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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ad for Travel

또 다시 쇠데르말름, 스톡홀름 피크닉은 계속되어야 한다

안녕 스톡홀름 # 14

by Wendy An

여행자에게 익숙함이란 기대하기 어려운 마인드이자 기분 또는 감정 상태 아닐까. 스톡홀름 여행 동안 Södermalm(쇠데르말름) 동네가 익숙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끊임없이 발 길 닿는 곳. 어느샌가 거닐고 있는 곳. 여정을 시작하고 끝맺는 곳. 익숙해지니 발걸음이 느려지고 더 가벼워진다. 기대도 못했던 여유를 나도 모르게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자의 특권일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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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핫 플레이스 ilcaffee @쇠데르말름. 따스한 햇살 아래 유유자적 피크닉을 즐기기로 한 우리는 라떼를 테이크아웃했다. 왜이리도 스톡홀름의 라떼는 이리도 맛있는 걸까. 1일 1라떼를 하루도 어기지 않았다. 여전히 북적거리고 생기 넘치는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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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벽에 걸려 있는 공연 포스터가 꽤 멋지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란 컨셉을 몸소 실천하는 게 막상 마음 먹으면 무척 어려운 것인데, 이 무심한 듯 시크함에 반해버릴지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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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이 도시의 매력은 99% 사람에게 있다고 단연코 말할 수 있다. 자유로움을 한 가득 품었지만 절제의 향기를 풍기는 듯한, 누구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지만 언제곤 젠틀한 예의를 갖추는 듯한, 여유를 누리지만 무척 부지런한 듯한, 시크한 올블랙 패션이 많지만 눈빛과 미소만큼은 다양한 색을 띤...이 도시의 핵심은 정말이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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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햇살이 따스했던 오후. 고소하고 부드러운 라떼를 홀짝 거리며 느릿느릿 피크닉 장소로 향했다. 쇠데르말름 동네에 인접해 있는 공원으로 피크닉과 일광욕을 즐기며 스톡홀름을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이름하야 'Vitabergsparken(비타베리스파르켄)'. 쇠데르말름 ilcaffee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거나 어번 델리에서 스낵이나 음료 등을 사들고 올라가 니나노~타임을 가지기에 완벽한 위치와 푸르름!


