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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Oct 10. 2018

서울숲엔 기막힌 놀이터들이 숨어있다

아이들과 숲에 가면 정작 무얼 할지 모르겠는 분들께

[Place we see]에서는 Play Fund가 흥미롭게 (가) 본 공간들을 소개합니다. 미팅, 출장으로 가보았거나 호기심에 이끌려 주말에 슬쩍 찾아갔거나,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다양한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서울숲놀이터] 한 문장으로 미리 보기
모래 놀이터부터 숲 속 놀이터, 물놀이터까지 서울숲의 자연을 다양한 놀이터로 만나는 원스톱 자연 놀이터 호핑(Hopping) 공간입니다.

*놀이터 호핑이란, 여러 놀이터를 돌아다니면서 노는 아이들의 행동을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숲에 가면, 뭐하고 놀 수 있어요?


생각보다 숲에 가면 돗자리를 깔고 먹을 것을 펼쳐놓은 뒤 신나게 먹고, 공을 몇 번 차고 나면 잠이 솔솔 오며 심심하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심심하게 나무들과 하늘만 감상해도 좋은 곳이 숲이지만, 아이들은 이제 막 제대로 놀아보려 하는데 다 같이 누워 하늘을 보자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울숲엔 일상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놀이터들이 있습니다.


지난 목요일, 아이들을 위해 물심양면 애쓰시는 군산시 어린이 행복과, 산림녹지과 담당자분들이 저희와 미팅을 하시고는 서울의 수많은 핫플레이스를 두고 서울숲 놀이터를 보고 싶다고 하셔서 동행했습니다. 서울숲 놀이터가 좋은 건 이미 알고 있었는데,  가을의 한 복판에, 숲 속 놀이터를 목적지로 두고, 놀이터를 일 년 내내 고민하시는 분들과 동행하니 놀이터가 새롭게 보였습니다. 사진 속 어른들은 놀이터를 만나면 멀찍이 지켜보시다가 어느새 미끄럼틀 위에, 구름다리 위에 올라가 계시는 군산시 분들입니다.

모든 핫플레이스를 마다하고 서울숲 놀이터로 향하는 멋진 분들 / 수돗가도 꼼꼼히 체크하고 / 직접 놀이기구도 타보고


뉴욕에 센트럴파크, 런던에 하이드파크가 있다면 서울에는 서울숲이 있습니다.


서울숲은 말 목장, 임금의 매사냥터 및 군대 사열장, 땔감 양륙지 등이 있던 곳으로 1908년 우리나라 최초의 정수장이 조성된 부지였다고 합니다. 1989년부터는 주민 체육 시설을 만들어 지역주민의 체력단련 및 여가 활동공간으로 이용되었습니다. 2003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2005년 6월 18일 서울숲으로 개원하였고, 총 480,994 m2 규모의 크기로 조성되었습니다. 조성 초기부터 전문가와 각계각층의 참여와 아이디어로 조성된 시민 참여형 공원이라고 합니다.


서울숲은 총 5개의 테마공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k 1은 서울숲 중앙에 위치한 문화예술공원으로 야외무대 등이 있어 문화와 예술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Park 2는 사슴, 다람쥐 등 살아 있는 동·식물을 직접 보고 교감을 나누는 생태숲입니다. Park 3는 곤충식물원, 나비정원 등이 있는 체험학습원이고, Park 4는 습지를 찾아온 새들을 만날 수 있는 조류 관찰대가 있는 습지생태원입니다. 마지막으로 Park 5는 한강과 맞닿아 있어 한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는 한강수변공원입니다. 서울숲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서울숲을 유지 관리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숲 컨서번시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2장의 서울숲 지도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워밍업. 어린이 전용 모래놀이터

