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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Dec 20. 2018

놀이터 삼각지대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놀까?

[Things we build] 군산시 놀이터 개장식에서 아이들을 만나다

[Things we build]에서는 Play Fund가 진행한 혹은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프로젝트의 시작과 과정을 담은 아카이빙 콘텐츠일 수도 있고, 프로젝트 결과물을 담은 콘텐츠일 수도 있습니다. 프로젝트마다 Play Fund가 치열하게 고민했던 생각프로젝트로 만난 나름의 답, 풀리지 않은 숙제, 그리고 프로젝트를 확산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상상과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C Program의 Play Fund가 군산시와 함께 15개월간 진행해온 '어린이 놀이환경 개선사업'의 결과인 군산시 조촌동 놀이터 삼각지대 개장식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군산동초 1~5학년 친구들 약 50명, 놀이 활동가 분들과 함께 3개의 놀이터를 돌며 놀Go 놀Go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그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태어나 처음 보는 놀이터에서 어떻게 놀아보라는 가이드 없이 본능적으로 다양한 놀이를 시작하는 아이들을 보니 정말 필요한 건 아이들이 채워갈 여지가 있는 공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산시 조촌동 놀이터 삼각지대를 아시나요?

Play Fund와 군산시가 함께 만든 "조촌동 놀이터 삼각지대"가 드디어 개장했습니다. 개장하기까지 15개월 동안 1)군산시 놀이터 74개를 전수조사하고 2)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놀이터가 필요한 지역을 선정하고 3)인접 지역의 놀이터 3곳을 놀이 구역으로 묶어 개선하는 엄청난 과정이 있었는데요. 그 과정 속에서 군산시 공무원 분들은 물론, 시민 조사원, 전문가 등 많은 분들께서 군산시 놀이 환경을 전체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셨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미 매니저의 '지금 우리 집 앞 놀이터는 어떤가요?' 참고해주세요.)


정성 가득한 프로젝트의 자랑스런 결과물 [조촌동 놀이터 삼각지대]


개장식의 미션, "3개의 놀이터를 모두 돌아보기"

이번 놀이터가 특별한 이유는 놀이터 1개로 모든 연령대의 친구들을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1개의 놀이터를 새로 짓는 대신 3개의 놀이터를 서로 다른 놀이터로 개선했기 때문입니다. 3개의 놀이터를 소개하자면, 첫번째 놀이터는 공놀이는 물론 자전거와 킥보드도 탈 수 있는 [플레이 필드], 두 번째는 활동량이 많은 초등학교 중학년 친구들도 모험을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을 갖춘 [모험의 언덕], 세 번째는 주변 어린이집 유아들을 위해 작은 놀이대를 추가 조성한 [부메랑]입니다. 20분이면 3개 놀이터를 모두 가볼 수 있기 때문에 이 특징을 최대한 많이 알릴 수 있도록  "놀Go 놀Go"개장식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3개 놀이터를 모두 가보고 각 놀이터에서 어떻게 놀면 좋을지 그려보는 놀Go 놀Go 워크시트지


첫 번째 놀이터, 플레이필드

군산동초의 협조를 받아 민 매니저는 1~2학년 친구들, 미 매니저는 3~5학년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 삼각지대를 돌아봤는데요. 민 매니저가 친구들과 첫 번째로 방문한 놀이터는 넓은 공터가 인상적인 [플레이필드]입니다. 플레이필드에 도착하자마자 몇몇 아이들은 공터를 보고 무작정 뛰기 시작했고 몇몇 친구들은 공차기, 공던지기를 신나게 즐겼습니다. 또 다른 몇몇 친구들은 Play Wall에 걸터앉아 점프를 하고 구멍을 통과하며 술래잡기를 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놀이터에서 어떻게 놀아보라는 가이드 없이 본능적으로 다양한 놀이를 시작하는 아이들을 보니 정말 필요한 건 아이들이 채워갈 여지가 있는 공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을 주자마자 기다렸단듯이 공놀이를 시작하는 친구들의 모습
Play Wall을 기어 올라가 뛰어내리는 아이의 모습


두 번째 놀이터, 부메랑

플레이필드에서 격렬한 신체 활동을 끝내고 두 번째 놀이터 "부메랑"으로 이동했습니다. 아쉽게도 인증 절차가 끝나지 않아 부메랑 놀이대에서 놀 수 없어 걱정했지만 역시나 아이들은 개의치 않고 놀이대 주변과 다른 놀이 시설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놀 수 없다는 말 자체가 어른이 만들어낸 착각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놀이 활동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흔하디 흔한 놀이터 모래도, 정자도, 그네도 놀이에 열린 마음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니 새로운 놀이 자극이 되어 아이들의 놀이 시간을 지속하는 재료가 되었습니다.

