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강원도 강릉 태생이다.
그곳을 애증 하면서도 그곳의 날것들을 본의 아니게 좋아하고 있었다.
그래서인가 어느 날 동실동실 감자 같은 길쭉쭉이 고구마 같은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있었다.
두 아이의 내 맘대로 지은,
집에서만 불리는 두 번째 이름은 감자와 고구마
아침부터 감자 고구마와의 등교 전쟁을 하는 아침이면 나도 계엄령(?)을 구황작물에게 선포하고 싶은 욕망이 들끓는다. 내 맘대로 굴림하고파. 강제적으로 굴림하고파.
하지만 요즘 구황작물들은 지대하고 철저한 인격 형성이 다부지다.
우리 때보다 아주 철저하다.
굴림했다가는 나를 굴려버릴지도 모른다.
일어나라 먹어라 씻어라... 제발 좀 가라...
그렇게 학교로 밀려가버린 감자 고구마를 확인하고서야 난 평화의 긴 숨을 내쉬어본다.
평화는 짧고 고됨은 길다.
매일 아침은 길다.
이제 나의 두 번째 출근 전쟁에 들어간다.
손을 대도대도 닿아도 닿아도 지저분한 이 집안의 마법은 대체 어떻게 풀까.
풀리지 않는 마법인가. 풀지 말까. 휴우~
사뿐 이만 만져본다..
우리 공간 너무 애쓰지 말자
힘줘서 만지면 내가 너무 지치고 힘들다.
티 안 나게 그냥 그렇게 대충 만져보는 아침이다.
오늘도 개미맘은 일터로 향한다.
감자 고구마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뿌리채소다.
뿌리로 양분을 잘도 빨아들인다.
양분들을 채워주기 위해 개미맘은 오늘도 일터로 향한다.
다른 개미 부모들이 그렇듯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