤라디야, 좋구먼, 좋구나! ^^ 구시가지 Gamla Stan(감라스탄)에서 Jona언니와 조우하기로 한 선약을 앞두고, 모닝 산책하며 지났던 동네 Norrmalm(노르말름)에 있는 BYREDO(바이레도)에 재빠르게 들렀다. 너무도 갖고 싶던 바디밤(모하비 고스트 향)을 구입하기 위해! 여행 중 쇼핑하는 시간을 거의 갖지 않는 여행자인 내게도 때로는 must-have 아이템이 있으니, 이번엔 스톡홀름에 발길 닿은 만큼 스웨덴 브랜드 BYREDO에선 꼭 득템을 하고 싶었다. 한국에서보다 20%정도는 저렴하게 구입한 것 같다. 유후~!
실은 몇 개월 전 BYREDO 구매 타겟은 향수였지만 사랑하는 그가 향수보단 내 고유의 향이 더 좋다고 말해 주는 바람에 바디밤으로 계획 수정..후훗 :)
https://goo.gl/maps/rfvsUMy8FXD2
워낙 일찍 문을 닫는 곳이다. 적어도 오후 4~5시 이전에 가는 게 승산이 있다. 며칠 전 산책겸 지나가다가 닫힌 매장 안을 호기심 가득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한 스톡홀르머 남성이 문을 열고 나오며 아쉽지만 closed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오후 5시 이전에 오는 게 좋다고 말해주며 본인을 BYREDO 담당 마케터라 소개했던 그. 마치 한 눈에 알아보았다는 듯 Korean? 이라고 묻는 통에 조금 놀랐지만, 최근 1년 부쩍 한국인 방문객이 많았기에 추측해보았다고 한다. Well, you made it! Haha :) 친절했던 마케터 덕분에 제 시간에 들러 구매 성공. BYREDO의 수퍼 심플한, 그런데 현기증나도록 세련된 디자인은 언제봐도 매력적이다. 이 느낌이 스톡홀름을 상징하는 것일까, 싶을 만큼 탐나는 매력과 디자인. 만일 이 느낌을 사람이 낼 수 있다면 치명적이겠지?! 후훗-
구시가지 감라스탄에서 다시 조우한 Jona 언니와 나. 기대에 너무 부풀었던 걸까. 구시가지에선 큰 감흥을 얻지 못한 우리. 레스토랑의 호객 행위도 불편했고, 기념품 판매샵만 줄줄이 있어 다소 실망스러웠던 터라 허기를 달래기 위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부리나케 자리를 잡고 각자 보낸 반나절의 스토리를 공유했다.
이번엔 사과 잠시 안녕. 배 사이다 스파클링으로 플리즈 :) 이 또한 맛이 꽤 좋았다. 상큼함으로 나른한 오후를 깨우며 늦은 점심식사와 담소 시간으로 휴식을 대신했다.
스톡홀름에서 처음 먹게 된 파스타. Not bad였지만 기대에 못미친 구시가지의 느낌과 모습에 못내 아쉬웠던 우리였기에 레스토랑에서도 오래 머물진 않았다. 프랑스 여행에서 스톡홀름으로 건너 온 Jona 언니의 본마망 캔디 선물로 마음을 달래 본다. 코펜하겐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간식 삼으라며 건네 준. 예쁜 캔디를 받고 나니 기분도 빠르게 상승하는 듯.
해질녁 하늘과 구름과 태양이 장관을 만들어 준다. 선선한 바람 벗삼아 서서히 걸어 감라스탄을 빠져 나와 Slussen(슬루센) 역으로 향했다. 이제는 낯섦과 익숙함의 사이로 느껴지는 도시 스톡홀름을 걷는 것이 마치 나의 일상인 듯 느끼게 되는 게 잠시나마 참으로 행복했다. 퇴근길 인파 가운데로 살며시 끼어들어 여유로이 걷고 있던 우리가 참 좋았다.
다리를 건너와 반대편에서 감라스탄을 바라보니 너무나 아름다웠다. 밖에서 바라보아야만 아름다워보이는 곳인걸까. 내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었을까...아쉬움이 크게 맴돌았다.
떠날 순간이 다가오니 센치해지는 기분. 이 매력 덩어리 도시와의 이별을 앞두고 있자니 1분 1초가 더 아깝게 느껴졌다. 후회없이 마음껏 이 곳을 누비자, 라고 다짐했던 나는 과연 원없이 후회없도록 이 도시를 거닐며 노닐었을까. 아쉬움을 조금은 남겨 두어야 다시 발길 닿게 되려나...
Slussen(슬루센) 역을 지나 Södermalm(쇠데르말름)으로 향하는 길 Högbergsgatan(회그베리스가탄)에 들어섰다. 활기를 띠고 생동감이 넘쳤던 거리와 사람들 덕분에 금세 우리도 생기를 찾을 수 있었다. 빈티지샵과 인테리어샵 그리고 카페와 패션 스토어 등이 즐비한 또 하나의 핫 플레이스. 이곳 저곳 발길 닿고 마음 가는 대로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쓰레기통과 꽃화분. So Cool, isn't it?!! :)
지나가다 만난 쏘 핫 셀렉샵 WEEKDAY.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우리는 참새 방앗간 만난 듯 신나게 구경했다. 10% off 가격으로 멋진 봄버 득템. 바로 다음 날부터 열심히 입고 다녔다. WEEKDAY의 서울 도입이 시급합니다, 후후훗!
서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 토끼 그림을 보니 그리운 그가 떠오른다. 냉큼 들어가 그에게 편지를 쓸 목적으로 토끼 엽서를 구입했다.
