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 "SEE SAW 뉴스레터에 나왔던 그 그림책"
SEE SAW 뉴스레터에서 다뤘던 그림책 하나하나를 깊이 있게 소개하는 "SEE SAW가 선택한 5개의 그림책 이야기 - 1편" 보셨나요? 그림책을 소개했던 뉴스레터 내용과 함께 왜 그 그림책을 선택했는지, 어떤 그림책인지를 담아보았는데요. 지난번에 소개하지 못했던 그림책들을 이번에 만나보세요.
SEE SAW 뉴스레터 9호 "작은 순간, 작은 계기"에서 소개한 [My Museum] 그림책은 민 매니저의 인생 그림책입니다. 설명글 하나 없이,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어린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그림책이죠. 미술관이라는 공간은 구구절절한 설명글이 없는 것이 더 어울리는 곳인 것 같습니다. 저마다 미술관을 찾는 이유도, 미술관에서 만나는 영감과 경험도 다르니까요.
My Museum은 파란 모자를 쓴 아이가 미술관에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지도를 펼쳐 어떤 작품을 먼저 볼지 고민하는 사이에 아이는 성큼성큼 발길 닿는 대로 미술관 공간을 돌아다니죠. 과연 파란 모자 아이는 오늘 미술관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요?
아이들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순간이 아이의 일생을 바꾸는 중요한 순간일지 모르죠. "넌 어리니까 필요 없잖아"라며 가볍게 치부하거나 어른의 시선에서 도움이 되는 경험만 주려고 하면 아이의 호기심이 스며든 찰나의 순간을 만나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My Museum]처럼 아이의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자유롭게 몰입할 수 있는 순간을 지켜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특히 보이지 않는, 잡히지 않는, 약간은 쓸모없어 보이는 뭉게뭉게 한 순간을 지켜주려면 말이죠. 오늘부터 작은 순간을 지켜주는 작은 실천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Art is all around us,
you just have to discover it.
Sometimes the best kind of art is the kind you make yourself. (My Museum)
SEE SAW 뉴스레터 10호 "탐험가의 씨앗"은 민 매니저가 홍콩에서 열린 내셔널 지오그래픽 Explorer Festival에 다녀온 후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인 구달도 만나고 20여 명의 아시안 탐험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간 생소하게 여겼던 "탐험가"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었죠. 탐험가들의 시작은 의외로 개인적인 관심과 호기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곁에는 작은 탐험의 씨앗을 발견하고 소중히 심고 함께 키워준 좋은 어른이 있었죠.
뉴스레터 10호에서 소개한 [Hello, Mr.Dodo!] 책에서는 Martha라는 소녀가 주인공입니다. Martha는 새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cuckoo about birds) 뒷마당 숲에 사는 모든 새들의 종류를 알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Martha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멸종했다고 알려진 도도새를 만난 Martha. 도도새와 도넛도 나눠먹고 친해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요. 그러던 중에 도도새가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동네 사람들이 Martha를 통해 도도새를 찾으려고 혈안이 되면서 위기가 시작됩니다. 과연 도도새는 무사할 수 있을까요?
Martha가 보여주는 도도새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과 관심은 제인 구달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그림책을 읽다 보면 탐험가는 원대한 목표를 가진 소수의 어른이 아니라, 탐험 대상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만 있으면 어른이든 아이든 누구나 탐험가라는 믿음이 생기죠. 탐험가는 호기심과 순수한 애정, 탐구심을 가지고 저마다의 탐험을 시작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Martha처럼 어렸을 때 마음속 탐험의 씨앗을 발견하고 작은 탐험으로 시작해보려면 어떤 응원과 지원이 필요할까요?
+ 민 매니저의 보너스, 지난주에 보았던 바로 그 그림책
지난주 SEE SAW 뉴스레터 11호 "물고기를 그리는 100가지 방법"에서 [1000 things to eat]에 나오는 해양생물 이미지를 인트로에 소개했습니다.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방문기와 함께 말이죠. 이 책은 우리가 시장에서 만나는 식재료부터 식탁, 식당에서 만나는 다양한 음식까지 약 1000가지의 먹을 것에 대한 그림책입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비슷하다고 치부해버렸던 재료와 음식들이 디테일과 함께 새롭고 다르게 보이죠. 사진과는 다른, 혹은 사진보다 더 진짜 같은 사실성을 자아내는 작가의 관찰력과 표현력에 경외로운 마음마저 듭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식재료를, 음식에 대해 “보는” 관심이 생겼습니다. 작가가 그린 그림과 얼마나 같은지, 다른지 조금씩 관찰하기 시작했죠.
흰 종이에 바다를 그릴 때 단순한 모양의 물고기로 종이를 가득 채우는 게 아니라, 넙치와 황새치, 문어가 자유롭게 헤엄치는 바다를 그리는 아이. 소꿉놀이하며 그냥 저녁을 짓는 게 아니라, 봉골레 파스타와 부리또를 만드는 아이. 시장 놀이를 하면서 돈을 교환하는데만 급급한 게 아니라 파마산 치즈와 브로콜리를 사는 모습을 상상하는 아이. 이렇게 구체적이고 풍성하게 상상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려면 어떤 경험의 재료가 필요할까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상상의 재료를 발견하는 시선을 가지고 싶다면 이 그림책을 추천합니다.
글을 쓰는 게 아직 익숙지 않아 매번 창작의 고통을 겪지만, 2편에 걸쳐 그림책을 소개하는 글을 쓰면서는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그림책을 좋아해서 수집하거나 읽고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한 적은 많지만 글이라는 언어로 표현해본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내가 왜 그 그림책을 골랐는지, 좋아하는지, 추천하는지를 글로 전달하고자 고민하면서 그림책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SEE SAW가 선택한 그림책 이야기나 누군가가 추천해준 그림책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림책, SEE SAW에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 나만 보기 아까운 그림책이 있다면 언제든지 공유해주세요. 앞으로도 그림책을 기반으로 뜻밖의 연결, 발견, 대화를 만들어가고 싶으니까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 SEE SAW가 선택한 그림책 이야기 1편 보기: https://brunch.co.kr/@weseesaw/27
>> SEE SAW가 선택한 그림책 이야기 3편 보기: https://brunch.co.kr/@weseesaw/73
[My Museum]과 함께한 SEE SAW 뉴스레터 9호 "작은 순간, 작은 계기"
[Hello, Mr. Dodo!]와 함께한 SEE SAW 뉴스레터 10호, "탐험가의 씨앗"
[1000 things to eat]과 함께한 SEE SAW 뉴스레터 11호, "물고기를 그리는 100가지 방법"
동네를 사랑하는 엄마 연구자 인터뷰,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감상글, 서울숲놀이터, 북서울 꿈의숲, 서대문자연사박물관 1박 2일 캠프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지난 4년간 어린이를 위한 열린 공공 공간과 놀이 환경에 투자해 온 C Program이 엄선한 정보를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