서울숲 역 3번 출구에서 출발해 서울숲으로 진입하는 가장 큰 출입구인 2번 출입구를 지나면, 바로 서울숲 광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광장을 가로지르면 군마상을 만나게 되고, 여름이면 숲에 방문하는 모든 아이들이 모여있는 바닥분수를 지납니다. 바닥분수에서 거울연못을 지나 왼쪽 옆길로 방향을 잡고 이동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작은 어린이 전용 모래놀이터입니다. 요즘엔 모래놀이터를 만나기 쉽지 않은데요. 놀이터 전체에 모래를 깔아 둔, 그리고 유아들 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거북이 모양의 조형물 안으로 들어가면 안에서 하늘을 볼 수도 있죠. 놀이터 옆에 작은 음수대를 두어 손을 씻을 수도 있고, 물을 마실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거북이 속에 들어가 모래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정자가 함께 있습니다


진짜를 보여주지. 숲 속 놀이터

서울숲에서 가장 멋진 미끄럼틀을 자랑하는 숲 속 놀이터입니다. 놀이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아이들의 요구가 있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미끄럼틀을 만들어주세요"입니다. 현실에선 그런 미끄럼틀을 만들기 쉽지 않아 난감하기만 한데 그 미끄럼틀을 서울숲에서 만났습니다. 주말에 가면 줄을 서서 타야 할 정도로 인기 만점입니다. 미끄럼틀 옆에 그 길이만큼 줄을 잡고 올라가거나 나무로 된 지지대를 밟고 올라갈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미끄럼틀의 현실판


때마침 평일이어서 저희에게도 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씨프로그램에서 최장신을 자랑하는 민 매니저가 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왔는데(그동안 몸에 맞는 미끄럼틀이 없지 않았겠어요;;;) 환호성을 지르는 통에 조금 부끄러웠습니다만, 그만큼 어른이든 아이든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미끄럼틀입니다. 그 미끄럼틀의 출발지점엔 서울숲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으니 무섭더라도 꼭 한번 올라가 보시길 권합니다 :)

기다란 미끄럼틀 옆에는 그 길이 1/2만 한 미끄럼틀이 있는데, 이 미끄럼틀은 넓이가 넓어, 두 명이서 같이 내려올 수 있습니다. 높은 미끄럼틀을 무서워하는 어린아이들이 어른과 함께 타고 내려오도록 만들어 둔 미끄럼틀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끄럼틀에서 내려오는 속도는 긴 미끄럼틀 못지않았습니다.


1/2 미끄럼틀 타고 내려오는 우리집 놀이터 탐방대


미끄럼틀 옆에는 조합놀이대가 모래바닥 위에 마련되어있습니다. 숲에 있는 놀이터라 그런지 모래 바닥이 훨씬 자연스러웠는데요, 아이들이 철퍼덕 앉아 한없이 모래를 파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모래 놀이를 하고 나면 가장 난감한 것이 더러워진 손, 발인데요. 아이들 손, 발을 쉽게 닦을 수 있는 수돗가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수돗가 바로 옆에 화장실도 있고요. 실컷 놀고 나면 손발을 씻고 옷도 갈아입을 수 있어 하루 종일 있어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그늘을 피할 수 있는 파라솔도 설치되어 있어서 간단한 간식도 먹을 수 있습니다.