북유럽 디자인과 인테리어의 정수를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샵이 이 거리에 모여있는 듯했다. 열심히 구경하며 두 눈으로, 또 온 마음으로, 감각을 훔치는 중....이라 생각했었지만, 과연?! ^^
어느 카페 자리 한 켠에 자리를 잡았는데 조명이 참 예뻐 냉큼 아이폰에 담았다. 그런데 곧 클로징 타임이라 아쉽게도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코펜하겐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편지를 써야겠다. 스톡홀름 놀이를 어떻게 재미있는 스토리로 그에게 전할 수 있을까나.
여행자에겐 역시 영혼의 쉼터 스타벅스가 최고인걸까. 약간의 방황 끝에 스타벅스에서 스윗함도 충전하고 두 다리에 쉼도 줄겸 휴식 시간을 가졌다. 커피와 초콜릿 케익은 정말이지 여행자에겐 소울 푸드!
전에는 거닐어보지 못했던 Folkungagatan(폴쿵아가탄)쪽으로 향하여 밤산책을 시작했다. 꽃과 화분이 어느 거리든 상점에든 가득한 이 동네. 푸르름과 디자인이 만나 스톡홀름의 이미지를 더 완성해주는 것 같다.
The Next Day
다음 날 아침 일찌감치 일어나 향긋한 커피 한 잔 하고 다시 스톡홀름의 길로 나섰다. 어쩜 이리도 에너지가 넘쳤던 걸까. 여행자는 지칠 수 없다, 라며 스스로를 밖으로 내 몰았던 건지... 시간이 아까운 여행자는 힘이 불끈 솟아날 수 밖에 없었다. :)
WEEKDAY 봄버 개시! 새 옷을 입으니 기분이 좋구나, 라랄라 ♬ ♪
MOOD 백화점 한 켠. 가뜩이나 스톡홀르머들이 큰 탓에 허리를 더 꼿꼿이 세우고 다녔던 나인데, 건물의 기둥만큼 큰 '그녀(?)'를 만나니 주눅이 들었다, 하핫. 유쾌한 모닝 산책이로다!
다채로운 색을 뽐내는 듯 했던 아름다운 꽃과 화분. 플라워샵을 지나려니 향기가 가득하다. Feelin' So Good :)
Jona언니의 Airbnb place로 점심 초대를 받은 날! 서둘러 지하철을 타고 Norra Järngraven(노라 예릉라벤) 역으로 향했다. 살포시 내려 마주한 벽. 타일 컬러의 조합이 꽤 멋지다.
햇살이 내리쬐는 아름다운 낮의 정경. 햇살도 푸르름도 건물도 모두가 정겹다. 또 다른 매력이 깃들어 있는 새로 만난 동네, Hornsgatan(호른스가탄).
아기자기한 게 너무나 예뻤던 문구점. 돌아가는 길에 들러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캬...건물 색감 좀 보소! 맑은 하늘과 참말 잘 어우러진다. 저 민트색 건물에서 살고싶다, 후훗. 심심할 틈이 없는 매력 넘치는 이 거리. 사진으로보니 더 그리워진다.
한가로이 커피를 즐기는 동네 사람들. Hej! 외치며 인사 건넬 뻔 ^^ 꼭 와보려 리스트업 해두었던 카페 KAFFEBAR를 이렇게 우연히 지나가게 되다니! 더욱 반가웠다. 모닝 커피를 이미 한지라 아쉬움 남기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 사진은 후에 꼭 엽서로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도시가 그리운 만큼 이름모를 저 스톡홀르머들도 왠지 그립다.
https://goo.gl/maps/sny1494p1Ro
드디어 Jona언니와 조우! 마트로 향해 구경과 장보기를 시작했다. 물가가 비교적 비싼 편이라 생각했던 스톡홀름인데, 외식비가 비쌌을 뿐 퀄리티가 매우 좋은 식재료는 놀라울 정도로 저렴했다. 살기 좋은 나라의 좋은 모델을 보는 것 같았는데, 스톡홀름이 참 부러웠던 순간으로 기억한다.
예쁜 집으로 들어와 점심 준비. 센스 넘치는 Jona 언니가 준비한 또 하나의 선물, 본마망 마들렌. 기차에서 먹을 간식 준비 대성공이다, 후훗 :)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디자인이 탐났던 집 구경. 화이트 배경과 커다란 거울 그리고 사진 작품 배치가 So Chic !!
거실 정경. 심플이 정답이라 여겨졌던 인테리어. 참 맘에 들었다. 최소한의 것으로 누릴 수 있는 시크하고 감각적인 분위기와 느낌. i'm lovin' it !!
드디어 시작된 우리들의 런치 타임!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꽤 맛있었던 로컬 맥주와 큼직한 스테이크. 그리고 감자와 과일과 샐러드! 아, 정말이지 좋은 추억으로 남는 식사. 다음 유럽 여행에서도 꼭 직접 준비한 식사를 해야지, 라고 다짐했다. 즐거움 한가득, 에어비앤비의 카피라이팅이 정말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그래,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재미지고 아기자기했던, 행복한 우리들만의 런치를 마치고, 아름다운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두 번째 피크닉 장소로 향하려는 우리. 아파트 계단도 참말 예쁘기 그지없어 담아 보았다.
세월의 흔적과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던 아파트 대문.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
스톡홀름에서 참 많이 보게 되는 건물 양식. 귀엽게 배를 내민 듯한 모습의 발코니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이른 아침 파자마 차림으로 향긋한 커피 한 잔 들고 동네를 바라보며 여행을 시작하는 것도 꽤 즐거우리라 상상해본다. 그래, 다음 여행엔 꼭 '살아보기'를 해보는거다, 라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