어떤 놀이터든 놀이의 시작은 역시 책가방, 점퍼 벗어던지기
놀이대 근처 공터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한 아이들
놀이터 모래를 가지고 성을 쌓으며 놀기 시작한 아이들
하나의 시소에서 10여명의 아이들이 함께 노는 모습
새로운 놀이대, 부메랑 근처에서 좀비 놀이를 시작한 아이들
놀이터 정자에 앉아 놀Go 놀Go 워크시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아이들


세 번째 놀이터, 모험의 언덕

마지막 놀이터, 모험의 언덕으로 향했습니다. 모험의 언덕이야 말로 모험심과 상상을 자극하는 놀이대가 핵심인 놀이터인데 인증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놀이대에 올라갈 수 없어서 정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아이들은 놀이터에 도착하자마자 놀이대 뒤에 위치한 가파른 언덕에 뛰어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언덕을 뛰어 올라가고 굴러 내려오고 언덕 위에서 그림을 그리고 언덕 뒤 가게에 있는 강아지를 만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놀이터에선 모든 것이 놀이대, 놀이시설이 되는 마법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놀이대 뒤로 보이는 가파른 "모험의 언덕"
놀이대가 없으면 "언덕"에서 논다. 언덕을 뛰어 올라가고 굴러 내려오면서 흥이 난 아이들.
언덕 위에서 평화롭게 놀Go 놀Go 워크시트에 그림을 그리는 친구들.


놀이터 삼각지대 투어를 마치며,

3개 놀이터를 순서대로 돌면서 친구들이 만든 놀Go 놀Go 워크시트를 모아보았습니다. 같은 놀이터더라도 어떤 친구는 꼼꼼히 놀이터를 점검하는 이야기를 적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놀이 활동을 적으며 동생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더 많은 친구들이 놀이터 삼각지대에 찾아올 수 있도록, 찾아와서 신나게 놀 수 있도록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그림체와 생각이 담긴 소중한 워크시트를 모아 군산동초 한쪽 벽에 전시했습니다.   

놀이터마다 꼼꼼히 점검하고 부메랑 놀이대가 내년에 탈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적어준 1학년 유익이
놀이터마다 어떤 기구를 탈 수 있는지, 어떤 느낌을 느꼈는지 상세히 적어준 1학년 예린이
부메랑 놀이터에서 동생과 놀아주고 싶다고 써준 5학년 기범이
민 매니저를 예쁘게 그려준 고마운 2학년 승현이
아이들의 놀Go 놀Go 워크시트로 채워진 군산동초의 벽 모습. 개장식에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도 놀이터에 관심가질 수 있길 바라며!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돌려준다는 것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사소할 수 있지만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안내판"입니다. 안내판이라는 장치를 통해 놀이터 컨셉은 물론, 놀이터 주인은 아이들이라는 점, 어른의 흡연과 음주가 금지된다는 부분을 명확히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돌려주기 위해서는 안내판뿐 아니라 어른들이 공간의 관찰자가 되어 안내판대로 공원이 존중받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3개 놀이터에 세워진 안내판의 모습
놀이터의 주인은 아이들임을 보여주는 안내판의  '기본 이용 수칙'

같은 맥락에서 놀이터 진단 조사를 함께해주신 시민 조사원분들의 말씀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민 조사원을 하다 보니 놀이터를 보게 되고, 생각하게 되고, 모니터링이라는 제도가 있으니까 놀이터를 우리가 지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문제가 무엇이 있는지, 예를 들어 가로등이 깨졌는지 모니터링을 해서 놀이터에 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무엇일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앞으로 지속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별 관심이 없었는데 놀이터가 우리 살림이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

"우연한 기회로 시민 조사원 활동을 하면서 놀이터에 관심이 생겼어요. 진입로, 차량, 아이들이 여기서 어떤 놀이를 하면 좋을지, 노숙자 흔적은 어떤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시, 도에 가도 놀이터를 보게 되더라고요. 이 동네는 어떤지 그런 관심이 생겼어요."


이처럼 놀이터는 만드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집 앞 놀이터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지나가던 길에 놀이터 조명이 깨져있다거나 놀이터가 각종 쓰레기로 더러워졌다면 해당 지자체에 적극적으로 건의해보세요. 누군가의 놀이터가 아니라 나의 놀이터, 내 아이의 놀이터라는 생각을 가지고 구체적인 관심으로 놀이터들을 바라보고 지켜간다면 아이들 모두에게 밖에서 뛰어노는 즐거움을 되찾아줄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바로 시작해보는건 어떨까요?

어떤 기준으로 놀이터를 봐야할지 어려운 분들을 위해 >> 놀이터를 돌아보는 4가지 영역의 눈(클릭)

 



보너스, 놀이터 삼각지대를 상상하고 만든 사람들

15개월간 군산시와 프로젝트를 함께 해온 어벤저스(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놀이터 3개를 개선하기까지 군산시 놀이터 74개를 전수 조사하고 수많은 주민, 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앞장서 이끌어온, 진심 가득한 "놀이터 지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보다 먼저 놀이대, 놀이시설을 점검하면서 즐거워하는 자칭/타칭 놀이터 오빠 "제충만님"
놀이터 언니, "미 매니저". 아이들보다 놀이터를 더 좋아한다는 것이 함정!
조촌동 놀이터 삼각지대 개장식을 함께 진행한 "제충만님", 미 매니저 그리고 민 매니저.


>> 영상으로 자세히 만나보기

http://bit.ly/놀이터환경진단영상


<놀이터 삼각지대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놀까?> 글, 어떠셨나요?


이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집 앞 놀이터는 어떤가요? , 이번 방학 아이와 꼭 가봐야 할 우리나라 놀이지도 이야기, 서울숲놀이터, 북서울 꿈의숲, 서대문자연사박물관 1박 2일 캠프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지난 4년간 어린이를 위한 열린 공공 공간과 놀이 환경에 투자해 온 C Program이 엄선한 정보를 놓치지 마세요. 이번 주 목요일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구독을 원하신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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