모래바닥 위 조합놀이대와 수돗가, 그늘막 테이블


신기한 걸 보여주지. 무장애 놀이터, 상상 거인의 나라

숲 속 놀이터 바로 옆. 거대한 사람 형상의 놀이터가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냥 조형물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안에 들어가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는 놀이터입니다. 2006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무장애 놀이터이기도 합니다. 놀이터는 진입로에서 휠체어를 탄 채 동굴 같은 터널을 거쳐 들어간 후 거인을 둘러싼 미로를 따라 올라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또한 뱀 모양을 본떠 만든 담장은 전화기로 활용할 수 있는 놀이 조형물로 돌을 쌓아 만들어진 뱀에 관이 연결되어 있어 말과 노래가 건너편으로 전달될 수 있는 구조라고 합니다. (실제 이런 구조인지는 다녀와서 검색해보아 알게 되었어요) 저희가 방문했을 땐, 철근으로 이어 만든 구조물 사이사이로 혹 아이들이 기어올라갈 때 불편함이 있을까 봐 초록색 망을 덧씌워놓았습니다. 푹푹 파지는 모래 때문에 휠체어를 굴릴 수 없고, 미끄럼틀도 올라가지 못했던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놀이터입니다. 지금은 훨씬 더 다양한 놀이요소를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포함하여 모든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통합 놀이터로서,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상상 거인의 나라 놀이터는 최초의 시도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오가는 서울숲에 최초로 이런 놀이터가 생긴 것도 반갑고, 기존의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쉽게 이용할 수 없는 놀이 경험을 하게 되는 것도 반가웠습니다. 저희가 도대체 이 구조가 어떻게 이어지는 거지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용하고 있던 친구가 여긴 이렇게 이용하는 거라며 몸소 놀이 장면을 보여주었는데, 역시 아이들은 직관적으로 놀이시설을 이용할 줄 아는 것 같습니다.


상상 거인의 나라 놀이터와 안에서 놀고 있던 아이


힘들게 노는 걸 보여주지. 물놀이터

숲 속 놀이터 맞은편에 물놀이터가 있습니다. 숲 속 시냇가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어느 놀이터마다 징검다리를 만날 수 있지만, 여기 징검다리는 정말 시냇물 위를 건너는 느낌이 듭니다. 발을 한발 디뎌보면 바로 알 수 있지만, 쉽게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가 아닙니다. 정말 꽤 많이 흔들립니다. 어른인 저도 한발 딛었다가 아찔함을 경험했을 정도였어요.


물놀이터와 어느새 징검다리 건너고 계시는 군산시 계장님


물이 흐르는 양쪽에는 물을 길어 흐르게 만들 수 있는 시설이 있습니다. 정말 열심히 돌려야 물이 올라오는데, 팔의 없는 근육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지난번 방문했을 때 여러 아이들이 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들 정말 힘이 좋았었던 것이구나 생각했어요. 몇 번 물을 끌어올리고 내려보니 이미 녹초가 되어있어요. 힘들게 노는 방법의 정석, 물놀이터였습니다.


힘들어, 힘들어, 힘들어..


저희가 갔을 때는 물이 썩 깨끗하진 않아서 들어가 보긴 쉽지 않았는데요, 여름이 한창일 때는 비교적 물이 깨끗하여 아이들이 들어가 노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물놀이터 옆에 역시나 기구를 이용하여 모래를 퍼 나르는 기구도 작게 있었는데요, 함께 간 주무관님이 어느새 그 놀이기구를 이용하시는 모습 덕분에 이번에 처음 발견한 시설이었어요. 다들 부끄러워하시면서 그렇게 꼭 한 번씩 놀아보신다니까요.




서울숲 '놀이터'들을 소개해보았습니다. 숲이라는 풍부한 자연을 다양한 놀이터로 만나볼 수 있다니 설레지 않나요? 모래 놀이터와 둔덕을 활용한 숲 속 놀이터, 시냇가를 닮은 물놀이터까지! 서울숲은 아이들이 여러 놀이터를 돌아다니며 뛰어놀 수 있는 원스톱 자연 놀이터 호핑(Hopping) 공간입니다. 꼼꼼히 들여다볼수록 도심 한복판에 이런 숲과 놀이터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정말 감사할 부분인 것 같아요.   


이제 서울숲 가서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몰랐던 분들 우선 놀이터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다음번엔 서울숲의 자랑인 생태숲, 습지생태원도 가볼게요. 정말 동물들을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건지 저희가 확인해보고 오겠습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서울숲에 꼭 와보세요!


+ 서울숲 2번 입구 찾아가기

서울숲역 3번 혹은 4번 출구로 도보로 약 5분 거리

링크: http://naver.me/xc5JNegL


서울숲놀이터 글, 어떠셨나요?


이 뿐만 아니라 북서울 꿈의숲, 서대문자연사박물관 1박 2일 캠프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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