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글을 모른다.
난 문과를 나와서도 어찌 보면 지독한 문맹인지도 모른다.
난 글을 볼 줄 모른다.
글밥이 지독히도 교양스러우면 지루해지고 글밥이 지독히도 허술하면 눈길을 뗀다.
나에게 찰떡같은 글로 유혹하는 글귀는 드물다.
이런저런 핑계로 어느 순간 책을 잘 보지도 책을 듣지도 책과 말하지도 않다 보니 나는 그렇게
까막눈이 되었다.
뭐든 적당히였던 나였다.
어렸을 때부터 적당히 그림을 그리고 적당히 일기 정도만 끄적거리고 적당히 말하길 좋아하는 그런 나였다.
그렇게 수십 년 동안 고이고이 적당하게 묵혀진 나는 도무지 특출 난 색깔이 튀어나오질 않았다.
막연하게 감성적이 되는 날은 나도 글을 끄적이고 싶어지기도 했지만 도무지 이다지도 적당한 나는
어디에 글을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여러 번 하기도 했다.
인생이 좀 쌉쌀하구나..
아니 지독히도 쓴맛이 나는 어느 날 묵혀두었던 나는 튀어나와봐지고 싶었나 보다.
이리저리 검색 미로 속에서 헤매 던 어느 날 브런치 스토리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며칠 전부터
적당한 나의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
까막눈으로 삐그덕 삐그덕 한 자 한 자 혼자만 재미지게 써내려 간다.
누군가처럼 특출 난 색깔은 없어도 또 누군가처럼 필력이 굉장하지 않아도 난 그렇게 적당히 쓰련다.
난 적당히만 아는 그런 까막눈이니까.
덧) 지나치다 그냥 누르시는 건지, 한 줄 읽고 누르시는 건지, 혹시나 글을 다 읽고 누르시는 건지 하트를 눌러주시는 모든 분들께 저에게 잘 튀어나왔다고 응원해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