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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Sep 26. 2018

가족을 제대로 환대하는 공원, 북서울 꿈의숲

[Place we see] 놀세권 좋은 동네를 공원에 구현한다면?

[Place we see]에서는 Play Fund가 흥미롭게 (가) 본 공간들을 소개합니다. 미팅, 출장으로 가보았거나 호기심에 이끌려 주말에 슬쩍 찾아갔거나,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다양한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북서울 꿈의숲] 한 문장으로 미리 보기
놀이터, 공터, 잔디밭, 숲까지 다양한 놀이 장소가 모두 모여 있는 '놀세권 좋은 동네' 같은 공원

어린이들이 일상 속에서 누구나 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늘려가는 실험에 투자하다 보니, 의외로 열린 공간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매일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공원이나 도서관 같은 공공 공간이 더욱 눈에 띄고 감사하게 느껴지는데요. 특히 공원은 누구든지 돈을 내지 않더라도 마음 편히 앉아 쉬거나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몇 안 되는 평등한 공간으로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공을 차고, 공을 던지고, 킥보드를 타고, 연을 날리고.. 각자가 원하는 다양한 활동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공원'


모든 사람이 걸어서 10분 거리 내에 좋은 공원을 만나도록, 10-minute walk 캠페인


공원과 관련하여 최근 미국에서 10-minute walk 캠페인을 주목해서 보고 있었는데요. 10-minute walk 캠페인은 미국 전역의 모든 도시, 모든 동네에 사는 모든 사람이 걸어서 10분 거리 내에 좋은 도시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캠페인입니다. 이미 134개 도시의 시장(Mayor)들이 캠페인에 참여 서명을 했고, 뉴욕 등 이미 많은 도시들이 주말 등 수업 외 시간에 학교 운동장을 커뮤니티 공원으로 이용하도록 개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은 누구나 ParkServe란 웹사이트를 통해 본인의 도시가 도보 10분 거리 내 공원이 있도록 얼마나 조성해두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미 많은 국가들이 도시공원이 대기 정화 등 환경적인 측면뿐 아니라 주민 개개인의 삶의 질과 동네 전체의 웰빙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자원인지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처럼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해 공원의 질(high quality park)을 넘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앞서 고민하고 빠르게 실행하는 국가는 소수인 것 같습니다. 


Great parks within a 10-minute walk of every person, in every neighborhood, in every city across USA


우리 동네 공원이 사라질지 모르는 [도시공원 일몰제]


우리나라에서도 도시공원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 (공원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도록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때 자동으로 지정이 해제되는 제도. 전국의 1만 9천여 곳이 해지 대상으로 파악됨) 시행이 확정됨에 따라 각 지자체가 대응책을 발표하고, 주민 대상의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많은 곳에서 대화가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 시민의 85%가 도시공원 일몰제를 모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좋은 도시공원이 더 많은 곳에 조성되는 것을 논의하기 전에 일단 현재 있는 공원들을 지켜낼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대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음 편히 공원에서 쉴 수 있도록 공원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공원, 북서울 꿈의숲


저는 유럽여행을 갈 때 일부러 공원을 찾아다니는 편입니다. 유럽의 공원들이 가지는 특유의 생기 넘치면서 평화로운 분위기가 좋아서 인데요. 파리에서도 에펠탑 보다도 튈르리 정원과 뤽상부르 공원이 더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에 비해 막상 국내에서 가본 공원이라고는 집 근처 중앙공원, 한강공원, 월드컵공원, 올림픽공원, 서울숲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래서 서울의 새로운 공원을 한번 경험해보고 싶어서 공원 좀 다니셨다 하시는 분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시는 [북서울 꿈의숲]을 지난 추석 연휴에 다녀왔습니다.

북서울 꿈의숲에 나타난 민 매니저

북서울 꿈의숲은 전체 조성 면적이 90만㎡에 이르고, 강북, 도봉 등 6개 구에 둘러싸인 초대형 공원입니다. 월드컵공원, 올림픽공원, 서울숲에 이어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공원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무턱대고 공원을 걷다간 하루에 다 못 보기 쉽습니다. 꿈의숲 12경 중에 어디를 가볼지 꼭 미리 찍어보고 동선을 짜보아야 합니다. 동선에 따라 공원 주 진입구(동문)와 후문(서문) 중 어디로 진입할지도 같이 결정해보세요! (참고 링크)

북서울 꿈의숲 12경
북서울 꿈의숲 안내도 (출처: '서울의 산과 공원' 홈페이지)

서문(후문)에서 꼭 가봐야 할 Top 3. 꿈의숲 아트센터, 물놀이장(+바닥분수), 전망대


저는 서문(후문) 쪽에서 시작했는데요. 들어서자마자 꿈의숲 아트센터 건물이 보입니다. 퍼포먼스홀, 콘서트홀과 편의점, 카페가 있어서 바깥 놀이를 하다 지치면 잠시 쉴 수 있는 실내 공간입니다. 아트센터 주변엔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천국 같은 공간인 물놀이장과 바닥분수, 넓은 공터가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 어떤 부자는 공놀이를, 어떤 모녀는 배드민턴을, 어떤 아이들은 자전거를, 또 다른 아이들은 킥보드를 실컷 타고 있었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면서 풍부하게 자연을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공간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후문쪽 꿈의숲 아트센터. 1층엔 편의점이 있고 2층엔 키즈 라이브러리가 있는 CAFE DREAM이 있다.
동네 수영장 버금가는 아트센터 앞 물놀이장
바닥분수 근처의 넓은 공터. 공놀이, 자전거, 킥보드, 텐트에서 책읽기 등 각자가 원하는대로 마음껏 놀고 있다.

