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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Jul 09. 2019

뇌구조(!)가 남다른 트윈세대를 조사하는 사람들

[시작하기] 트윈세대를 관찰하고 조사하는 사람들 - 디아이디어그룹 인터뷰

[시작하기]에서는 트윈 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파트너들을 소개하고 프로젝트에 임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어떤 고민으로 프로젝트가 탄생했는지,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채우고 운영하기 위해 어떤 파트너들이 어떤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맞이하고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는 공공 도서관 안에 트윈세대를 위한 전용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서 트윈세대는 10대(Teenager)와 사이(Between)를 결합한 단어로 11~15세 나이의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의 낀 세대를 의미합니다. 프로젝트의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공간을 이용할 트윈세대를 관찰하고 조사하는 사람들, 디아이디어그룹

트윈 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한 김은영, 장석민 님을 만났습니다.



Part 1. 디아이디어그룹은 어떤 조직인가요?


Q. 디아이디어그룹을 소개해주세요. 

디아이디어그룹은 이노베이션 컨설팅 회사예요. 여기서 이노베이션은 시장과 사람을 기반으로 무언가 새롭게 바꿀 여지가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주로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과 일을 하는데 시장 전반을 훑기도 하고 트렌드가 어떻게 될지 시나리오 조사를 하기도 하고, 특정 타겟층에 대해 깊이 파보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서 상품이나 콘텐츠, 서비스 레벨에서 새롭게 성장할만한 기회가 무엇인지 발굴하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최근에는 기술력이 있는 R&D 기반의 회사들이 찾아와서 R&D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보자는 요청을 받고 있어요. 예를 들면 약이라고 부를지 화장품이라고 부를지 카테고리가 정의되지 않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도 하죠. 이처럼 클라이언트에 따라 아이템 발굴에 집중하기도 하고, 새로운 상품을 런칭하고 홍보하는 마케팅 전반의 사이클을 함께 하기도 합니다. 


Q. 어떻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C Program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들은 저희가 특히 애정하는 프로젝트예요. 우리나라 미래의 가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게 의미 있어요. 초기엔 Learning Fund와 함께 배움의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요즘엔 Play Fund와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죠. 트윈세대 프로젝트의 경우, 유저를 분석하는 관점에서 트윈세대의 범위를 정하고, 그 안에서 유형을 나눠보고,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인지 발굴하고 공간의 아이디어로 반영해보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나와 내 친구들이 원하는 공간을 직접 상상해보는 경험  



Part 2. 선입견을 버리고 바라보는 자세


Q. 청소년이나 트윈세대 대상의 조사를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성인 대상의 조사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영리 프로젝트의 경우, 소비력이 있는 '만 19세 이상 성인'을 조사하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최근에는 13~18세를 조사하는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어요. 어렸을 때 쓰던 물건이나 서비스를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효한 잠재 고객이기도 하고, 그 친구들의 소비 자체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메이크업을 시작하는 나이가 초등학생으로 어려져서 화장품 기업에서 리서치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이럴 경우 유저 사용 행태(Usage)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하는데 조사 프로세스 자체는 동일해요. 다만, 조사를 진행하는 담당자(Researcher)의 태도가 다르죠.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면 저희가 생각하는 가설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트윈세대를 포함한 만 19세 미만의 조사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아예 뇌구조(?!)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웃음). 따라서 담당자가 절대적으로 선입견을 버리고 프레임 없이 시작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선입견을 가지는 순간 일종의 프레임에 맞추어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합니다.  


조사 프로세스 자체는 동일해요. 다만, 조사를 진행하는 담당자(Researcher)의 태도가 다르죠.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면 저희가 생각하는 가설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트윈세대를 포함한 만 19세 미만의 조사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담당자가 절대적으로 선입견을 버리고 프레임 없이 시작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Q. 이번 프로젝트의 리서치를 디자인하시면서 가장 신경 쓰셨던 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조사 담당자(Researcher)로서 '어떤 프레임도 갖지 않는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게 가장 중요했어요. 그래서 일정, 예산 등을 고려했을 때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에스노그라피 (Ethnography) 조사'를 시도했죠. 관심사 등 모호한 주제에 대해 트윈세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솔직하게 표현해보도록 유도하고 이해해보고 싶었어요. 아마 트윈세대를 대상으로 이렇게 많은 샘플로 에스노그라피 조사를 진행했던 것은 거의 처음이 아닐지 싶어요. 


