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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dy An Jul 01. 2023

퇴사 후 30일, 그 느슨했던 여정

Supersense로 살고 있다

퇴사 후 30일, 720시간의 여정은 그야말로 느슨하게 흘러왔고 꽤 평화로웠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맥주 한 캔 하며 지난 한 달을 돌아봅니다. 내밀히 세워둔 목표내지는 계획이 '몸과 마음이 바쁘지 말되 생동감 유지 및 고양 차원에서 이것저것을 해보자'였는데, 제법 성공적이었습니다. 날짜와 요일 감각은 점진적으로 상실했지만 거의 매일 순간순간의 충만함을 고밀도로 느꼈으니 말이죠.


그래서 그 충만했던 한 달이 어땠는가 하면, 첫째로는 '6월'을 재발견했습니다. 말인즉슨, 다년간 잊고 살았던 초여름의 싱그러움과 관대한 날씨의 여유를 제대로 만끽했단 것인데요. 지난해에 1박 머물며 반해버리고 말았던 양평 어귀 산속 고요한 곳에서 이틀간 쉼을 가졌습니다. 그 쉼은 차라리 자연과의 교감이었어요. 사방팔방에서 뿜어내는 짙은 녹음과 피톤치드를 흡수하며 무념무상 휴식을 하니 마치 자연과 대화하는 것 같더군요. 맑은 공기가 섞여 술맛이 남달랐던 건 말해 뭐해요. 햇살 샤워 듬뿍 받으며 마당에서 우려 마시는 커피 맛은 가히 예술이었고요.


이번 쉼 여행 덕분이었을까요?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몇날 며칠 공원에 향했습니다. 책과 노트와 에어팟 그리고 텀블러에 시원한 생수를 담아서 말이죠. 고목 밑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멍 때리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끄적이고 책도 읽었어요. 장마가 찾아들기 전까진 여름 초입의 산들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고 부드럽던지 바람결에 설레기도 했지요. 그리고 잠시나마 예술가가 된 기분이었어요. 그저 생각과 감정에 몰입해 보면서 휘적휘적 끄적이다보니 이러다 일필휘지에 소설 나오는 거 아닌가 했습니다. '충만한 순간'을 가볍게, 자주 누리는 게 행복의 비결이구나 싶어요. 행복은 '강도보다 빈도'라고들 하잖아요? 어느 날엔가엔 풍성한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하트 모양이었어요. 온 우주가 나의 하루를 응원하나, 싶은 거죠. 그렇게 믿어봅니다.



무작정 느슨하기만 하면 건강한 긴장도 생동감도 놓칠수 있죠. 대체로 여유로운 일상을 보냈지만 머릿속엔 온통 수퍼센스 생각뿐이었어요. 근데 그 느낌이 좋더군요.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에 대한 생각을 무시로 골똘히 한다는 게, 그 느낌이 사뭇 남달랐어요. 실은, 일이란 게 '내 일'이라 여기며 제대로 할 때 가장 희열을 느끼고 성취감도 갖게 되잖아요. 하지만 미세하게나마 뭔가 달랐던 거죠. 설렘과 두려움의 중간 지점에서 느낄만한 감정인 듯했습니다.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 감정이 더 선명해질 테니까요. 공원에 매일 나갔던 날들의 그 '낮'의 순간들, 결코 잊을 수 없을 듯합니다, 오랫동안.


기회와 연이 닿아 '강연'도 했습니다. 즐겁게, 열심히 준비했고, 반응도 좋았지요. 다만, 모든 일엔 늘 아쉬움이 남는 법. 찬찬히 복기해 보며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들을 발견했고, 피드백도 요청해 다음을 위한 기반을 다졌습니다. 판교에 있는 게임인재원에서 약 45명의 취준생 분들을 대상으로 '취업 준비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의 취업 특강을 과연 환영할까,라는 염려가 있었지만 기우였습니다. 인재원 수강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들, 열심히 메모하는 분주함, 틈 날 때마다 건네는 질문에 그만 반해버리고 말았죠. 이력서 작성에서부터 면접까지의 A to Z를 열정적으로 전하고 되려 에너지를 받고 돌아왔습니다. 링크드인 1촌도 여러 분들과 맺었답니다. 취업 소식이 들려오겠지요? 응원은 물론 축하를 건넬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인재들의 선순환을 기대하면서요!


갑자기 각잡고 정중하게, 자신있게 홍보합니다. :) 이력서,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면접 및 처우협의와 입사 후 커리어 개발까지 강연/강의 및 컨설팅 섭외는 Supersense 컨설턴트 웬디에게! 적극적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문의 및 연락은 supersensecareer@gmail.com으로 주십시오.