전망대는 아트센터 2층 건물과 연결하여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계단으로 올라가거나, 경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양 옆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내부에서도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아트센터 2층 밖으로 나와 전망대로 가는길
잊지말고 올라가보아야할 옥탑 전망대(주말, 휴일만 오픈)와 전망대 카페
전망대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서울의 전경

공원 중앙에 위치한 월영지와 상상톡톡미술관, 그리고 가장 좋았던 청운답원


전망대에서 내려와 공원 중심부를 향해 걷다 보면 초대형 잔디광장이 나옵니다. 바로 청운답원인데요. 잔디광장의 크기가 서울광장의 약 2배에 달하고, 완만한 경사로 펼쳐져 있어 뛰어 놀기엔 천상의 장소입니다. 청운답원은 상상톡톡미술관과 바로 접해있으며, 대형연못 '월영지'와도 매우 가까워 돗자리를 펴기에 가장 인기 있는 공간입니다. (단, 그늘막 설치는 가능한 장소가 따로 있으며, 이용 수칙이 정해져 있으므로 참고해야 합니다.)

청운답원과 월영지 분수의 모습

현재 상상톡톡미술관에선 헬로우뮤지움과도 인연이 있는 설치미술가 이정윤 작가의 [꿈꾸는 선인장] 전시가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요. 아이들이 숨 쉬는 대형 코끼리 조형물 작품을 직접 만져보고, 20m 공기 터널을 통과해기도 하고, 움직이는 6m 대형 공기 조형물 선인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전시와 연계해서 여러 가지 선인장 컬러 스탬프로 에코백 만들기도 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전시가 끝나고 우르르 자기가 만든 가방을 들고 나오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습니다. 한 친구의 가방에는 "가방아 사랑해"라고 쓰여있었지요!   

이정윤 작가의 [꿈꾸는 선인장] 전시. 시간대별로 접수를 받다 보니 미리 시간 체크를 하고 가는 것이 필수!


가족 방문객이 약 80% 이상 


북서울 꿈의숲은 제가 가보았던 어느 공원 대비 가족 방문객이 많았습니다 (어림잡아 80% 정도?). 데이트하는 연인들이나 혼자 걷기, 달리기하러 나온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죠. 아무래도 추석 연휴 기간이라 더욱 그랬을 수 있지만 유난히 부모님과 함께,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찾아온 아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연령대도 천차만별이었는데 유모차를 타고 온 아이부터 공던지기를 시작한 아이, 자유자재로 연날리기를 하는 아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누가 오더라도 어떤 놀이를 하더라도 다양한 신체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이 있기 때문이겠죠.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 구성원들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가족을 제대로 환대하는 공원을 만난 것 같아서 반가웠습니다. 




놀세권 좋은 공원, 북서울 꿈의숲


나른한 오후 북서울 꿈의숲의 곳곳을 거닐다 보니 문득  놀세권이 생각났습니다. 집 앞 놀이터처럼 편하게 놀 수 있는 어린이 공원과, 학교 운동장처럼 넓게 트여 뛰어놀기 좋은 공터, 다양한 신체 활동을 수용하면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숲과 잔디밭까지. 뛰어 놀기 좋은 동네, 놀세권 좋은 동네라면 갖추어야 할 다양한 놀이 장소가 모두 모여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마치 놀세권 좋은 동네가 공원의 형태로 조성되어있는 느낌이랄까요? 친구를 자연스럽게 만나긴 어렵지만, 손쉽게 (낯선) 친구를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또래 친구들이 많이 노는 공간이라는 점도 놀세권 좋은 공간이 되기엔 충분했습니다. 또한, 완벽하게 기획된 시설들이 있기보다, 여지가 있는 공간들이 많아 아이든 어른이든 스스로 원하는 대로 공간을 다양한 활동으로 채워갈 수 있다는 매력도 있고요. 북서울 꿈의숲 같은 공원이 많아졌으면, 아니 북서울 꿈의숲 같은 동네가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북서울 꿈의숲 찾아가기

동문(방문자센터) 방면으로 가는 방법: 1호선 월계역 2번 출구 혹은 4호선 미아삼거리역 1번 출구 

서문(전망대, 아트센터) 방면으로 가는 방법: 4호선 미아삼거리역 2번 출구 혹은 3번 출구

링크: http://naver.me/IDJglyLk


북서울 꿈의숲 글이 실린 SEE SAW 뉴스레터  2호, 읽어보기


북서울 꿈의숲 글, 어떠셨나요?


이 뿐만 아니라 서울숲놀이터북서울 꿈의숲서대문자연사박물관 1박 2일 캠프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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