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ad for Travel

엉뚱한 일을 저지르고싶다

여행을 생각하는 마음 ver.2

by Wendy An

여행을 앞둔 예비 여행자의 월요일은 짐작했던 것보단 분주했지만 꽤 괜찮았다. 지난 수많은 월요일의 순간들에 비하면 제법이었단 것.


업무 중이든 식사 중이든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든 계속해서 생각할 '거리'가 있기 때문이었겠지. 다름 아닌 여행이고, 비엔나고, 여유 충만히 노닐고 거닐 내 모습을 향한 상상.


지난 주말엔 헤어컷을 했고, 책 '세기말 빈'을 마저 읽었고, 엄마 그리고 절친과 각각의 진하디 진한 여행 수다를 나눴다. 여행가는 이는 나인데, 내 주변 거의 모두를 정신없게 하고 설레게 하고 기대하게 만드는 덴 정말이지 선수다. 오늘은 회사에서 새내기 인턴에게까지 여행 스피릿을 마구 수혈했다. 어쩔 수 없다. 이 또한 내 여행의 프롤로그격인 리추얼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부러 안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해마다 생각한다. 착각이려나싶지마는 여행의 여정 동안에는 가장 나다워지는 순간을 가질 수 있기에, 그렇다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엉뚱한 짓은 무엇일까 생각한다는 것이다. 세월의 흐름도 나이듦도 아직은 싫지 않지만서도, 계속 이렇게 주저하다가는 엉뚱한 짓은 커녕 아무 것도 못해보고 마흔이 되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이상야릇한 분주함과 긴박감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베를린을 추억하며 꺼내 본 사진첩>

말이야 엉뚱한 짓이지 실은 ‘해보지 않은 일’ 또는 ‘해보고 싶었는데 주저했던 일’을 이번 여행에선 꼭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여러해 동안 여행을 하며 차곡 차곡 생각 속에서만 쌓아 왔던 (하고픈) 것들엔 무어 있었나 다시금 떠올려 보았다.


핸드 메이드 명함을 (엽서처럼) 내 스타일대로 만들어서 인연이 닿는 어떤 이에게 건네기, 정처없이 거닐고 노닐다 떠오른 시상으로 나만의 짧은 시 한 편 지어보기 그리고 그에게 읊어주기, 요가 매트를 돗자리 삼아 공원으로 들고가 이른 아침 6개월 배운 요가 연습 해보기, 맛있는 브런치를 먹었다면 (매우 수줍겠지만) 레시피를 물어보기, 여러 노부부에 정중한 부탁을 하고 사진을 찍어 남기기, 서점에서 로컬 작가의 책을 추천받아 구입하기, 여행지 현지에서 열리는 이런 저런 워크샵 프로그램을 찾아 신청하고 참석해보기, 아파트먼트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를 빌려 맛있는 요리를 하고 새롭게 스친 인연들을 디너에 초대하기, 꼭 가보는 재즈클럽에서 연주가 끝나면 가장 큰 소리로 Bravo!를 외치며 만세 불러보기, 백지상태의 캔버스백이나 노트를 들고 다니며 만나는 모든 이들의 이름이나 서명을 받기, 귀감이 되는 멋진 공간과 사람과 작품을 만난다면 (어설프겠지마는) 꼭 인터뷰어가 되어 그들과 교감하고 기록으로 남겨보기...!!


이러한 바람들 마저 일일이 기록해두지 않았더니 바람처럼 연기처럼 기억에서 희미해져간 듯도 하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 머물고 있는 몇 년 묵은 목록은 여전히 뜨겁게 영글어져가고 있다. 꺼내써볼 수 있을까...? 용기 한움큼, 에너지 한움큼, 그리고 진심 한움큼 가져가보자. 그렇다면 괜한 걱정보다는 기대를 더 해보는 거다. 기대가 나를 움직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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