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발칙)한 면접 체험기 2
안녕하세요, 헤드헌터 Wendy입니다! 일교차가 제법인 완연한 가을날들입니다. 지난 휴일과 주말 평안히 보내셨나요? 어느새 밤 산책은 쾌적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약간 완화가 되었네요. 이제 또 어떤 날들이 펼쳐질지 오랜만에 기대가 되기도 하는 한 주의 첫날입니다. 10월이 하루하루 지날수록 2020년이 아스라이 스러지는 느낌이 드네요. 허무하기도 하고 또 코로나를 뒤로하고픈 마음에 속 시원하기도 하고 오락가락하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혹 가을 타는 모양새인가요. 달력을 보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어여쁜) 빨간 날은 크리스마스네요! 좌절이 되는 반면 시간이 부디 찬찬히 흘렀으면 하는 마음에 오늘 주어진 하루를 더 꽉 채워 살아야겠다 싶습니다. 그때까지 우리 일단은 건강하자고요. 독감 예방주사 시즌!
지난주 '면접,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어딘가'라는 제목으로 공유한 면접 체험기에 이어서 '면접 사후 분석기' 콘셉트로 스토리를 연결 해나가 보고자 합니다. 면접이란 것은 늘 '후회'와 뒤늦게 찾아오는 '번뜩임'으로 점철되는 것인가 봅니다. 역시 시간 간격을 두고 하나씩 하나씩 짚어보고 살펴보는 분석의 시간을 가져보니 더욱 그러한데요. 미련과 회한으로만 남기면 아무 의미 없겠죠! 나름의 경험적 분석을 통해 이후 프로헬퍼로서 많은 분들의 면접을 돕고, 쩌 또한 기회를 다시 만난다면 프로면접러로서 활약해보아야겠습니다.
먼저, 면접 결과부터 (예고한 대로) 말씀드려야겠지요? :) 결과는 '합격'입니다. 네, 2주가 지난 후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우선은 얼마나 다행인지...제가 우리 CLUB DMC 구독자분들 그리고 애독자분들께 면접이란 주제로 여러 스토리를 나눠드렸는데, 정작 그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탈락하면 어쩌나 내심 마음앓이를 제법 했었거든요. 떨어지면 떨어진 대로 더 깊이 분석하여 실패 스토리를 통한 깨달음과 전략을 나누는 글로써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겠지만 그래도 합격 소식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기회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을 요? (애) 독자가 되어주셨던 것을요!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응원과 격려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한낱 에피소드에 불과할지도 모를 제 면접이 누군가에게는 글이란 형식으로 전해져 무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면접 전후로도 일종의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독자분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자, 결과는 공유드렸으니, 분석에 들어가 보겠습니다. 분석의 내용은 반성이기도 하고, 외마디 (쓴) 소리 외침이기도 하고, 이후 전략적 실행을 위한 작전 도모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비교적 잘한 점]
기업이 지적한 상대적 약점(in-house 경력이 없음) 및 우려를 인정 및 존중
제한된 시간이었지만 기업에 대한 온라인 기반 리서치를 상세히 하여 보유기술, 사업부문, 투자 상황, 조직 구성, 채용현황, 향후 계획 등에 대하여 가능한 최대치로 파악한 후 면접에 임하였음
약점을 상쇄시키기 위해 어떤 다른 역할 또는 기여를 추가로 할 수 있을지를 제시(이력서에서도, 면접에서도)
특정 업무 경험 및 프로세스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 및 묘사(에피소드 예시)
1:2, 또는 1:3 인터뷰 상황에서 한 사람 또는 하나의 주제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언어적-비언어적 소통 분배
안정적인 어조, 적당한 말의 속도 및 여백(pause) 활용,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발음과 아이컨택에 더 신경 쓰며 질문과 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
아는 것과 잘하는 것에 대한 발언 시 자신감 깃든 차분한 태도로 임한 것
모르는 것, 혹 갖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분명하게 밝힌 것
[비교적 못한 점]
빠른 진행 기간을 핑계로 미처 질문에 대해 미리 깊게 숙고해보지 못한 점(List-up 하지 못함)
몇몇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여, 즉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여 그들의 언어에 주파수를 맞추지 못했던 하나의 질문("프로젝트의 결과와 관련하여, 가령 채용 실패나 긴 소요 기간 등에 대하여 귀사가 요구하는 책임은 어떤 방식인가요? 결과에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나요?")과 답변("oo 님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성과)에 대한 소개 및 공유를 할 때 핵심 디테일을 몇몇 빠트린 점
5분씩 약 2번의 쉬는 시간 동안 잠시라도 릴랙스 하는 상태를 오가지 못하고 불필요한 스트레스 강도를 유지
