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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ad for Travel

Jazz로 물들인 코펜하겐 첫 날밤..피어나는 설렘

Hygge Copenhagen # 2

by Wendy An
낯선 도시를 음악으로 만나는 순간 곧 친구가 된다


코펜하겐에서의 첫 날 밤은 Jazz로 물들이자, 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여행을 준비하던 중 서울에서부터 기대 한가득으로 찾아 두었던 곳 The Standard Jazz Club. 웹사이트에서 subscription에 등록해두고 콘서트 일정과 연주팀에 대한 정보를 받아보고 있었다. 마침 스페셜 무대로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곡을 연주하는 3일 간의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스톡홀름에서 기차 타고 넘어온 날이라 혹 피로가 몰려올까 싶어 미리 예약해두진 않았었는데, 염려했던 만큼 피곤하지 않았던 덕분에 계획과 바람대로 재즈클럽으로 향했다.



다행히 코펜하겐도 버스요금을 단발적으로 현금 결제 할 수 있었다. 친절한 기사님께 목적지를 구글맵으로 보여 드리고 거리에 준한 요금을 낸 다음 어느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는지 안내를 받았다. How sweet he wa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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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려 잠시 거닐었던 코펜하겐의 어느 길. 처음 마주한 야경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지나치면서는 어떤 건축물인지 알지 못한채 왔는데 돌아와 찾아보니 코펜하겐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 하나로 증권 거래소 Børsen(보르센)이라고 한다. 르네상스 양식의 증권 거래소라니!!! 성 또는 학교일거라 예상했던 내 얄팍한 추측을 반성했다(?ㅎㅎ). 1640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그야말로 역사 그 자체인 곳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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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멀어지며 아쉬운 마음에 강물 빛에 비친 조명과 함께 한 번 더 프레임에 담아 보았다. 첫 날, 그것도 밤 중에 거니는 코펜하겐의 낯선 길 위의 내가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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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 그리고 발견. 아, 이 기쁨이란... ^^ 최대한 아이폰으로 밝게 담아 보았다. Noma 출신 셰프들이 오픈 한 레스토랑 STUDIO와 한 건물에 자리하고 있는 재즈 클럽. 부둣가의 풍경을 연상시켜주는 독특한 건물이 매력적이다. 민트색의 아우라는 부드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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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thestandardjazzclub.com

Havnegade 44

Havnegade 44, 1058 København K,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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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고, 재즈클럽은 2층으로 올라가면 찾을 수 있단 안내를 받았다. 콘서트가 시작 됐을 시간이라 콩닥거리고 급한 마음 부둥켜 안고 서둘러 2층으로 향했다. 비밀의 문 같은 곳을 통과하면 짜잔! 무대가 나타난다. 한 시간 동안 너무나 충만했던 순간. 재즈가 녹여주는 여독, 재즈가 열어주는 마음, 재즈가 안겨주는 감미로움 덕분에 코펜하겐에 마음의 닻을 내릴 수 있었다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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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과 콘트라베이스의 선율과 조화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거칠고 투박한 듯 남성적이면서도 너무나 세련된 마일즈 데이비스의 재즈곡들은 코펜하겐과 잘 어울리는 것만 같았다. 콘트라베이스의 둥둥거리는 묵직한 저음이 왜이리도 매력적인지. 마음 한 켠 자리하고 있을지 모를 긴장과 불안을 조금씩 녹여주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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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와인 한 잔 벗삼아 연주에 흠뻑 빠져 들었다. 도시와 재즈. 여행 최고의 짝궁 아닐런지... 로컬 사람들의 틈 사이에 조용히 들어와 앉아 재즈와 분위기를 맛보는 이 묘미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드는 순간이다. 스스로도 낯선 미소를 입가에 머금게 되는 순간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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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에 백발의 노인들이 꽤 많았다. 연주가 끝날 때마다 브라보를 외치며 힘껏 박수를 치고 마음껏 즐거워하는 그들을 보니 '일상을 잘 살아가는 삶의 예술가들' 같아 보였다. 친구, 레드와인 한 잔, 재즈, 그리고 웃음. 입이 닳도록 감탄하고 있는,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진' 시공간 그리고 음악을 또 만끽하려니 뭉클하기까지 했던 순간이었다.


콘서트가 끝나고 건물을 빠져나와 호텔로 향하려던 중 저 멋진 노인분들이 모두 함께 나와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꺅!! 그 순간의 감동은 정말이지 너무나 강렬했던나머지 기억 속에 사진이 찍힌 듯 아직도 선명하다. 어쩌면 내가 바라는 나의 노년의 모습이어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지도... 그 순간 사랑하는 그가 너무나 보고싶어졌다. 함께 있었다면 같은 생각을 나누었을 게 분명한 우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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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함이 가득했던 재즈 여정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만난 장미. 마치 이 황홀경의 대미를 장식해주려는 듯한 자태. 코펜하겐의 장미도 역시나 예쁘고나. 아주 잠깐 지그시 바라보았다. 곱디 고운 장미같은 여행 하련다, 라고 마음으로 한 마디 건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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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 back home. 여행중 호텔로 돌아올 때면 드는 기분. Home sweet home. 무사히 첫 날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반갑기 그지없는 호텔 알렉산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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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예약할 때 가능하면 꼭 욕조있는 방으로 해달라고 간곡히 메일을 보내 두었었는데 기대가 현실이 되어 머무는 동안 피로를 풀며 즐거이 기꺼이 늘어지는 순간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어느덧 러쉬 입욕제는 여행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뜨끈함과 색과 향을 만끽하는 이 순간만큼은 더할나위 없이 천국이었으니... 방에 비치돼 있던 블루투스 스피커를 욕실로 옮겨와 마일즈 데이비스의 Dear Old Stockholm을 들으며 몽롱함에 휩싸인 채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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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둘째날 아침의 코펜하겐! 창밖으로 바라 본 코펜하겐의 아침. 고요하고 상쾌하고 맑고 예쁘다. 수줍은 듯한 하늘 모습에 고풍스러운 건물의 자태가 아침의 고요함과 참 잘도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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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선 호텔 조식을 부러 신청하지 않았다. 거리로 나가 아침 풍경을 놓치고 싶지도 않았고, 여러 훌륭한 카페를 탐방하려는 욕심을 부리기도 했기 때문. 분주한 듯하면서도 여유로워보였던 코펜하게너들의 출근길. 자전거 행렬은 그야말로 가히 장관이었다.

또 다른 새로운 하루 in Copenhagen. 무심한 듯 강렬하게, 여유로운 듯 부지런하게, 그렇게 거닐어보자. 설렘 그리고 사뿐거리는 발걸음 준비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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