에스노그라피 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에세이 결과물


Q. 에스노그라피 조사에서 특별히 알고 싶었던 것이 있으셨나요?

조사의 효율성만 따지다 보면, 한 사람의 소비 생활을 전체 케이크라고 했을 때 조각 케이크만 보는 경향이 있어요. 예를 들면 공간에 대한 니즈만 잘라서 보는 거죠. 그런데 결국은 전체 케이크가 어떤 형상이고, 그렇기 때문에 조각 케이크가 이런 모습이구나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360도 데이터를 가지고자 에스노그라피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하루 일과나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을 묻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마지막 부분에서야 어떤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물었습니다. 이렇게 에스노그라피 조사를 통해서 몇 종류의 케이크가 있는지 유형을 파악하고, 웹서베이로 각 케이크가 어떤 크기인지, 어떤 디테일한 특성이 있는지 검증하는 형태로 조사를 설계했어요. 



Part 3.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세대, 트윈세대


Q. 어린이, 청소년과 트윈세대는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트윈세대를 조사하기 전에 C Program과 군산시 놀이터 환경 진단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요. 돌이켜보면 연령별로 특징이 명확해지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1~2학년은 아직 부모님의 의사결정을 따르는 경향이 있고, 3~4학년은 신체적인 성장이 이뤄져서 적극적이지만 멘탈은 그다지 성숙하진 않죠. 5~6학년은 신체적으로도 성숙했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중학생이 되면 일상 자체가 성인만큼 꽉 차있고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니즈가 커지는 것 같아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커가고 있으며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하고 남들에게 표현이 가능한 시기죠. 또한 자기 자신도 살펴보고 남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생기고, 독립된 개체로서 자아를 정립해가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만큼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이고 뜻이 맞는 일부와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배움의 공간 프로젝트를 하면서 초등학교, 고등학교 그룹은 해봤는데 중학교가 해당된 그룹은 처음 조사를 해봤어요. 초등학생은 생각보다 성숙하다는 느낌이었고 고등학생은 이미 어른보다 낫다는 생각을 했죠. 트윈세대 아이들의 데이터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도대체 이 아이들은 뭐지?' 에요 (웃음). 다 섞여 있거든요. 어떤 차이로 인해 어른 같은 생각을 하는 아이들도 있고, 아이 같은 생각을 하는 아이들도 있어서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커가고 있으며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 생각하고 남들에게 표현이 가능한 시기예요. 또한 자기 자신도 살펴보고 남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생기고, 독립된 개체로서 자아를 정립해가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만큼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이고 뜻이 맞는 일부와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Q. 트윈세대를 조사하시면서 가장 재밌었던, 혹은 예상과 달랐던 점이 있으셨나요?

성인들은 5세 단위로 리서치를 진행하는데 트윈세대는 5세 단위 내에서 차이가 너무 크더라고요. 트윈세대는 말 그대로 중간에 끼이기도 했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보니 한 해 한 해가 달랐습니다. 그래서 2년 단위 이상으로 묶어서 보기 어려웠어요. 1,2세 단위로도 다른 점이 많았거든요. 예를 들면 초등학교 5~6학년이 되면 성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준비를 하는 시기였어요. 부모님 관점에서는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 관점에서는 이미 충분히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또래 친구들과 혹은 혼자서 자아정체성을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죠. 아직 그 시기의 아이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시간, 공간적 여력이 없는 것 같아요. 


Q. 어떤 결과가 나오면 가장 행복하고 뿌듯할까요?

이번 프로젝트는 트윈세대라는 유저를 대상으로 프레임 없이, 선입견 없이 조사 프로세스를 밟아본 좋은 선례라고 생각합니다. 최종 결과물인 '공간'이 트윈세대에게 사랑받고, 트윈세대가 우리가 필요로 했던 공간이라고 이야기해주면 좋겠어요. 더 나아가서는 트윈세대 니즈에 부합한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어느 정도 검증이 된 포뮬러로서 '리서치 + 컨셉 + 공간'의 형태가 전국적으로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Q. 트윈세대를 조사할 다음 사람에게 조언을 한다면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계속 강조했던 부분이지만 '프레임 혹은 선입견을 가지지 말라'는 점이에요. 또한 양이 많다고 해서 절대 간소화하거나 간결화하지 말 것. 트윈세대라고, 트윈세대가 어리다고 대답을 다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이들을 믿고 충분히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지 길이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끝까지 유지했던 이유는 이걸 응답할 수 있는 아이들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띄엄띄엄 데이터를 받으면 해석도 띄엄띄엄 하게 되고, 유추로 간격을 메울 수밖에 없거든요. 단답식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깊은 생각까지 표현할 수 있도록 열어놓고 조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패널 풀이 충분한 성인과 달리, 트윈세대는 정해진 리서치의 툴이나 프로세스를 적용하기에는 닿기 어려운 유저 집단이다 보니 응답지를 받기도 어렵고 손이 많이 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에너지를 써서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했으면 합니다. 


트윈세대가 어리다고 대답을 다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이들을 믿고 충분히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트윈세대를 동등한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좋은 어른들이 모여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공간이 탄생할까요?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매거진 보러가기: https://brunch.co.kr/magazine/betweenspace


글: C Program Play Fund 김정민 매니저

사진: 917 스튜디오 주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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