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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Dec 06. 2018

당신은 목수 부모인가요? 정원사 부모인가요?

앨리슨 고프닉의 인터뷰 @ NPR #HOWTORAISEAHUMAN

[Things we watch]에서는 Play Fund가 흥미롭게 본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기사, 영화, 다큐멘터리나 책일 수도 있고 공연일 수도 있고 재밌게 들었던 팟캐스트, 영상 클립일 수도 있습니다. 콘텐츠를 보고 나서 꼭꼭 씹어 소화하고 싶고 콘텐츠에 대해 대화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글은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국인 NPR의 섹션 중 #HowToRaiseAHuman에 실린 기사입니다. UC Berkeley 심리학, 철학 교수 앨리슨 고프닉(Alison Gopnik)이 최근에 출간한 책 [The Gardener and the Carpenter]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인데요. 아래 번역글을 읽으며 한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은 목수 부모인가요? 정원사 부모인가요?  

이 글은 NPR 기사  "What Kind Of Parent Are You: Carpenter Or Gardener?"를 번역한 글입니다.


앨리슨 고프닉의 최신 책 'The Gardener and the Carpenter'에 의하면 요새 미국엔 두 종류의 부모가 있다고 합니다. 목수(Carpenter) 부모의 경우, 자녀가 본을 뜨듯 틀에 맞게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수 부모는 적합한 것을 하고, 적합한 스킬을 기르고, 적합한 책을 읽는다면 아이를 특정 종류의 어른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그녀가 말했습니다. 반면, 정원사(Gardener) 부모의 경우 아이가 무엇이 될지를 컨트롤하는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합니다. 대신 아이가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죠. 정원사 부모의 스타일은 다채로우면서 애정이 듬뿍 담긴, 동시에 유연하게 변화를 줄 수 있는 다이내믹한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육아는 아이들을 가르치는게 아니라, 안전하고 따뜻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UC Berkeley 심리학, 철학 박사인 앨리슨 고프닉은 대다수 부모들이 목수에 가깝지만 '아이'라는 정원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의 발달과 관련하여 수십 년간 연구를 해오면서 앨리슨 고프닉은 부모들이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자랄 것인지 너무 많이 신경 쓴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이런 식의 접근은 부모든 자식이든 항상 불안하고, 긴장되고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녀는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기회나 세상을 탐험할 기회가 없이 자라는 것이 매우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엄마나 아빠가 양육 결과에 대해 신경을 덜 쓸수록 아이들이 더 잘 사는 경우가 많았죠. 앨리슨 고프닉이 NPR과 나누었던 그녀의 책에 대한 이야기와 요즘 시대의 육아에 대한 생각을 인터뷰 하이라이트로 소개합니다. 


정원을 가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땅, 햇빛, 물, 그리고 씨앗입니다. (출처: Anywhere Farm, p1-2)


인터뷰 하이라이트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예전에는 마을 전체가 아이를 함께 돌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가지기 전에도 이미 아이를 돌보는 것에 대해 마을 내 다른 아이들로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었죠. 그러나 20세기로 들어서면서 가족이 점차 작아지고, 이사도 자주 하고 아이를 늦게 낳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점차 사람들이 아이를 돌보는 경험은 줄고 학교를 가거나 일하는 경험이 더 익숙해진 거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점점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건 학교를 가거나 일하는 거랑 비슷할 거야. 내가 만약 완벽한 매뉴얼이나 꿀팁 핸드북을 찾는다면 내가 수업에서 성공했던 것처럼 혹은 직장에서 잘했던 것처럼 육아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유아기 때 무언가를 지시하지 않는 것이 좋은 이유

엘리자베스 보나위츠(Elizabeth Bonawitz)와 로라 슐츠(Laura Schulz)가 했던 실험에 의하면 4살 아이에게 복잡한 장난감을 주면 장난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끽하는 소리를 내거나 거울을 가지고 놀거나 빛을 가지고 놀면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방법을 다양하게 찾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이것은 내 장난감이야. 내가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알려줄게"라고 말하고 노는 것을 시연하면 아이들이 그저 어른이 보여준 대로 따라 하기만 할 뿐, 적극적으로 노는 법에 대한 탐험을 하지 않습니다.  