사람에 따라(면접관이 누구인가), 환경의 맥락에 따라(서로 간 소통의 온도, 호감 또는 비호감 등의 분위기) 약간 다른 모습을 보인 점 (실은, 이 부분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비공개로 공유드리진 못하지만 상황과 맥락에 따라 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여전히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총평]
무엇보다 귀한 기회이자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시간 반 동안의 다소 타이트한 구성과 만남과 커뮤니케이션의 다이내믹 속에서 빠르게 그리고 예민하게 배울 수 있었던 게 분명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더러는 즐겁기도 했던 대화의 몰입도와 소재와 방식을 오랫동안 기억하고자 합니다. 그 대화의 특징을 요약해보자면 상호 존중과 마이크로 디테일한 질의응답과 공감적 경청입니다. 아울러 업무적 갈등과 지속되는 문제 또는 타개해나가야 하는 회사 안팎의 사안에 대한 토론 형태의 대화는 짧은 시간에 비해 건설적이었습니다. 한 기업에 대해 인사이더로부터 철학과 스토리를 공유받으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건 당장 그 조직의 일원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유익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면접 덕분에 '태도'에 대해 긴 여운을 갖고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태도라는 건 인간의 모든 면면에서 '반드시' 드러납니다. 그렇죠? 저도 지난 면접에 임하면서 마음속으로 여러 번 되뇌며 마지막까지 온 에너지와 정신을 쏟아 지키고자 했던 것이 바로 태도였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일이고, 말은 어다르고 아다르며, 이후 어디에서 또 어떻게 인연이 될지 모르니까요. 더욱이 '말'은 흐르고 흘러 온갖 곳에 전해지고요. 경험보다 더 큰 스승은 정말이지 없습니다. 지나칠 수도 있었을 여러 단서를 통해 상황과 환경에서 배우고 깨우치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학습이지요.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을 (조심스럽지만) 꼽아보자면, 한 상황에서는 순간적으로 마치 제가 불청객처럼 느껴져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면접은 일종의 '초대'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혼란스러웠지요. 하지만 그 이면의 것들은 제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었기에 빠르게 혼란 속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이후의 과정도 밟아야 했으니까요. 다른 하나는 아직은 그곳의 직원이 아닌, 지원자이지만 외부인으로서의 시각으로 그리고 쌓아온 경력을 토대로 답변할 수밖에 없는 부분에 대하여 받음직만 할 최소한의 배려나 단서 제공을 받지 못한 것 같다는 것인데요. 순간 자칫 내 발언이 변명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어, 아차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제 주관적인 해석에 지나지 않으니 아쉬운 기억으로만 남기기보다는 참고로 삼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활용해야겠지요?
[결론]
감사와 기쁨은 그 자체로 컸지만, 결과를 기다리던 2주 동안 (결과 소식과 무관하게) 숙고하는 시간을 통해 저는 이 조직과(인재상, 업무방식, 가치 추구 등)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마운 마음 및 송구한 마음과 함께 제 생각을 전하였고, HR헤드와 긴 대화를 나눈 끝에 훈훈한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기회가 된다면 호흡이 잘 맞았던 예전처럼 고객사로 삼고 밖에서 헤드헌터로서 지원 사격하는 관계로 인연을 이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여전한 방식대로) 제가 늘 있던 그 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자리에서 떠날 날이 오겠지요? ^^
오늘 드디어 CLUB DMC 시즌1의 마지막 글에 다다랐습니다. 과연 마지막 날이란 게 올까, 싶었는데 거짓말처럼 딱 오네요. 도합 20편의 글이란 게 적기도 하고 또 많기도 하고, 무어라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는 게 아닌가 봅니다. 20주 동안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늘 찾아올 곳이자 돌아올 곳이자 '있어야 할 곳'인 이곳이 있어서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단 한 단락이라도, 단 한 편의 글이라도 읽어주셨던, 참고하셨던, 그리고 격려와 응원으로 화답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온 마음 다해 감사드립니다. 한동안의 휴식기를 가진 뒤에 더 유용하고, 재미있고, 실질적이고 또 더 깊이 있는 기획을 담은 시즌2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웬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