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서로 사랑하고 있었다
단지 각자의 방법이 달랐을 뿐이었다
우리 가족은 무난한 가족이었다.
다른 가족들처럼 부모님은 적당히 사이가 안 좋았고 가족들끼리 그닥 끈끈한 것도 그렇다고 얼굴을 안 보고 사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런 가족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예민했던 나는 어린시절부터의 상처가 잘 소화되지가 않았다.
그래서 마주해야 했다.
지병으로 유학을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와 본가에서 지내는 시기 동안 나는 '부모님과 싸워보기'로 했다.
부모님도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매주 수요일 우린 함께 술을 마시며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몇 년간 묵었던 썪은 내가 진동하는 이야기도 있었고
서로의 시선이 달라 진실이 가려졌던 이야기들도 있었다.
싸우고 소리지르고 울고 용서하고 다시 웃으며 몇 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을 다시 살라면 절대 살지 못할 것이다.
그 무엇보다 마음 에너지가 가장 많이 들었던 일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런 모두의 노력이 모여 작은 열매를 맺었다.
우리는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그 '각자의 방식'은 어색하다.
싫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때론 화까지 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을 알기에 가족이지만 '서로 다른 사람'으로의 존중을 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다시는 겪기 힘든 일이기에 함부로 추천하기는 참 어렵지만 그래도 서로의 마음이 있다면 꼭 한 번은 함께 노력해봤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그래도 가족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