오래걸리더라도 직접 해보도록 기다려주는 마음 (Image: https://pickanytwo.net/less-anxious-parent)

로봇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

로봇 혹은 기계가 배우도록 만드는 좋은 방법은 이들이 일찍부터 놀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만약 로봇에게 춤을 추는 기회를 준다면 팔다리가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깨닫고 "가서 이 종류의 옷 좀 찾아와"같은 간단한 심부름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놀이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예요. 당신이 "나는 이런 종류의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배우진 않았지만 다른 종류의 일에서 했던 것들을 적용해볼 수는 있을 거야"처럼 생각이 유연해지길 원한다면 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실리콘 밸리에서는 어떻게 적용하고 있나요? 

모두 잘 알다시피 구글 직원들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기 위해서 휴가를 쓸 수 있습니다. 픽사의 경우 업무 환경 안에 놀이 공간이 포함되어 있지요. 저는 이런 식의 즐거운 탐험(Playful exploration)이 IT 분야의 사람들에게 분명 가치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노는듯 일하고 일하듯 노는 Google Pittsburgh (출처: https://stradallc.com/projects/google-offices/)

그녀의 손자와 팬케익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요새 가장 즐거운 일 중에 하나는 2살, 3살 아이와 요리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들은 엄청나게 비효율적이지요. 제 손자가 달걀흰자를 저을 때는 거의 벽이란 벽에는 전부 달걀흰자 벽화를 만들곤 합니다. 그리고 제가 혼자 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달걀을 만들죠. 그런데 리서치를 하다 보면 아이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침을 주지 않고 참여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달걀을 젓는다거나 하는 일을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보도록 기회를 줍니다. 

 



씨앗의 속도를 존중하고 기다려줄줄 아는 정원사의 마음 (Anywhere Farm, p3-4)

여러분의 이야기는 어떤가요? 

당신은 목수 부모인가요 정원사 부모인가요? 


앨리슨 고프닉의 여러 인터뷰를 읽으면서 그녀의 메시지는 '부모 - 아이'와의 관계뿐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 반추할 때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너무 '목수'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되고 싶은 무언가가 되기 위해 쓸모 있어 보이는, 필요한 경험, 기술, 책만 접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아이에 대해서도 자신에 대해서도 목수처럼 '과정 자체'를 통제하며 효율성만을 추구하거나 '쓸모 있어 보이는는 것'을 일찍 혹은 일방적으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과정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햇빛이 비추는 곳이면 어디든 자유롭고 마음껏 자라날 수 있는 '환경'과 '여유'를 만들어주는 정원사의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부터 '정원사'로서 씨앗의 속도를 존중하고 기다려주기 위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무엇일까요? 


+보너스, The Carpenter Vs. The Gardener: Two Models Of Modern Parenting

NPR에서 다뤘던 또 하나의 기사를 같이 소개합니다. 

아이가 성공하길 원하다면 너무 많이 노력하진 마세요 (Sturti/Getty Images/Vetta)

요새 부모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아이들도 그렇죠.

한 학자가 말하길 이러한 불안의 근본은 우리가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있다고 합니다. UC Berkeley의 심리학, 철학 박사 앨리슨 고프닉(Alison Gopnik)은 부모들이, 특히 중산층 부모일수록 아이들을 특정한 이미지에 맞게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합니다. 


"아이가 특정한 것을 하고, 특정한 스킬을 배우고, 특정한 책을 읽도록 만들면 부모는 아이를 특정한 종류의 어른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 거죠"


이는 "육아(Parenting)"라는 용어와 함께 지난 몇십 년간 인기를 끌었던 관점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관점이 등장하고 있긴 하지만요. "미국에서 '육아'가 제대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건 1970년도쯤이에요"라고 앨리슨 고프닉은 말합니다.


앨리슨은 수십 년간 아이들의 발달에 대해 연구하면서 요즘 부모들이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 아이들이 배우고 자라는 방식과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리서치의 여러 과학적인 결과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들을 돌보는 어른으로서, 예상하지 않았던 것들이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아이를 특정한 어른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그 어떤 활동보다 중요하다는 것을요"


그녀는 최근 출간한 책 'The Gardener and the Carpenter'을 통해 이런 과학적인 데이터와 아이와 부모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안합니다. 


+내용이 더 궁금하신 분들께!


Alison Gopnik: "The Gardener and the Carpenter, Talks at Google"

우리가 요새 유행하는 '좋은 육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리서치 결과와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는 Google Talks 영상  

<목수 부모와 정원사 부모 이야기>, 어떠셨나요?


이 뿐만 아니라 SEE SAW 가 선택한 동화책 이야기내셔널 지오그래픽 Explorer Festival 참관기,  서울숲 놀이터, 북서울 꿈의 숲,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1박 2일 캠프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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