https://goo.gl/maps/qKjmEpcDTR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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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성당이 우리를 반겨준다. 언덕 위 성당은 뭔가 따스한 향기를 풍긴다. 누구든 들어 오라는 듯,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듯,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곳이 되어 주겠다는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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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이지, 저 강렬한 태양! 이보다 더 고마울 게 없던 완벽한 순간이었다.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데 살랑이는 바람도 불고, 어느 곳을 바라봐도 푸르고 푸르니! 내 주변 환경이 완벽하지만 이 완벽함에 감사할 수 없었다면 얼마나 불행했을까, 싶었다. Carpe di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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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자리를 잡고 태양을 온 몸으로 즐기며 누리는 스톡홀르머들. 누군가는 독서를 하고 누군가는 낮잠을 청하고 누군가는 대화를 나눈다. 이 순간에 이 곳에 저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함께 같은 태양과 공기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참말 행복했다. 작은 것에 감동하는 능력이 쌓이면 쌓일 수록 여행도 삶도 풍요로워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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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 오르고 올라 우리들만의 자리를 찾기 위해 탐색 시작.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의 모습이 완벽해보인다. 자유, 여유, 느림, 쉼, 푸르름, 햇살, 따스함, 가을, 바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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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드디어 우리도 자리잡고 피크닉에 몰입하기 시작. 포도와 크래커도 준비완료. 말 없이 고요히 충만하게 이 순간을 즐겼다. 무슨 말이 필요 할까 싶었던 저 순간이 미치도록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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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맛이 더 일품이 되는 순간. 햇살과 바람과 푸른 잔디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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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누워 버렸다. 햇살은 온 몸으로 받고, 음악은 나눠 들으며, 이 순간을 잊지 말자며 괜시리 웃음이 나와 키득키득 거리며 연신 '좋다, 좋다, 아! 좋다'를 뱉어냈던 우리. Jona언니의 완벽했던 선곡 덕분에 잠시나마 황홀한 기분에 물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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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비키니 차림의 금발의 여인. 태닝도 독서도 한 방에 즐기는 초특급 수퍼 울트라 시크한... 버킷 리스트 또 하나 추가...후훗. Chec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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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피크닉을 오랜 시간 즐기며 쉼을 가지고 나선 다시 Urban Deli(어반 델리)를 찾았다. 미처 구입하지 못했던 선물을 고르기 위함이기도 했고, 못내 아쉬워 한 번 더 발걸음 하고 싶기도 했다. 마트와 델리 구경은 결코 질리는 법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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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한 아리랑 고추장 발견! 북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고추장이라 그런지 패키지도 참 스톡홀름스러운 듯!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이 뛰어난 고추장 맛이 더 깊이 전파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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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그리운 Pärlans(펠란스) 카라멜. 스톡홀름에 다시 간다면 제일 먼저 달려가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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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원두. 이제 만국 공용어는 '커피향'과 '커피맛'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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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패키지가 매력적이다. 컬러도 서체도 모양도 넘나 북유럽스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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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스톡홀름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아리따운 Acne 직원 분으로부터 추천 받은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창가쪽 Bar자리긴 했지만 워낙 사람들로 가득했던 터라 감사한 마음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반 델리 바로 옆에 위치한 레스토랑 Nytroget 6 (뉘트로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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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키친. 마치 영화 속 장면에 있는 듯해 보이는 셰프들의 분주한 모습. 의도된 걸까, 커튼의 배치가 키친을 스크린처럼 보여주는 것 같아 재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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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버터에 급 흥분한 우리... So yummy!!! :) 버터는 언제나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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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함으로 피로도 풀고 음식도 즐기기 위해 민트 레모네이드로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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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나버거와 이름을 기억할 수 없지만 단호박 크림? 퓨레?와 견과류 및 야채의 조화가 아름답기 그지 없었던 샐러드. 두 메뉴 모두 정말 맛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양에 남길 수밖에 없었어서 너무 아쉬웠지만... 한 번 더 갈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 싶을만큼 만족스러운 스톡홀름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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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고 강렬해지는 그리움. 서서히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찰나를 조용히 만끽했다. 도시도 사람도 너무나 매력적인 스톡홀름. 이 도시와 나의 호흡이 썩 괜찮았던 것 같은데... 후훗.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이렇게 긴 여운과 아쉼을 남기고 가는데 다음 번엔 더 친해질 수 있으려나 이 도시... 멀리도 날아와 여행인 듯 여행 아닌 듯 그저 일상을 다르게 살아보는 것으로 여행을 꽉 채우고 싶었던 내 마음과 계획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었던 것만 같았던 이 도시. 온 마음으로 스톡홀름을 두 팔벌린 듯 끌어 안았다. 내가 마음 문을 활짝 연 만큼 이 도시도 내게 문을 열어주었다. 짙은 이 그리움과 여운이 흐릿해질 때쯤 다시 만나자, 고 혼잣말로 조용히 약속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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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bergsparken(비타베리스파르켄)에서 피크닉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Jona 언니에게 포착 된 내 뒷모습. 스톡홀름에서의 마지막 날의 뒷모습이라 그런지 뭔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사진이다. 내 뒷모습을 이렇게 볼 수 있는 기회가 과연 살면서 얼마나 될런지... 그래, 앞만 보기보단 뒤도 돌아보며 더디더라도 찬찬히 가보자. 인생 뭐있어, 싶지만, 여행을 하면 할수록 인생 '뭐 있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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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스톡홀름....! Tack! Ta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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