숱하게 많이 해왔던, 익숙한 커리어 컨설팅이지만 6월에 Supersense 이름으로 진행했던 첫 컨설팅! 마인드도 기분도 묘했지요. 충만함과 더불어 발견과 배움과 다정함과 통찰로 가득 찬 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죠. 감동적인 리뷰도 받았잖아요? :) '일부'를 공유합니다. 첫 고객, 평생 VIP로 모시려고요.


"2시간의 커리어 컨설팅을 마치고, 이 자신감이 어디서 나왔을까 생각해 보니 모든 건 '언어화'였다. 컨설팅은 나의 이력서를 미리 살펴보고 질문들을 건네주시며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업무들을 나노 단위로 잘게 쪼개고, 그 사이에서 의미를 찾아내 명확한 언어로 설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나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커리어의 맥락을 정리해 언어화하는 작업을 마쳤는데, 어떻게 자신감이 안 생겨... (중략)

나도 발견하지 못한 강점을 찾아주고, 내가 당연시 여긴 나의 역량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확신 가득한 눈으로 말해준 무옥 님... 게다가 나의 역량들을 어떻게 더 강화할 수 있는지 레퍼런스며, 액션 플랜은 물론, 나의 욕망을 발견할 수 있는 시트 제공까지... 모두 두둑이 준비해 주시니 커리어 방황이 뭐야~ 자신감뿐이지. 컨설팅 내내 무옥 님과 함께 일한 동료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특히 주니어들... 너무 부럽고 질투나!(후략)"


당신은 지금 커리어 컨설팅을 신청하고 있다. 안 하고는 못 배긴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향해 달려간다...! (ㅎㅎ)


6월... 아, 2023년의 6월. 영원히 못 잊을 것 같은데요? 일과 삶의 영역을 넘나들며 전과는 다른 생경한 생각과 감정을 마주하고, 또 꽤 자주 몰입했어요. 몇 주 째 디자인 작업에 몰두하고 있고, 그룹 컨설팅 커리큘럼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미팅도 하고, 친구와 지인들을 만나 퇴사 축하 겸 비즈니스 오픈 축하를 한껏 받고, 선물까지 받아 감개무량합니다. 친구 덕분에 컨벤셔널 와인만 마시던 세상에서 한 발짝 나와 내추럴 와인의 세계에도 입문했고, '연결'과 '공유'의 힘으로 컨설팅도 추가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일을 모색 중이고 어쩌면 곧 벌려볼지도 모르겠어요. 소식은 앞으로 수퍼센스 인스타그램에서(@makesupersense) 가장 빠르게 전할게요. 설레지만 동시에 두렵고, 흥분되지만 못잖게 차분해져요. 스펙트럼의 양극을 이리저리 오가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어떤 식으로든 창작과 기획과 큐레이팅과 믹스(mix)에 영감을 주니까요. 균형을 잘 잡아 보겠습니다.


맥주를 다 마셔가고 글을 맺으려 하니 12시가 넘었습니다. 7월이 되었어요. 상반기와 쿨하게 고별하고 산뜻하게 하반기를 맞이해 봅니다. 조지 버나드 쇼가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해요. 익살스럽고도 천재적인 그 묘비명의 주인공, 아시죠?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의 그 주인공이요.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보며 '왜?'라고 묻는다.
그러나 나는 없는 것들을 꿈꾸며 '왜 안돼'라고 묻는다.


아직은, 그리고 여전히 쑥스럽지만 Supersense도 '왜 안돼?'라는 질문에서 시작됐어요. 이 또한 여전히 쉽지 않은 발언이지만, 우리나라의 2030 세대들에게, 아니 제 세대인 40대에게도 커리어와 라이프스타일의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어요. 인문과 예술과 삶의 철학을 기반으로 삶을 향유하고 일에 정진하는 그 여정을 디자인하고 돕겠다는 생각이요. 때때로 '과연 누가 원할까? 누가 필요로 할까?'라는 곁길로 빠지기도 하지만 저는 확신해요. 이 세대들에게 온 감각으로 세상을 향유하고 만끽하고,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좋은 것을 골라내어 일에 녹여내도록 가이드, 영감 및 공감을 건네면 분명 삶을 더 충만히 살아갈 거라는 것 말이죠. 이제 막 반 걸음 내디뎠고 한 걸음 두 걸음 되도록 계속 가보겠습니다. 커리어에서도 라이프에서도 Supersense가 여러분의 'sense'를 깨우고 터치할게요. Wait up!


특별하기에 앞서 우리 '고유한 나'로 살아가요. 

'Precisely Uniuqe'


오늘부터는 퇴사 후 30일이 아닌 Supersense Day 1으로 카운트합니다.

7월부터 시작될 Supersense의 연재로 또 (자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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